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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44조원 규모 관세 환급 시스템 20일 가동

대법원 위법 판결 후속 조치 본격화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대규모 관세를 돌려주기 위한 환급 시스템을 오는 20일(현지시간)부터 본격 가동한다. 환급 대상 규모는 총 1천660억달러, 약 24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미국 대법원이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의 이른바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후속 절차로, 미 정부가 거둬들인 막대한 관세를 실제로 시장에 반환하는 첫 단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합뉴스가 1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케이프(CAPE)’라는 이름의 전자 환급 시스템을 통해 관세 반환 절차를 단계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개별 수입 신고 건마다 별도로 환급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여러 건의 환급금을 하나로 묶어 처리할 수 있어, 수입업자들은 복수의 수입 신고 내역이 있더라도 이를 통합해 한 번에 전자결제로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이자가 붙는 경우에는 해당 금액까지 함께 정산된다.

이번 환급 계획은 CBP가 미국 국제무역법원(USCIT)에 제출한 문건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지난 4월 9일 기준으로, 대법원 판결에 따른 관세 환급을 전자결제 방식으로 받기 위해 신청을 완료한 수입업자는 약 5만6천497명에 이른다. 이들이 신청한 환급 총액은 1천270억달러, 우리 돈 약 175조원 수준이다. 아직 전체 환급 대상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미 상당한 액수가 반환 절차에 진입한 셈이다.

다만 모든 환급이 일괄적이고 간단하게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CBP는 신청 사례 가운데 일부는 통상적으로 수동 검토가 필요한 유형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당국은 이런 사례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 별도 방안을 검토 중이며, 여기에 해당하는 금액만도 29억달러, 약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BP는 이를 전면 수작업으로 처리할 경우 기관 업무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고 전체 환급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환급 절차는 전면 동시 시행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CBP는 우선 최근 수입된 제품에 부과된 관세와 비교적 구조가 단순한 신청 건부터 케이프 시스템을 통해 처리할 방침이다. 다시 말해 환급 대상이라고 해서 모두가 같은 시점에 환급을 받는 것은 아니며, 사안의 복잡성이나 신고 유형에 따라 실제 반환 시점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이는 대규모 환급 작업에 따른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미국 대법원의 판단이 있다. 기사에 따르면 미국 대법원은 2026년 2월 20일, 트럼프 행정부가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이른바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로 인해 이미 징수된 관세를 어떻게 돌려줄 것인지가 새로운 행정 과제로 떠올랐고, 그 해법으로 CAPE 시스템이 마련된 것이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위법 판결이 내려진 관세를 실제로 납부한 수입업체는 33만여 곳이며, 수입품 선적 건수는 5천300만 건에 이른다. 환급 규모뿐 아니라 대상 건수 자체가 방대해, 미국 통상·세관 행정 전반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대형 수입업체들에는 막대한 자금이 다시 유입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소규모 수입업자들 사이에서는 환급 절차에 드는 행정 비용과 시간 부담이 실제 환급 이익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환급 대상 금액이 크지 않은 기업일수록 서류 준비, 신청 비용, 내부 인력 투입 부담이 만만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환급 시스템은 위법 관세 시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이면서도, 동시에 미국 정부가 초대형 행정정산 작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환급 시스템 가동은 단순한 세금 반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대법원 판결로 정책의 위법성이 확인된 뒤, 연방정부가 이를 실제 행정 시스템으로 정리하고 시장에 환급금을 되돌려주는 절차에 착수했다는 점에서다. 특히 수백조원 규모 자금이 단계적으로 풀릴 경우, 미국 수입업계의 자금 흐름과 일부 산업의 현금 유동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향후 환급 속도와 범위, 수동 처리 대상에 대한 보완책이 어떻게 마련될지가 후속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 어떤 의미

의미는 꽤 크다.

