투자, 은퇴 설계

은퇴 앞둔 X세대가 피해야 할 7가지 재정 실수

과도한 부채·감정적 투자·은퇴계좌 조기 인출이 노후 준비 위협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은퇴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지만 미국의 X세대 상당수가 충분한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X세대는 일반적으로 1965년부터 198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2026 계획 및 진전 연구’에 따르면 X세대의 절반은 은퇴 시점까지 경제적으로 준비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약 4명 중 1명은 아직 은퇴 저축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AARP는 은퇴 준비를 방해하는 대표적인 재정 실수 7가지를 소개하며, 지금부터라도 계획을 수정하면 노후 재정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 은퇴 계획을 계속 미루는 것

많은 사람이 은퇴계좌에 돈을 넣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은퇴 준비가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은퇴 후 예상 생활비, 소셜시큐리티 수령액, 의료비, 세금과 투자자산 인출 순서까지 종합적으로 계산해야 한다.

먼저 은퇴 계산기를 이용해 현재 저축액과 예상 수입이 목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직장 복지 프로그램이나 재정 전문가를 통해 구체적인 은퇴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2025년 슈로더스 조사에서는 X세대의 절반 이상이 별도의 은퇴 계획을 세우지 않았으며, 재정 전문가와 상담하는 비율도 2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 소비를 재정 목표와 연결하지 않는 것

매월 돈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알지 못하면 은퇴 저축을 늘리기 어렵다. 은행계좌와 신용카드 명세서를 최소 1년 치 검토하면 불필요한 지출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커피, 외식, 구독 서비스처럼 한 번의 금액은 크지 않아 보이는 소비도 1년 단위로 합산하면 상당한 금액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절약한 돈을 401(k), IRA 또는 비상자금 계좌로 자동 이체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3. 감정에 따라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

X세대는 2008년 금융위기와 여러 차례의 주식시장 급락을 경험했다. 이 때문에 시장이 하락하면 투자자산을 현금으로 옮기거나 주식을 매도하려는 성향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하락장에서 투자자산을 매도하면 손실이 확정되고, 이후 시장 반등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 현금은 단기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이 낮아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할 위험도 있다. 은퇴가 임박하지 않았다면 단기 시장 움직임보다는 투자기간, 위험 감수 수준, 자산배분 계획을 기준으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

4. 은퇴계좌에서 돈을 미리 빌리거나 인출하는 것

직장 은퇴플랜에 가입한 X세대 가운데 약 4분의 1이 생활비나 긴급지출을 위해 은퇴계좌에서 돈을 빌린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401(k)에서는 적립된 권리확정 잔액의 50% 또는 5만 달러 중 적은 금액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상환하지 못한 금액은 일반소득으로 과세될 수 있으며, 59세 반 이전에는 10%의 조기 인출 벌금이 추가될 수 있다. 대출기간 동안 인출한 자금은 시장 상승에 참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장기 복리성장에도 손실이 발생한다. 이를 피하려면 생활비 3∼6개월분의 비상자금을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너무 많은 부채를 보유하는 것

2025년 조사에 따르면 X세대의 모기지를 제외한 부채 중간값은 2만6,207달러로, 세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고금리 신용카드 부채는 은퇴계좌에 적립할 수 있는 자금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킨다. 여러 개의 부채가 있다면 일반적으로 이자율이 가장 높은 부채부터 상환하는 방법이 총이자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동시에 불필요한 지출과 반복 청구 비용을 줄여 부채 상환액을 늘릴 필요가 있다.

6. 자녀와 부모를 돕느라 자신의 노후를 희생하는 것

X세대는 성인 자녀를 지원하는 동시에 고령 부모를 돌보는 ‘샌드위치 세대’의 중심에 있다. 자녀의 대학 등록금이나 주택 구입을 지원하고, 부모 간병을 위해 근무시간을 줄이면서 자신의 은퇴저축을 중단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자신의 은퇴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면 자녀의 학자금보다 은퇴저축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학 학비는 대출이나 장학금을 이용할 수 있지만 은퇴생활을 위한 대출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부모 부양도 한 사람이 모두 부담하기보다는 형제자매와 비용 및 돌봄 시간을 나누고, 지역사회의 성인 데이케어와 노인 지원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7. 예상보다 오래 살 가능성을 준비하지 않는 것

X세대의 상당수는 100세까지 살기를 희망하지만, 동시에 노후에 자금이 고갈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장수 위험에 대비하려면 은퇴 시기를 늦추거나 소셜시큐리티 신청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가장 나이가 많은 X세대는 2027년부터 62세가 되어 소셜시큐리티 은퇴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62세에 신청하면 67세인 정년 은퇴연령까지 기다렸을 때보다 월 수령액이 약 30% 줄어든다. 반대로 정년 은퇴연령 이후에는 70세까지 기다릴 때마다 연금액이 연간 약 8%씩 증가할 수 있다. 장수할수록 장기간병이 필요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AARP 기사에 인용된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성인의 약 80%가 일정한 형태의 장기간병 서비스를 필요로 할 수 있으며, 평균적인 65세 성인은 향후 간병비로 약 13만5,000달러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계획을 시작할 때”

은퇴 준비가 부족하더라도 포기할 필요는 없다. 현재 자산과 부채를 정확히 파악하고, 지출을 조정하며, 은퇴계좌 적립액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것만으로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특히 50세 이상 근로자는 일반 납입한도에 추가해 캐치업 납입을 할 수 있으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은퇴 준비는 투자수익률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상자금, 부채관리, 의료비, 장기간병, 소셜시큐리티 신청 시기와 가족지원 범위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결국 X세대가 피해야 할 가장 큰 실수는 과거의 부족한 준비를 후회하면서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은퇴 계획을 점검하고 자동저축을 시작하는 작은 행동이 안정적인 노후를 만드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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