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발행인 칼럼] Welcome to My World

[주간미시간=김택용 발행인] 초등학교 시절 비행기를 타보는 것이 꿈이었던 때가 있었다. 1970년대에 한국에는 대한항공이 유일한 항공사였고 그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라도 한 번 가보는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 꿈을 계속 자극했던 것은 1976년 당시 대한항공 TV 광고로 채택되었던 CM 송이었다. “웰컴 투 마이 월드…”로 시작하는 노래였다. 그 노래는 Ray Winkler와 John Hathcock이 만든 이후 1963년 Jim Reeves가 자신의 엘범에 수록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나중에는 엘비스 프레슬리, 딘 마틴과 같은 정상급 가수들이 부르면서 히트를 쳤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싱어는 Anita Kerr Singers로 그녀의 감미로운 창법은 매우 몽환적이어서 눈을 감고 들으면 마치 비행기를 타고 구름위를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당시에는 가사의 뜻도 몰랐고 알아 들은 것은 그저 ‘웰컴 투마이 월드’뿐 이었다. 이 노래를 들으면 왠지 마음이 평안해지고 당장이라도 짐을싸서 비행기를 타고 싶었던 나는 중학생이되고 고등학생이되고 또 대학생이 되고나서도 이 노래에 푹 빠져있었다.

그리고 가사의 뜻을 알게 되면서 대한항공이 참으로 기가막힌 노래를 자사 홍보용으로 잘 선정했다는 생각을 했다. 비행기를 타고 대한항공이 펼치는 세상으로 들어오라는 유혹적인 노래가 아닐 수 없었다.

Welcome to my world
나의 세계로 어서 오세요
Won’t you come on in
들어오고 싶지 않나요
Miracles, I guess
기적이, 내 생각에는
Still happen now and then
여전히 가끔 일어나고 있어요

Step into my heart
나의 마음으로 걸어오세요
Leave your cares behind
걱정거리는 두고 오세요
Welcome to my world
나의 세계로 어서 오세요
Built with you in mind
당신을 생각하며 지었어요

Knock and the door shall open
두드리면 문이 열릴 거에요
Seek and you will find
구하면 찾게 될 거에요
Ask and you’ll be given
원하면 받게 될 거에요
The key to this world of mine
나의 세계로 오는 열쇠를요

I’ll be waiting there
내가 여기서 당신을 기다릴게요
With my arms unfurled
내 팔을 활쫙 펴고서
Waiting just for you
당신만을 기다리겠어요
Welcome to my world
나의 세계로 어서 오세요

가사 구절 구절 하나 하나가 설레이는 마음으로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환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행기를 타고 여행지에 내리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그 여행지가 마치 나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 환상을 갖는 것이 여행자들의 들뜬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이 가사를 음미하면 할 수록 온몸에 소름이 돋고 너무나 고마운 마음에 가슴이 벅차 올라 눈물이 주루룩 흘린 것은 이번 노동절 여행길에서였다.

이 음악을 배경으로 그동안 떠올렸던 장면은 비행기를 타기 전 두 손을 가지런히 배꼽에 대고 인사를 하는 아리따운 대한항공의 승무원들이었다. 하지만 며칠전에 떠오른 장면은 천국 앞에서 두 손을 활짝 벌리고 나를 기다리시는 예수님의 모습이었다.

예수님이 나를 생각하며 만든 이 세상에 들어 와주기를 간절하게 원하시는 예수님이 마치 나를 애타게 기다리며 부르시는 노래같았다.

세상 신문을 발행하는 사람이 지나치게 종교적인 칼럼을 쓰는 것이 비기독교인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수십년동안 흥얼거렸던 이 노래가 나에게 이렇게 뜨거운 위로를 주기는 처음이었다.

나이가 60을 넘기고 이 세상을 떠날 날이 점 점 다가온다는 자각이 들어서일까? 그 날이 오면 부디 아니 반드시 예수님이 그곳에서 나를 기다려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바램이 머리속 어딘가에 남아 있나 보다.

작사자가 이런 하나님의 애뜻한 사랑의 메시지를 담아서 만든 이 노래를 47년동안 흥얼거리면서도 알아차리지 못한 이 아둔함은 또 어찌할꼬? 자기 잘난 맛에 세상에서 별짖을 다하며 살면서도 채우지 못한 허전한 마음이 ‘내가 너만을 위해 기다린다”는 예수님의 그 말씀에 무너지고 만다.

미시간에서 매일 매일을 열심히 살았지만 결국에는 모두 부질없는 일이었다는 공허한 마음을 가득 채워주는 그 분의 그 한마디, 참으로 달콤하지 않을 수 없다. 참으로 근사한 분이다.

Welcome to M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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