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검색창·앱·계산대까지…AI가 바꾸는 앞으로 10년의 생활 방식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우리가 지금 너무나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일상적인 행동 상당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공개된 영상 ‘In 2035, 10 things you take for granted today will disappear’는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2035년경 우리의 생활 방식이 지금과 크게 달라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중요한 것은 물건 자체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명령하고 입력하고 선택하는 과정이 점점 사라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사람이 원하는 것을 직접 입력해야 움직이는 도구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AI가 사용자의 의도와 습관을 미리 파악해 필요한 일을 대신 처리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비밀번호를 직접 입력하는 시대가 사라진다
영상이 가장 먼저 지목한 것은 비밀번호(password)를 직접 입력하는 행동이다. 현재도 지문, 얼굴 인식, 패스키(Passkey) 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앞으로는 웹사이트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억한 뒤 직접 입력하는 방식보다 얼굴·지문 등 생체정보나 기기 자체의 인증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식이 보편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AI가 사용자의 기기와 행동 패턴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게 되면 단순히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가”보다 실제로 그 사람이 맞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인증 방식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즉 2035년에는 우리가 지금처럼 “비밀번호가 뭐였지?”라며 고민하는 상황 자체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는 것’도 사라질 수 있다
두 번째 변화는 검색 방식이다.
현재 인터넷 이용자는 궁금한 것이 생기면 Google이나 다른 검색엔진의 검색창을 열고 몇 개의 단어를 입력한다. 이후 수많은 검색 결과를 살펴본 뒤 원하는 정보를 다시 찾아야 한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발전하면서 이미 이러한 방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사용자는 단순한 검색어 대신 AI에게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AI는 여러 정보를 종합해 하나의 답변으로 정리한다. 앞으로는 “검색한다(Search)”는 개념보다 AI에게 질문하거나 일을 맡기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인터넷 이용 방식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여행을 계획할 때 지금은 항공권, 호텔, 식당, 지도, 리뷰를 각각 검색해야 한다. 그러나 미래에는 “다음 달에 시카고에서 3일 동안 머물 일정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AI가 사용자의 예산과 취향까지 고려해 모든 계획을 만들어주는 방식이 일반화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앱을 찾아 실행하는 행동도 줄어든다
세 번째는 앱을 직접 찾아 실행하는 행동이다.
지금 스마트폰을 사용하려면 Uber, Amazon, Gmail, 지도, 은행 앱 등 각각의 앱을 찾아 실행해야 한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발전하면 사용자가 어떤 앱을 사용해야 하는지 알 필요조차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
“공항까지 차 불러줘”라고 말하면 AI가 알아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이용하고, “지난달 전기요금 내줘”라고 하면 적절한 앱이나 웹사이트에 접속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 화면에 수십 개의 앱 아이콘을 배치해 놓고 원하는 앱을 찾아 여는 지금의 인터페이스도 크게 바뀔 수 있다.
결국 미래의 스마트폰은 ‘앱을 사용하는 기계’에서 ‘AI에게 원하는 결과를 말하는 기계’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마트의 계산대도 지금과 전혀 달라질 수 있다
영상에서 언급된 또 하나의 변화는 계산대(checkout counter)다.
이미 Amazon의 무인매장이나 각종 스마트스토어에서는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고객이 어떤 상품을 가져가는지 자동으로 확인하는 기술이 시험되고 있다.
이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고객이 물건을 하나씩 꺼내 바코드를 찍고 신용카드를 내는 과정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
매장에 들어가 필요한 물건을 가지고 나오면 AI와 센서가 상품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결제까지 끝내는 것이다.
다만 현재 미국에서는 셀프 계산대를 줄이는 일부 유통업체도 나타나고 있어, 계산대의 변화가 단순히 “사람을 없애는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도난 방지와 고객 서비스 문제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자동화가 기존 계산대를 대체할 가능성이 더 크다. 최근 미국 유통업계에서도 AI 카메라를 이용한 상품 인식과 결제 자동화 기술이 시험되고 있다.
핵심은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는 시대’
이 영상이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개별 기술보다 인간과 컴퓨터의 관계가 변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컴퓨터가 이해하는 방식에 맞춰 행동했다.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메뉴를 선택하고, 검색어를 입력하고, 비밀번호를 넣어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컴퓨터와 AI가 사람의 말과 상황, 습관과 의도를 이해하고 필요한 일을 스스로 처리하는 시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이 디지털 시대에 유리하지만, 2035년에는 어떤 앱을 잘 사용하는가보다 AI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설명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수도 있다.
편리함 뒤에 따라오는 새로운 문제
물론 이런 미래가 편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결제하고 검색하고 예약하고 인증하려면 AI가 개인의 취향, 위치, 소비 습관, 금융정보 등 훨씬 많은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AI의 잘못된 판단, 책임 소재가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항공권을 예약했는데 날짜가 틀렸다면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AI가 잘못된 투자나 구매 결정을 내렸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편리함이 커질수록 이러한 문제에 대한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2035년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2035년은 멀리 있는 미래처럼 보이지만 불과 9년 뒤다.
더 중요한 것은 영상에서 이야기하는 변화 상당수가 이미 시작됐다는 점이다. 지문과 얼굴인식, 생성형 AI 검색, 음성 비서, 자동 결제, 자율주행, AI 에이전트 등은 이미 우리가 사용하거나 시험하고 있는 기술이다.
따라서 2035년의 세상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비밀번호 하나, 검색창 하나, 스마트폰 앱 하나가 조금씩 사라지면서 만들어지는 미래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10년의 기술혁명은 새로운 기계를 하나 더 갖게 되는 정도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가 기계를 사용하는 방식 자체를 없애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어쩌면 2035년의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매일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검색창을 열고, 앱을 찾아다니며, 마트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때는 정말 사람들이 모든 것을 직접 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