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 주지사 후보 페리 존슨 감세안 검증]
주지사 후보 페리 존슨은 자신의 계획인 미시간의 개인 소득세 세이빙을 과잉 판매하고 있다
존슨은 주 예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세금을 줄이는 것을 제안하는 몇몇 후보들 중 한 명이다
상당한 주 지출 삭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공화당의 재산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간미시간=김택용] 미국 미시간주 공화당 주지사 경선에 나선 사업가 출신 후보 페리 존슨이 주 소득세를 폐지해 가구당 연간 4,747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절감 효과는 이보다 훨씬 적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행 세율만 단순 적용한 계산과 달리, 각종 공제와 세액공제를 반영한 실효세율 기준으로 보면 상당수 가구의 실제 세 부담은 더 낮기 때문이다. 미시간 주요 언론들은 존슨의 대표 공약인 소득세 폐지안이 유권자들에게 제시된 절세 효과를 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슨 후보는 대대적인 TV·소셜미디어 광고를 통해 “당신의 돈을 지키고, 당신의 꿈을 살라”는 메시지와 함께 소득세 폐지를 내걸고 있다. 그는 미시간의 4인 가족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현행 4.25% 소득세를 없애면 연 4,747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수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47대 대통령이라는 점에 착안한 상징적 숫자이기도 하다. 다만 같은 공화당 내 다른 주지사 후보들 역시 소득세 인하 또는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이번 선거에서 감세 경쟁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겉으로만 보면 존슨의 계산은 맞아 보인다. 미시간주의 개인소득세율은 현재 4.25%이고, 그가 제시한 4인 가족 중위소득 11만1,690달러도 아주 엉뚱한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실제 세금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미시간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공제와 감면, 세액공제를 반영한 뒤 11만~12만달러를 버는 납세자의 2021년 실효세율은 3.01%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총소득 11만1,691달러인 신고자의 평균 주 소득세는 3,406달러로, 존슨이 제시한 절감액보다 약 30% 적었다. 비당파 재정 전문가인 밥 슈나이더 미시간 시민연구위원회 연구원도 “재무부 자료를 기준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가장 최근 인구조사국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미시간의 4인 가구 중위소득은 약 12만3,010달러다. 이 소득 수준의 가구가 2021년 기준 부담한 실효세율은 3.11%였고, 평균 납부세액은 약 3,826달러였다. 즉 소득세가 폐지될 경우 상당한 절세 효과는 분명 있겠지만, 존슨 후보가 광고에서 강조한 연 4,747달러 절감과는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기사에서는 “소득세 폐지로 돈을 아끼는 것은 맞지만, 후보가 설명한 것만큼 크지는 않다”고 정리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감세 혜택이 모든 계층에 똑같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시간은 소득 구간별 누진세가 아닌 단일세율 체계를 쓰고 있어, 고소득층일수록 달러 기준 절감액이 커진다. 주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조정총소득 5만달러 수준의 약 270만 명 납세자는 평균 162달러 절감 효과를 봤을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100만달러 초과 소득 신고자 2만2,485명의 경우 평균 절감액은 4만8,964달러에 달했다. 소득세 폐지가 ‘전 계층 공평 감세’라기보다 고소득층에 더 큰 금액 혜택을 주는 구조라는 점도 함께 제기됐다.
문제는 재정이다. 미시간주의 4.25% 소득세는 지난 회계연도에 약 135억달러의 세수를 거둬들였다. 이는 주 예산을 구성하는 전체 재원 가운데 약 3분의 1에 해당하며, 용처 제한이 없는 재량재원에서는 비중이 훨씬 더 크다. 미시간주 하원 재정국 자료에 따르면 직전 회계연도 무제한 일반재원은 약 145억달러였고, 이 가운데 개인소득세 수입만 84억달러였다. 여기에 거의 40억달러는 학교 재정 지원기금으로 흘러들어간다. 소득세를 없애겠다는 것은 단순한 감세가 아니라, 주정부 운영 구조 전반을 다시 짜야 하는 대수술에 가깝다는 의미다.
