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뽑은 대통령을…지난 2년간이나 ‘문재인 빨갱이’라니…
대한민국 서울 시내에서 “문재인 대통령 빨갱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매주말 울려 퍼져왔습니다.
필자는 지난 2월16일 토요일, 12시 이후부터 태극기집회 주말시위(제 107차 태극기 집회)에 취재차 나갔었습니다. 이날 시위 선도차의 외벽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박근혜다”라는 구호가 부착돼 있었습니다. 현 정부의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그러하니 시위는 국가체제를 원천적으로 부인하는 반정부 시위인 셈입니다. 시위대 구호에는 ‘불법대선 원천무효’ ‘문재인은 포섭된 간첩인가’ ‘문재인 드루킹대선 대선 원천무효’ 등이 외쳐지고 있었습니다. 행진 중 선도차는 “문재인 빨갱이”를 연호했습니다. 소음에 가까운 확성기의 소리가 귀를 때렸습니다.
시위대는 현직 대통령인 문재인 대통령을 공공연하게 빨갱이라고 부르짖었습니다. 대통령을 간첩 정도로 여기는 구호를 목에 걸고 다니는 시위 참여자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럴 수가 있나요?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치가 무시되고 있었습니다. 지금이 무정부 시대인가요? 이런 무법 시위가 2년을 넘겼습니다. 아니, 어떻게 국민의 손으로 뽑은 우리나라 대통령이 빨갱이란 말일까요? 현 정부는 관대한지? 무능한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빨갱이론’을 설(說)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1일 100주년 3.1절 기념사에서 ‘빨갱이’가 무언지를 설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습니다.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습니다. 사상범과 빨갱이는 진짜 공산주의자에게만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민족주의자에서 아나키스트까지 모든 독립운동가를 낙인찍는 말이었습니다. 좌우의 적대, 이념의 낙인은 일제가 민족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사용한 수단이었습니다. 해방 후에도 친일청산을 가로막는 도구가 됐습니다. 양민학살과 간첩조작, 학생들의 민주화운동에도 국민을 적으로 모는 낙인으로 사용됐습니다. 해방된 조국에서 일제경찰 출신이 독립운동가를 빨갱이로 몰아 고문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빨갱이’로 규정되어 희생되었고 가족과 유족들은 사회적 낙인 속에서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고 전제하고 “우리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입니다. 우리 마음에 그어진 ‘38선’은 우리 안을 갈라놓은 이념의 적대를 지울 때 함께 사라질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버릴 때 우리 내면의 광복은 완성될 것입니다. 새로운 100년은 그때에서야 비로소 진정으로 시작될 것입니다”고 피력했습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곧바로 반론을 폈습니다.
이 당의 장능인 대변인은 지난 3월1일 발표한 “순국선열 앞에서 新 매카시즘 꺼내드는 문 대통령 기념사가 아쉽다” 제하의 논평에서 “기념행사의 중요 순서 중 하나인 대통령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갑자기 ‘빨갱이’라는 단어 또는 관련 개념을 직접 5회, 비유 등을 통해 12회 언급하며 변형된 ‘색깔론’, ‘대표적인 친일잔재’를 청산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이 순국선열을 기리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도 ‘색깔’을 언급하며 국민을 편 가르기 하고 싶은가? 대통령이 언급한 단어는 ‘친일잔재’로 시작되었겠지만 북한의 6.25 기습 남침을 통해 수백만 국민의 생명과 삶의 터전을 앗아간 ‘분단과 전쟁의 상처’를 담고 있다. 3.1절 기념식에서 대통령이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한 역사 왜곡 여지가 있는 표현이다”고 꼬집고 “ 대한민국 대통령은 본인의 말씀대로 서로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버리고 내면적 광복을 완성하는 ‘국민 대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3.1절 100주년을 기념한 오늘부터라도 당장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기 파괴하기 위한 ‘신(新) 적폐몰이’와 국민 편 가르는 정치를 당장 그만두었으면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빨갱이론에 대한 옹호와 비판도 뒤를 이었습니다. 이재운 소설가는 자신의 페이스 북에 “빨갱이의 일본어 적색분자는 일본 총독과 용산의 17방면군사령관이 오키나와의 미군에게 보낸 전문에 수시로 나오는 어휘다. 미군이 이대로 들어오면 조선의 적색분자들이 난동을 일으켜 유혈사태가 날 것이라고 속삭여, 마침내 존 하지는 총독부와 17방면군이 조선 치안을 유지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독립은 무슨 개뿔! 그래서 총독부 건물에 9월 8일까지 계속 일장기가 올라갈 수 있었다”고 전하면서 “공산주의자를 빨갱이라고 말하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같은 민족범죄자 집단에서 아무한테나 빨갱이라고 말하는 건 천벌 받을 짓이다. 문재인이 빨갱이라고? 그게 사실이면 너흰 진작 처형됐을 것이다. 이 나라가 민주공화국인 걸 다행으로 알기 바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외교관 출신 김정기 박사(법학)는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경축사에서 ‘빨갱이’라는 용어가 친일잔재로 청산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학정, 해방정국의 혼란, 한국전쟁의 아픈 역사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너무 쉽게 그것도 성스러운 3.1운동 기념식장에서 분열을 조장하는 발언을 한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라고 의문을 표하면서 “소련이 제국의 해체를 겪고, 이후 공산주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최악의 이데올르기로 판명된 지 벌써 30여 년이 흘렀다.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책동을 일삼으며 각계각층에서 게릴라전을 벌이고 있는 종북좌파들에 대해서 빨갱이라는 용어를 쓰는 게 원래의 뜻에 부합하기도 하지만 얼마나 자연스러운가?”라고 ‘빨갱이’ 외침을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아니. 아무리 표현이 자유로운 나라라 할지라도 대통령을 빨갱이로 매도하다니… 법치의 나라에서 법치 기관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한심합니다!

브레이크 뉴스 문일석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