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은퇴 설계

24시간 주식 거래 시대…돈은 잠들지 않지만 투자자는 쉬어도 된다

런던증권거래소도 ‘24시간 거래’ 시대 준비

오랫동안 투자자들은 증권거래소가 정해 놓은 시간에만 주식을 사고팔아 왔다. 장이 열리면 거래하고, 장이 닫히면 다음 날을 기다리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세계 금융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러한 전통적인 거래시간의 경계가 점차 무너지고 있다.

런던증권거래소는 2026년 7월, 주중에 사실상 하루 종일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거래 플랫폼인 ‘LSE 24’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술 발전과 투자자들의 거래 방식 변화, 그리고 글로벌 증권거래소 간 경쟁 심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다.

미국 나스닥도 지난해 말 증권거래 시간을 하루 23시간으로 확대하기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이미 운영 중인 정규장 전후 거래시간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LSE 24란 무엇인가

LSE 24는 런던증권거래소의 기존 메인 시장 안에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장과 별도로 운영되는 새로운 거래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영국의 정규 거래시간이 끝난 뒤에도 투자자들이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실상 주중에는 거의 하루 종일 거래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에 따르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시험 운영은 2026년 말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는다면 2027년 상반기에는 ETF를 포함한 상장지수상품, 즉 ETP가 가장 먼저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LSE 24의 거래시간은 런던 시간 기준으로 대략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 50분까지가 될 전망이다. 기존 정규 거래시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정규장이 닫혀 있는 밤 시간대를 추가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ETP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개별 기업의 주식도 거래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런던증권거래소가 거래시간을 늘리는 이유

가장 큰 이유는 투자자들이 금융시장에 참여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실적 발표, 경제지표, 정치적 사건, 전쟁과 국제 분쟁 등 시장에 영향을 주는 뉴스는 정규 거래시간에만 발생하지 않는다. 세계 어느 지역에서는 항상 새로운 정보가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는 이미 24시간 거래되고 있으며,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정규장 전후 거래가 크게 늘었다. 이러한 변화로 투자자들은 더 자유로운 시간에 거래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거래시간이 길어지면 투자자는 중요한 뉴스가 발생했을 때 다음 날 장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즉시 대응할 수 있다. 증권거래소 입장에서도 더 많은 투자자와 거래량을 유치할 수 있으며, 세계 각 지역의 투자자가 각자의 시간대에 맞춰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중요한 뉴스로 인한 가격 변동이 다음 날 개장 직후 한꺼번에 집중되는 대신, 더 긴 시간에 걸쳐 서서히 반영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4시간 거래의 장점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큰 장점은 거래시간의 유연성이다. 아시아나 미국에 거주하는 투자자도 영국의 정규 거래시간에 맞추기 위해 밤을 새우거나 이른 새벽에 거래할 필요가 줄어들 수 있다. 갑작스러운 경제 뉴스나 기업 발표가 나왔을 때도 시장이 다시 열릴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거래할 수 있다.

런던은 아시아와 북미 금융시장의 중간 시간대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거래시간이 확대되면 런던이 두 시장을 연결하는 금융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더 많은 투자자가 다양한 시간대에 참여하면 시장의 거래량과 접근성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래시간이 길어진다고 해서 투자자에게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정규 거래시간 밖에는 거래에 참여하는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거래량이 적으면 원하는 가격에 주식을 사고팔기가 어려워진다. 매수 가격과 매도 가격의 차이인 매수·매도 호가 차이도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투자자는 정규 거래시간보다 비싼 가격에 사고, 더 낮은 가격에 팔게 될 가능성이 있다.

거래량이 적은 시간대에는 적은 주문에도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어 가격 변동성도 높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밤사이에 뉴스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더라도, 다음 날 기관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참여하면 가격이 다시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야간 거래에서 형성된 가격이 해당 주식의 적정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언제 형성된 가격을 믿어야 하나

거래가 거의 24시간 이어지면 가격을 판단하는 기준도 복잡해질 수 있다. 야간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과 정규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정확한 정보를 반영하는지 투자자가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규 거래시간에는 기관투자자와 전문 투자자, 시장조성자 등의 참여가 많아 거래량이 풍부하다. 반면 야간에는 일부 뉴스와 제한된 주문만으로 가격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야간 주가 변동만 보고 성급하게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거래 기회가 많다고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24시간 거래 시대의 또 다른 문제는 투자자의 행동이다. 거래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 투자자는 시장을 더 자주 확인하고, 더 자주 사고팔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거래 횟수가 많아진다고 장기 수익률이 반드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단기 뉴스에 지나치게 반응하거나, 주가가 오를 때 추격 매수하고 떨어질 때 공포에 매도하는 잘못을 반복할 수 있다.

매매가 잦아지면 거래 비용과 세금 부담도 증가할 수 있다. 시장이 하루 종일 열려 있더라도 투자자가 하루 종일 시장을 지켜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장기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거래 가능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큰 변화

LSE 24는 단순히 런던증권거래소의 거래시간을 늘리는 계획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금융시장이 기술을 기반으로 더 편리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 증권거래소들은 거래량뿐 아니라 얼마나 편리하게 접속할 수 있는지, 얼마나 긴 시간 동안 거래할 수 있는지를 놓고도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24시간에 가까운 주식 거래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투자자의 선택을 받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투자자들이 더 자유로운 시장 접근을 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수요가 증권시장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가 기억해야 할 점

재무 전문가와 일반 투자자에게 LSE 24가 주는 핵심 메시지는 더 자주 거래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금융시장의 거래 시스템이 빠르게 현대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투자자는 필요한 상황에서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투자 성공은 24시간 거래 가능 여부보다 다음과 같은 기본 원칙에 더 크게 좌우된다. 적절한 자산 배분, 여러 자산에 나누어 투자하는 분산투자, 자신의 목표에 맞게 세운 투자계획, 그리고 시장 상황이 변해도 원칙을 지키는 투자 규율이 그것이다. 돈은 잠들지 않고 세계 금융시장도 계속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장기 투자자까지 시장을 따라 밤새 깨어 있을 필요는 없다.

김택용
Investment Adviser Representative
Registered Representative
248.444.8844
tackyong.kim@prudenti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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