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운동 부족·수면 부족뿐 아니라 고립된 생활과 단조로운 일상도 뇌 건강에 부담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일 수 있다. 그러나 뇌의 노화 속도는 나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평소의 음주, 식사, 운동, 수면과 사회생활 같은 생활습관도 장기적인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건강정보 매체 Better Report는 뇌를 조기에 노화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생활습관으로 과음, 사회적 고립, 정크푸드 섭취, 운동 부족, 반복적인 일상, 수면 부족 등 6가지를 소개했다. 다만 이러한 습관 하나가 곧바로 치매를 일으킨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러 위험요인이 오랜 기간 함께 쌓이면서 뇌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1.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신다
장기간의 과도한 음주는 뇌와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술을 많이 마시면 고혈압과 낙상, 머리 부상 등의 위험이 증가하며, 이러한 요인들은 장기적으로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CDC는 건강 위험을 줄이려면 술을 적게 마시거나 마시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설명한다. 현재 미국의 절주 기준은 술을 마시는 날을 기준으로 여성은 하루 한 잔 이하, 남성은 하루 두 잔 이하이지만, 이는 반드시 마셔야 할 권장량이 아니라 넘지 말아야 할 상한선에 가깝다.
특히 고령자는 젊은 사람보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혈압약이나 수면제, 감기약 등과 술이 상호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음주 가능 여부를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2. 사람들과 거의 만나지 않는다
혼자 쉬는 시간은 필요하지만 사회적 접촉이 장기간 부족하면 뇌 건강에도 좋지 않을 수 있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우울증뿐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 위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국립노화연구소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인지기능 저하를 포함한 여러 건강 문제와 연관돼 있다고 설명한다.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하고, 종교·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거나 취미 모임을 갖는 것은 정서적 안정과 함께 뇌에 다양한 자극을 제공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편안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다. 전화 통화나 영상통화, 소규모 모임도 도움이 될 수 있다.
3. 가공식품과 정크푸드를 자주 먹는다
설탕과 포화지방, 소금이 많이 들어간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을 지나치게 자주 먹으면 비만, 당뇨병,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질환들은 뇌로 향하는 혈류와 혈관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인지기능 저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채소와 과일, 통곡물, 생선, 견과류, 콩류와 건강한 지방을 중심으로 한 식사는 전반적인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국립노화연구소는 지중해식 식단과 DASH 식단을 결합한 MIND 식단 등이 연구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특정 음식 하나를 먹거나 피한다고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뇌에 좋은 기적의 음식’을 찾기보다는 전체적인 식사 패턴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4.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운동은 심장과 근육뿐 아니라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뇌로 가는 혈류를 돕고, 혈압과 혈당, 체중을 관리하며, 기분과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운동은 집중력과 계획 능력, 학습과 기억 같은 인지기능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연구에서도 평생 신체활동을 유지한 고령자가 더 나은 뇌 건강 지표를 보였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반드시 헬스장에서 격렬하게 운동할 필요는 없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정원 관리처럼 자신이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일주일에 여러 차례 유산소운동을 하고 근력운동과 균형운동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좋다.
5. 매일 똑같은 일만 반복한다
규칙적인 생활은 안정감을 주지만 뇌가 새로운 자극을 거의 받지 않는 생활이 장기간 이어지면 인지기능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
새로운 언어 배우기, 악기 연주, 독서, 글쓰기, 퍼즐, 여행, 자원봉사, 새로운 요리 만들기처럼 익숙하지 않은 활동은 뇌가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자극한다.
그러나 단순히 게임이나 퍼즐만 반복한다고 치매를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신적 활동과 함께 운동, 사회적 교류, 충분한 수면과 만성질환 관리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국립노화연구소도 정신적 자극 부족을 잠재적인 뇌 건강 위험요인 중 하나로 설명한다.
6. 잠을 줄여가며 생활한다
수면은 뇌가 휴식하고 기억과 정보를 정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다음 날 집중력과 판단력, 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장기적인 뇌 건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 7~9시간의 수면이 권장되지만, 필요한 시간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오래 누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며 깊고 안정적인 수면을 취하는 것이다.
코골이가 심하거나 수면 중 호흡이 자주 멈추고,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계속 졸리다면 수면무호흡증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혈압과 심혈관 건강뿐 아니라 기억력과 집중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뇌 건강은 한 가지 습관보다 ‘조합’이 중요
뇌의 노화는 유전적 요인과 나이, 질병, 생활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따라서 특정 음식이나 영양제, 두뇌게임 하나만으로 뇌 노화를 막을 수 있다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국립노화연구소가 소개한 연구에서는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절주, 건강한 식사와 정신적 활동 같은 여러 생활습관을 함께 유지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CDC 조사에서도 고혈압, 운동 부족, 비만, 당뇨병, 우울증, 흡연과 청력 저하 등 여러 위험요인이 동시에 많을수록 주관적인 기억력 저하를 보고하는 비율이 높았다. 특히 혈압 관리와 운동, 당뇨병 관리, 금연과 청력 검사는 중년 이후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항목이다.
갑자기 기억력이 크게 떨어지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익숙한 장소에서 길을 잃거나, 돈 관리와 약 복용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긴다면 정상적인 노화로만 여기지 말고 의료진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뇌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술을 줄이고, 매일 몸을 움직이며, 사람들과 꾸준히 교류하고, 건강하게 먹고, 새로운 것을 배우며, 충분히 자는 것이다. 완벽하게 실천하려 하기보다 오늘 한 가지 습관부터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