첫째, 미국 정부가 “불법으로 걷은 관세를 실제로 돌려주기 시작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 CAPE 시스템은 2026년 4월 20일부터 단계적으로 가동되고, 총 환급 대상은 약 1,660억달러 규모다. 단순한 정책 발표가 아니라, 대법원 판결 뒤에 실제 돈이 시장으로 다시 풀리는 절차가 시작된 것이다.

둘째, 미국 수입업체들의 현금흐름이 개선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 4월 9일 기준으로 5만6,497개 수입업자가 약 1,270억달러 환급 신청을 마쳤고, 이자까지 붙는 경우가 있다. 환급이 실제 지급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과거에 묶여 있던 자금이 다시 들어오는 셈이라, 운전자금·재고 확보·가격 인하 여력이 생길 수 있다.

셋째, 미국 내 수입 원가 부담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로이터는 FedEx, Costco 같은 기업들이 환급분을 소비자에게 돌려줄지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고, 일부 기업은 환급 또는 비용 절감 효과를 가격이나 거래조건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소비자에게 자동으로 환급되는 구조는 아니어서, 실제 혜택이 얼마나 가격에 반영될지는 기업별로 다를 수 있다.

넷째, 한국 기업에도 간접적 또는 직접적 의미가 있다. 한국 본사가 미국에 물건을 파는 구조라도, 실제 미국에서 관세를 낸 주체가 미국 법인이나 미국 수입업자(importer of record)라면 그쪽이 환급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한국 제조업체라도 미국 내 수입신고 당사자가 아니면 환급금을 직접 받지 못할 수 있다. 로이터는 법적 지위상 수입업자가 아닌 유통업체·소매업체는 환급에서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점은 한국 기업이 미국 현지법인, 바이어, 통관주체와 계약 구조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섯째, 모든 환급이 곧바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CAPE는 단계적으로 배포되고, 일부 29억달러 규모 건은 수동 처리 가능성이 있어 지급이 늦어질 수 있다. 3월 말 기준 보도에서도 CBP는 신청 검토와 환급 처리에 최대 45일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즉, “환급 결정”과 “실제 입금” 사이에는 시간차가 있을 수 있다.

여섯째, 관세 정책 불확실성은 끝난 게 아니라는 의미도 있다. 대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IEEPA에 근거한 기존 관세였고, 로이터는 트럼프가 다른 법적 근거로 새 관세를 부과했으며 그 역시 또 다퉈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기업들 입장에서는 “예전 관세는 환급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의 관세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상황아다.

한 줄로 압축하면 이렇다.

이번 조치는 미국 수입업체들에는 ‘현금 환급’이고, 한국 기업들에는 ‘미국 거래선·현지법인·통관주체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다. 돈이 풀린다는 점은 호재지만, 환급 대상이 누구인지와 앞으로 어떤 관세가 다시 붙을지는 여전히 따져봐야 한다.

한국 기업들이 준비해야 할 점은

환급 대상자는 통관 시스템인 ACE 포털 계정과 미국 내 은행 계좌 정보를 포함한 전자 이체 환급 등록 절차를 마쳐야 한다. 만약 은행 정보를 등록하지 않을 경우 CBP는 계좌 정보 등록까지 환급을 보류하며, 이에 따른 지연 이자도 지급하지 않는다. 미국 계좌 개설이 어려운 기업은 제3자를 환급 수령인으로 지정할 수 있으나, 대상자가 환급 대상 수입신고서에 통지 대상자로 기재돼 있어야 하는 등 제약이 있다. CBP의 환급 절차는 신청 주체 역시 수입 통관신고서상의 수입신고자(IOR) 또는 관련 신고를 대리한 통관 대리인으로 특정하고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점이다.

수출자인 국내 기업이 관세 비용을 전가받아 실질적으로 관세를 부담한 경우에도 수출자는 CBP에 직접 환급 신청을 할 수 없다. 다만 수출자가 통관신고서상 IOR로 기재된 경우에 한해 직접 환급 신청이 가능한 만큼 신청 자격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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