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발행인 칼럼] 미시간 한인사회를 미주 최고로 만들어 보자

– 주간미시간 발행 10주년 특집 칼럼

[주간미시간 발행인 김택용] = 2001년 10월 26일 주간미시간 창간호가 발행되었습니다. 미시간 한인사회에서 최초로 칼러판 주간지를 만들어 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당시에는 획기적인 일이었지만 지금 창간호를 보면 촌스럽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미시간의 여러분과 함께 해 온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었습니다. 이민사회에서 하루하루를 열심을 다해 살아가시는 여러분 모두는 저희에게 영웅이었습니다. 여러분을 주인공으로 한 기사를 쓰는 일은 그래서 보람이었습니다. 10년 동안 사랑해 주신 여러분을 생각하며 앞으로 10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자문하게 됩니다. 그래서 주간미시간 20주년이 되는 2021년이 되어 뒤돌아 볼 때 보다 나은 보람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주간미시간을 창간할 때 주위로 부터 반대가 많았습니다. 미시간 한인 사회 규모에서는 수익성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조언들이 많았습니다. 그 분들의 조언은 사실이었습니다. 미시간 거주 한인들이 약 3만 명이라고 하지만 광고를 할 수 있는 업체는 약 100여개 남짓, 신문사를 본격적으로 운영할 규모는 아니었습니다. 상황은 경기가 나빠진 지금 더욱 열악합니다.

사업을 하면서 수익을 내는 일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것만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창간호는 발간이 되었습니다. 저희에겐 미시간 한인사회에 어떤 가치를 창조할 수 있을까라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한인들이 있다고 또 단체들이 있다고 커뮤니티가 형성되지는 않습니다. 진정한 커뮤니티는 상호간에 교류가 이루어질 때 형성됩니다. 그런데 그런 교류가 갈등과 반목으로 상충되었다면 그런 문제를 풀어나가는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또 미국 사회와 보다 효과적으로 연결해서 이 땅에서 살아갈 우리의 후세들에게 튼튼한 기반을 넘겨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신문사 영업보다는 커뮤니티 홍보에 더욱 신경을 쓴 것은 사실입니다.

1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흥미로운 자극입니다. 오늘은 또 누구를 만나서 어떤 얘기를 나눌까, 하루하루가 즐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미시간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싶었습니다. 미시간의 파워 라인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고 그런 영향력이 우리 커뮤니티에는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언론인으로는 갖지 말아야 할 타이틀도 많이 가져 보았습니다. 가능한 많은 그룹에 소속되어 그곳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주지사 자문위원직을 맡은 것도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올해부터는 글로벌 미시간 특별위원회 산하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분과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중요한 직책을 맡아 한인 사회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 더욱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향력 있는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훌륭한 후세들이 나타나면 넘겨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입니다.

각종 한인 단체들의 굵직굵직한 이벤트에도 여러모로 관여해 왔습니다. 한인 단체들의 요청에 따라 주류사회와 연결하는 연락병 역할을 해왔습니다. 미국도 인맥이 없이는 아무 일도 안 되는 사회입니다. 보다 넓고 강한 인맥을 만들어 한인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앞으로도 마다하지 않고 돕겠습니다.

이런 커뮤니티 옹호 역할은 이미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유태인계 신문인 쥬이쉬 뉴스(발행인: 아써 호위츠), 히스패닉 계 신문인 라티노 뉴스(발행인: 엘리아스 구티에레스), 아럽계 신문인 아랍 어메리칸 뉴스(발행인: 오사마 씨블라니), 흑인계 신문인 미시간 크라니클(편집장: 뱅콜레이 탐슨)이 자신들이 속해 있는 커뮤니티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노력을 직간접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간미시간은 수년전 이들과 함께 5인방으로 뭉쳤습니다. 뉴미시간미디어라는 연합단체를 만들어 하이그 오사간이라는 웨인주립대 신방과 교수를 회장으로 옹립했습니다. 저희의 독자들을 다 뭉치면 13만 정도 됩니다. 가족 수를 합치면 4십~5십만이 될 것입니다. 이 숫자는 미시간의 어느 메이저 신문보다 독자수가 많은 것입니다. 이렇게 뭉친 저희들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우리가 속해 있는 커뮤니티를 주류사회에 부각시키는 일입니다. 또 커뮤니티내로 가져올 혜택을 찾는 일입니다.

