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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직장 은퇴연금 없는 근로자에게 자동 IRA 추진

상원 통과… 은퇴 플랜 없는 민간 고용주 참여 의무화 가능성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미시간주가 직장 은퇴연금이 없는 근로자들을 위해 주정부 차원의 자동 은퇴저축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미시간 상원은 최근 민간 부문 근로자 중 직장에서 401(k)나 다른 은퇴 플랜을 제공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정부 관리 은퇴저축 계좌를 만들도록 하는 법안 패키지를 통과시켰다. 법안은 이제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시간 하원으로 넘어가 추가 심사를 받게 된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은퇴 플랜이 없는 직장에 다니는 근로자도 급여에서 자동으로 일정 금액을 저축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고용주가 이미 401(k), SIMPLE IRA, SEP IRA 등 은퇴 플랜을 제공하고 있다면 이 법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런 은퇴 플랜을 제공하지 않는 민간 고용주는 주정부가 마련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할 수 있다. 직원은 자동 가입 대상이 되지만, 원하지 않으면 opt out, 즉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택할 수 있다.

Bridge Michigan 보도에 따르면 이 법안 패키지는 상원에서 20대 18 표결로 통과됐다. 법안은 은퇴 플랜을 제공하지 않는 고용주가 주정부 프로그램 참여를 고의로 거부할 경우 경범죄로 처리되고, 최대 5,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직원에게 은퇴저축을 강제로 시키는 구조라기보다는, 고용주에게는 프로그램 접근 통로를 마련 하도록 요구하고, 직원에게는 참여 여부 선택권을 주는 방식이다.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Michigan Secure Retirement Savings Program이다. 법안은 이 프로그램을 주 재무부 일반 회계 안에 두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신탁 형태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가입자들의 돈은 여러 사람의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pooled investment 방식으로 관리된다. 프로그램 운영은 7명으로 구성되는 새 이사회가 맡게 되며, 주 재무관 또는 그 지명자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이사회에는 주정부 관계자뿐 아니라 은퇴저축·투자 운용 경험이 있는 공공 대표, 참여 고용주 대표, 가입자 대표도 포함된다.

법안 지지자들은 미시간 주민 상당수가 은퇴 준비에서 소외돼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주 상원 재정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시간의 16세부터 64세까지 민간 부문 근로자 중 42%가 직장 제공 은퇴 플랜에 접근하지 못했다. 이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근로자가 직장에서 자연스럽게 은퇴 저축을 시작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지자들은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노년층 빈곤이 늘고, 결국 사회복지 지출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법안을 주도한 존 체리 민주당 상원의원은 은퇴 저축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고령층이 빈곤에 빠질 위험이 커지고, 사회복지 서비스 부담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간단하고 접근하기 쉬운 저축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미시간 근로자들이 더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동 IRA 방식은 복잡한 금융 지식이 없거나 따로 계좌를 만들 시간이 없는 근로자들에게 은퇴저축을 시작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지지 측의 설명이다.

이미 다른 주에서도 비슷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는 점도 법안 추진의 근거로 제시됐다. 기사에 따르면 최소 12개 주가 이미 유사한 auto-IRA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런 프로그램은 일반적으로 고용주가 직접 연금 플랜을 설계하거나 회사 돈을 매칭해 넣는 방식이 아니라, 급여 공제와 행정 연결을 통해 직원이 개인 IRA에 저축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다. 따라서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도 대기업 직원처럼 자동 저축의 혜택을 일부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반대 의견도 있다. 공화당 토머스 앨버트 상원의원은 은퇴저축 확대라는 목표 자체는 가치가 있지만, 이 법안이 미시간 기업에 새로운 규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근로자는 당장 생활비나 비상자금이 필요한 상황인데, 월급에서 자동으로 은퇴저축 금액이 빠져나가면 손에 쥐는 현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은퇴 준비는 개인 책임과 자유의 영역이지, 주정부가 개입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인 소상공인에게도 이 법안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식당, 세탁소, 리테일 매장, 뷰티·서비스업체처럼 직원은 있지만 별도의 401(k)나 은퇴 플랜을 운영하지 않는 사업장은 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주정부 프로그램에 등록하거나 관련 절차를 따라야 할 가능성이 있다. 고용주가 직접 투자 판단을 하거나 직원 돈을 운용하는 구조는 아니더라도, 급여 시스템과 연결해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행정 협조를 해야 할 수 있다.

직장인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될 수 있다. 특히 401(k)가 없는 직장에서 일하는 파트타임·저임금·소규모 사업장 근로자들은 지금까지 은퇴저축을 스스로 시작해야 했다. 하지만 자동 가입 방식이 도입되면 별도의 금융기관 방문이나 복잡한 절차 없이 급여에서 일정 금액이 빠져나가 IRA에 적립될 수 있다. 다만 직원은 본인의 생활비 상황을 고려해 참여 여부와 저축 금액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은퇴 준비는 중요하지만, 단기 비상자금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저축을 시작하면 오히려 신용카드 부채나 생활비 압박이 커질 수 있다.

이 법안은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상원을 통과했지만, 이제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 심사를 거쳐야 하며, 하원을 통과한 뒤 주지사 서명까지 마쳐야 실제 법으로 시행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미시간에서 자동 IRA 제도가 곧바로 시행된다”기보다는, 상원 통과 후 하원에서 논의될 예정인 은퇴저축 확대 법안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하원에서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고, 시행 시기나 세부 규칙도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이번 법안은 미시간의 노후 준비 문제를 개인의 선택에만 맡길 것인지, 아니면 주정부가 최소한의 저축 통로를 만들어 줄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추가 행정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근로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없던 은퇴저축 기회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은퇴 플랜이 없는 중소 사업장 근로자가 많은 지역사회에서는 이 법안의 향후 진행 상황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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