미시간 헌법은 매년 균형예산 편성을 요구한다. 따라서 대규모 감세를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지출 삭감이 뒤따라야 한다. 공화당 후보들은 그레천 휘트머 주지사 재임 기간 예산이 크게 늘었다고 지적한다. 실제 올해 미시간주 예산은 810억달러로, 휘트머 취임 직전 해의 570억달러보다 훨씬 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히 “낭비, 사기, 남용을 잡겠다”는 식의 구호만으로는 소득세 폐지에 따른 거대한 재정 공백을 메울 수 없다고 본다. 슈나이더 연구원은 “이건 주 일반기금의 엄청난 비중이며, 130억달러를 메우려면 정말 많은 사업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존슨 후보는 재원 마련 방안으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재량지출 1달러당 2센트를 줄이겠다는 구상, 철도 관련 ‘낭비 사업’ 취소, ‘MEGA 감사’를 통한 대대적 예산 재검토, 주정부 채용 동결, 실업급여 행정 개혁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 방안들 상당수가 구체성이 떨어지고, 실제 절감 규모도 명확하지 않다. 예컨대 존슨이 말한 재량지출 2% 삭감은 약 2억8,900만달러 절감 효과에 그칠 것으로 추산되는데, 소득세 폐지로 생기는 135억달러 공백과는 거리가 멀다.
철도 사업 취소 공약도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 올해 미시간의 철도 운영·인프라 예산은 약 1억5,200만달러지만, 이 중 3,000만달러는 연방정부 자금이고 약 1억2,000만달러는 용도가 제한된 주 재원이다. 이를 중단하려면 주법 개정이 필요할 수 있다. 실업보험청 개혁 역시 팬데믹 당시 과다지급과 높은 오류율 문제를 바로잡는다는 취지는 있지만, 그 재원은 개인 납세자가 아니라 고용주가 부담하는 구조여서, 개인소득세 폐지 재원을 채우는 직접적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존슨 캠프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사기를 적발하고, 영점기준예산을 통해 지출을 대폭 줄이며, 사람들이 미시간으로 몰려오게 해 과세 기반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사에서는 이런 설명 역시 구체적인 삭감 항목과 실현 가능한 수치가 제시되지 않은 채 원론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유권자 입장에서는 ‘세금을 없애겠다’는 메시지는 명확하지만, 그 대가로 무엇이 줄어들지는 아직 보이지 않는 셈이다.
존슨만 이런 방식의 공약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공화당의 다른 후보들 역시 잃게 될 세수를 어떻게 보전할지 상세한 설계 없이 대규모 감세를 말하고 있다. 마이크 콕스 후보는 자신이 과거 법무장관실을 운영했던 방식처럼 해나가면 된다고 했고, 주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출신인 아릭 네스빗 후보는 정부 규모 자체를 줄여 소득세 폐지 재원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네스빗은 “현상 유지를 흔들고 정부를 축소해, 열심히 일하는 가정의 주머니에 더 많은 돈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매키낵공공정책센터의 제임스 호먼 재정정책국장은 후보들이 일부러 구체적 삭감 대상을 밝히지 않을 전략적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 예산의 모든 지출 항목 뒤에는 이해관계 집단이 존재하기 때문에, 무엇을 자르겠다고 구체적으로 말하는 순간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선거 캠프가 세부 정책 설계를 완성할 인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을 가능성도 언급하면서, 소득세 폐지가 현실화되더라도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고 봤다.
재산세 감면 공약도 함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존슨과 네스빗은 모두 공화당 소속 맷 홀 주하원의장이 제안한 주 교육세 폐지를 지지하고 있다. 이 세금은 주택 과세가치 1,000달러당 6달러를 부과해 학교 재원으로 쓰는 것으로, 2024년 10월 종료 회계연도에만 25억달러 넘는 세수를 올렸다. 네스빗은 메디케이드나 식품보조 같은 사회복지성 지출을 절감 여지로 언급했지만, 해당 프로그램 상당수는 연방정부 재원에 기반하고 있고 수백만 미시간 주민이 의존하고 있어 어떤 방식의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결국 이번 검증 보도의 핵심은 단순하다. 페리 존슨 후보의 소득세 폐지 공약은 정치적으로는 강력한 메시지일 수 있지만, 광고에서 내세운 ‘연 4,747달러 절세’는 평균적인 가정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금액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그 감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시간의 학교·도로·치안·복지·행정 서비스 가운데 무엇을 얼마나 줄일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아직 없다는 점이다. 감세 공약은 선명하지만, 그 비용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부담할지는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