소수인종 미디어들이 이렇게 뭉쳐있는 모습은 정부 기관은 물론 대기업들에게 영향력 있는 파트너 감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지난 달 채널 7 WXYZ TV – ABC TV Detroit와 파트너쉽 관계를 체결했습니다. 커뮤니티 소식을 메이저 방송사를 통해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미시간을 세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동 웹사이트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미시간에 있는 각종 재단들로 부터 후원을 받아 대대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첫 단추를 이미 끼었습니다.

미국 어느 곳에서도 없는 새로운 형태의 연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소수인종 미디어들의 연합 활동은 미시간은 물론 미국 전역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일으킬 것입니다. 미국에서 매일 6천만이 영어 이외의 언어로 정보를 얻고 있고 오바마 후보는 지난 대선 때 6천 4백만 표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앞으로의 미국은 소수인종 커뮤니티를 어떻게 연계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될 것입니다.

이런 맥락 속에서 우리 미시간 한인사회는 어디에 있습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무관심’입니다. 바쁜 이민 생활 속에서 각자 열심히 살아가지만 미래를 설계하고 준비하는 사업들에는 무관심한 것이 사실입니다. 커뮤니티를 이끌어가는 리더쉽도 부재한 상태입니다. 여러 가지 이름의 단체들이 있지만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활발하게 운영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모두가 지쳐있는 상태입니다. 수십 년 동안 이어오는 사업들을 답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한인사회에 구심점이 없다보니 제각기 뿔뿔이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구심점을 만드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격이 있는 지도자가 나서는 일은 이래서 절대적입니다. 리더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 리더가 되면 민심이 떠나 버리기 때문에 아무나 리더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미시간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리더가 커뮤니티 발전의 저해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리더를 뽑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매우 심각합니다. 보다 나은 미래를 가진 커뮤니티로 업그레이드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 중에는 아무도 희생하려는 분들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나 시켜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 오래전입니다. 미시간 대표 단체들이 이미 대표성을 잃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아무도 그들을 커뮤니티의 구심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더 큰 일을 계획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보잘것없는 권력이나마 차지하려는 무리들 때문에 한인회는 이미 파산 직전입니다. 어떻게 이런 지경에 왔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리지만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 조차 나서려 하지 않습니다. 혐오스런 곳에 뭐 하러 내 몸을 담구냐는 식입니다.

한인회가 중요한 것은 밝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구심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한인회가 매체를 만들어 자신들의 정당함을 공금을 들여 호소하는 수준에서 머무르지 말고 지역 사회를 화합시키는 선각자적인 희생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한인회를 살리려는 노력보다는 한인 사회를 살리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는 한인회를 일개 무리들의 사익이나 조장하고 하소연이나 들어 주는 방패막이용이 아닌 한인 사회 전체의 미래를 내다보며 설계하는 대승적인 단체로 정상화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의도에는 혐오 정치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치를 혐오스럽게 하여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이반하면 반사이익을 보는 집단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떠나면 소수가 전체를 대표해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이런 혐오 정치가 미시간에 있는 한인회들에도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이사회에서 혐오스런 행동을 하여 점잖은 사람들이 올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뜻을 같이하는 소수의 사람들만 남아 전체를 대표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매우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사회 운영도 제대로 해야 합니다. 언젠가 부터 이사회를 열 때 직접 참석하는 이사들보다는 위임장을 보내오는 사람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위임장을 제출하는 사람들은 그날 어떤 안건들이 토의될 지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보통 안건 공지에 기타사항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타 사항이라는 부분은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를 다루는 안건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상식적인 룰이 지켜지고 있지 않습니다. 지난달에 열린 한인회 이사회에서도 보궐선거라는 안건은 주요 안건에 올라있지 않았습니다. 위임장을 낸 이사들도 그런 내용을 다룰지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원래 이사회 안건은 Executive Committee에서 미리 정해져야 하고 이사회가 있기 전 모든 이사들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그 의제를 중요도를 보고 참석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의제에 올라있지 않은 안건을 당일 다뤄질 수 없습니다. 중요한 의제가 없는 것처럼 해 놓고 다수의 이사들이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날치기 통과를 했다는 의심을 받을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를 확인하고자 본보는 지난달 이사회에 위임장을 제출한 명단을 달라도 김종대 이사장에게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는 상황입니다.

