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게 썬 아이스버그 상추 연관 가능성…동남부 미시간 중심으로 확산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미시간주에서 원포자충증으로 불리는 사이클로스포라증(cyclosporiasis) 환자가 급증하면서 보건당국이 신선 채소와 샐러드 섭취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미시간주 보건복지부는 2026년 6월 말부터 시작된 이번 집단발병으로 7월 하순까지 수천 명의 환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특히 웨인·오클랜드·워시트노·먼로·리빙스턴 등 동남부 미시간 지역에서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주 보건당국은 7월 13일 기준 감염 사례가 2,640건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며, 이후 추가 환자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미시간에서는 평소 1년 동안 약 50건 정도만 발생하는 질환이어서 이번 확산은 이례적인 규모로 평가된다.

잘게 썬 아이스버그 상추와 연관
미시간 보건당국이 7월 2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은 미시간과 인디애나, 켄터키,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에서 발생한 일부 감염 사례를 잘게 썬 아이스버그 상추와 연관 지었다.
그러나 특정 농장이나 재배업체, 유통업체 또는 식당 한 곳이 발병 원인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미시간 환자 2,900여 명을 대상으로 식품 섭취 여부를 조사한 결과 많은 환자가 식당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상추를 먹지 않았다고 답했지만, 가정에서 먹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상추와 샐러드 채소가 자주 언급됐다.
보건당국은 오염이 식당의 조리 과정이 아니라 농장이나 가공·유통 단계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제품이 여러 식료품점과 식당으로 공급되면서 다양한 장소에서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포자충증이란
원포자충증은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단세포 기생충인 Cyclospora cayetanensis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할 때 발생하는 장 감염병이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집단감염은 상추와 샐러드 채소, 고수, 바질, 라즈베리와 같은 신선 농산물과 주로 관련돼 있다.
기생충이 감염자의 대변을 통해 배출된 뒤 다른 사람에게 감염력을 갖기까지는 환경에서 약 1~2주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감염자와의 일상적인 접촉을 통한 직접적인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 증상은 오래 지속되는 물 설사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는 일반적으로 약 일주일이 걸리지만, 빠르면 2일에서 늦으면 2주 이상 걸릴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반복적이고 심한 물 설사다. 이 밖에도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식욕 감소와 체중 감소, 복부 경련과 복부 팽만, 가스 증가, 메스꺼움, 심한 피로, 두통, 몸살, 미열 등이 대표적이다.
치료받지 않으면 증상이 며칠에서 한 달 이상 이어질 수 있으며, 나아지는 것처럼 보였다가 다시 설사가 시작되기도 한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과 노인, 어린이는 탈수나 장기간의 증상을 겪을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며칠 이상 물 설사 계속되면 검사 요청해야”
미시간 보건당국은 물 설사가 며칠 이상 지속되거나 체중 감소와 탈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사람, 장기이식 환자, 암 환자, 노인과 어린이는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대변 검사에는 사이클로스포라 검사가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의료진에게 지역 내 집단발병 사실을 알리고 사이클로스포라 검사를 별도로 요청해야 한다.
한 차례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더라도 감염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증상이 계속되면 며칠 간격으로 여러 차례 대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치료는 박트림 계열 항생제
표준 치료제는 박트림으로 알려진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TMP-SMX)**이다.
대부분의 환자는 치료를 시작한 뒤 며칠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지만, 처방된 7~10일 치료 과정을 끝까지 마쳐야 한다.
설파계 약물에 심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효과가 동등한 대체약이 많지 않으므로 반드시 의료진과 치료방법을 상의해야 한다. 임신 중이거나 다른 약을 복용하는 사람도 임의로 약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봉지 샐러드보다 통상추 권고
미시간 보건당국은 이번 발병 기간에는 미리 잘라 세척한 봉지 샐러드보다 통째로 판매하는 상추를 선택할 것을 권고했다.
통상추를 구입한 경우 바깥쪽 잎 두세 겹을 버리고, 손상된 부분을 잘라낸 뒤 안쪽 잎을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어야 한다.
다만 세척만으로 원포자충을 완전히 제거하거나 죽일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오염된 잎이 공동 세척수에 들어가면 기생충이 다른 잎으로 퍼질 가능성도 있어, 이미 세척된 봉지 샐러드를 집에서 다시 씻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가열할 수 있는 채소는 내부 온도가 최소 화씨 158도, 섭씨 70도 이상이 되도록 조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신선 농산물 취급 시 주의사항
보건당국은 상추뿐 아니라 고수, 바질, 파, 라즈베리와 완두류 등 모든 신선 농산물을 조심해서 다룰 것을 당부했다.
과일과 채소를 만지기 전후에는 비누와 물로 손을 씻고, 가능한 경우 껍질을 벗기거나 익혀 먹는 것이 좋다. 도마와 칼, 조리대는 샐러드를 준비한 뒤 깨끗하게 세척해야 한다.
잘라 놓거나 껍질을 벗긴 농산물은 2시간 이내에 냉장 보관해야 한다. 냉동만으로는 원포자충이 확실히 사멸하지 않으므로 냉동 채소도 우려되는 경우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수돗물과 수영장은 주요 감염원으로 보지 않아
미시간 보건당국은 미국의 공공 상수도 물을 마시거나 수영장과 호수에서 수영하는 것이 이번 집단발병의 원인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발생한 원포자충증 집단감염은 대부분 오염된 신선 농산물과 관련돼 있으며, 가정용 수돗물이 주요 감염 경로로 확인된 사례는 없다.
다만 개인 우물을 사용하는 가정은 정기적으로 수질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좋다. 특히 얕은 우물이나 농경지와 가까운 우물은 관리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환자 수 당분간 더 늘어날 가능성
원포자충증은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진단 과정에서도 별도의 검사가 필요하다. 따라서 실제 감염자 수는 공식 집계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다.
미시간 보건당국은 환자 인터뷰와 식품 유통경로 조사를 계속하고 있으며, 특정 생산업체나 제품이 최종 원인으로 확인될 경우 추가 회수 조치나 소비자 경고가 발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장기간 물 설사가 나타나면 단순한 식중독이나 위장염으로 넘기지 말고, 의료진에게 미시간에서 원포자충증이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