올 초 이사회에서 회장 유고시 부회장이 잔여임기를 마친다고 결정이 내려진바 있습니다. 그래서 조미희 회장 대행이 내년 말까지 김영종 회장의 임기를 마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하지만 현 이사회는 회칙에 있는 잔여 임기 조항은 무시하고 회칙에도 없는 보궐 선거를 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런 내용을 결정하는 안건을 알고 지난 달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공지된 안건에는 이런 내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일 이사회에서 회칙을 먼저 개정하고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사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궐선거를 하기로 통과되었습니다. 아무런 내용도 모르는 위임 이사들이 제출한 위임장이 투표에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3만의 한인사회를 대표한다고 자처하는 한인회 이사회가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해 못할 이런 일들이 왜 계속해서 일어 나냐고 물으시면 바로 당신이 무관심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밖에서 한탄하는 바로 당신이 더럽다는 이유로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밖에 운영될 수 없는 것입니다.

한인회를 수십 년 동안 이끌어온 분들의 노고를 폄하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너무 오래했으니 이제 물러나야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런 말은 밖에서 해서는 안 됩니다. 불편하더라도 함께 동참하고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면서 더 좋은 결론을 보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도출해 내는 수고를 했어야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공법일지 모릅니다.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를 무시하고 등진 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책임져야 합니다.

아무래도 몇 명의 소수가 모여 동네일을 결정하는 것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서로 힘도 나누고 격려도 하고 때론 더 잘해보자는 취지에서 논쟁도 하고 얼마나 근사한 일입니까? 닫혀있는 우리의 마음을 다 열 때입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해 보아야 합니다. 디트로이트 시도 미시간 주도 다시 태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 커뮤니티도 우리 한인 사회를 정상화하는데 안간힘을 써야 합니다. 구세대도 좋고 신세대도 좋습니다. 배운 사람도 좋고 안 배운 사람도 좋습니다. 다 모여서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가지고 헌신하면 될 것입니다. 서로 반목하고 안보면 당장은 편할지 모르지만 결국은 더욱 큰 분열만 있을 뿐입니다.

한인회를 정상화해야하는 것은 전체 커뮤니티가 나갈 길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한인회를 이끌어온 분들이 한인회가 그래도 가장 중요한 단체라고 생각하신다면 가장 중요한 역할 즉 화합을 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없느니만 못합니다. 대표성을 수행하지 못하면서 가장 높은 머리로서의 대접만 받으려고 한다면 비난만 살 뿐입니다. 한인 사회를 살피려는 노력은 없으면서 대표라는 ‘장’자리가 주는 매력만 즐기려고 한다면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일 것입니다.

또 미시간 한인 사회의 문제 중에 하나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없다는 것입니다. 부당하고 비원칙적인 일이 벌어져도 아무도 나서서 말을 하지 않습니다. 사회 현상에 대해 아무런 의견 교환이 없습니다. 한국의 정치 상황에는 관심이 많으면서도 미시간 한인 사회가 잘못되어 가는 것에는 모두들 침묵합니다. 한국의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 놓으며 어떤 쾌감을 얻는지 모르지만 자기 동네가 엉망이 되어 가는 것에는 무관심하다면 이것은 비겁한 행동입니다. 로컬라이징(Localizing)이 안 되어 있는 글로벌라이징(Globalizing)은 한낮 신기루에 불과합니다. 한국 정치를 보고 흥분하는 당신, 이 동네를 위해 무슨 일을 하셨습니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을 위해 아무것도 안하신다면 아무도 떳떳할 수 없습니다.

자가당착에 빠진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미시간 한인 사회의 미래는 매우 밝습니다. 보다 능력 있는 인재들에게 의미를 부여해서 리더쉽으로 영입할 수 있다면 또 자라나는 후세들이 보다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줄 수 있다면 미시간 한인 사회는 전 미주 최고의 한인 사회가 될 것입니다. 저희 주간미시간 신문사는 우리 커뮤니티를 미주 최고의 한인 사회로 만들어 가는데 일조할 자신이 있는데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mkweek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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