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디트로이트의 희망을 함께 담아가는 친구들 ‘Detroit United Nations.’

– 디트로이트 사진사 이재승의 포토에세이(2)          – “Snap + Story, 디트로이트 네 이야기를 들려줘”

오늘은 본격적으로 디트로이트 이야기 꾸러미를 풀어 놓기 전에, 평소 저와 디트로이트 이곳 저곳을 돌아 다니며 함께 사진을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학기 들었던 전공 수업에서 비공식 작은 국가 연합이 탄생했습니다. 이름하여 ‘The United Nations.’ 여기에 속한 국가는 한국, 미국, 파키스탄, 스리랑카 단 4개국. 주된 활동은 함께 디트로이트 거리를 활보하며 사진 담기. 활동의 목적은 디트로이트의 여러 모습 담기 그리고 이 사진들을 본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찬 디트로이트를 꿈꾸게 하기. 혹은 함께 사진 찍으며 시간 떼우기(?).

연합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지난 가을학기 전공 수업 첫 날이었습니다. 수업 시작 전 새학기를 시작하는 설렘으로 책상에 앉아 있었습니다. 교수님이 오시기를 기다리는 동안 미리 프린트 해온 수업 계획서를 천천히 읽어보던 차에 옆에 있던 한 흑인 친구가 저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Are you from Korea? (너 한국에서 왔니?)” “Yes, I am. (응.)” 그리고 바로 함께 이어지는 “와우! 갱남스타일?”

디트로이트 야구팀인 타이거즈 야구 모자, 펑퍼짐 한 힙합 바지. 디트로이트의 전형적인 흑인 친구인 밀 (Ameer, 사진 맨 왼쪽)은 방금 차 안 라디오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들었다며 한국인인 저를 보고 무척이나 반가워 했습니다.

싸이로 말문을 튼 밀과 서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그 친구의 백팩 옆에 놓여 있는 큰 카메라 가방을 보고 그냥 던지듯 물었습니다. “그 카메라 가방.. 어떤 카메라를 쓰고 있냐? 나도 사진 좋아한다.” 밀은 자신의 카메라를 소개 시켜 주면서 바로 노트북을 펴 자신의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사진 속 장소는 이미 출사를 몇 번 나가봐 익숙 했던 곳. 사진 속 장소들을 보며 반가운 나머지 “나도 여기 사진 찍으러 가봤다”를 연신 남발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촬영이나 한 번 같이 가자 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이제는 최고의 사진 촬영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대니얼 (Daniel, 사진 가운데)은 역시 함께 수업을 듣던 친구 입니다. 파키스탄 이민자 출신인 이 친구는 원래 사진에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저와 밀이 디트로이트 다운타운으로 몇 번 사진을 찍으러 간다는 얘기를 하니, 똑딱이 카메라 (소형 디지털 카메라)를 하나 들고 왔습니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우리 사진 촬영 멤버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스리랑카에서 온 아밀라 (Amila, 사진 맨 오른쪽)는 전공 수업의 청강생이었습니다. 화학과에서 박사를 하는 부인을 따라 우리 학교에 온 이 친구는 스리랑카에서 사진 작가를 하고 영국 맨체스터까지 가서 사진 공부를 했을 정도로 이 분야에 일가견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에 와 따분한 시간을 보내 던 때에 커뮤니케이션 전공 수업과 사진 수업을 잠시 청강하게 되었고, 마침 수업 후 출사를 가는 저희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진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아밀라는 바로 관심을 가졌고,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교실에서 항상 같이 앉아 수업을 듣는 교수님이 저희를 보시고, 각기 다른 국가에서 온 친구들이 저렇게 모여 있으니 무언가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 주셨나 봅니다. 그리고 나온 우리의 별칭은 “The Untied Nations.” 저와 함께 디트로이트의 희망을 사진 속에 함께 담는 ‘디트로이트 사진가’들은 이렇게 모이게 되었습니다.

사진 설명 : United Nations가 함께 처음 사진을 찍으러 간 이곳은 디트로이트의 서쪽 길목에 위치한 델레이 (Delray, Detroit)입니다. 디트로이트의 중공업 지대인 이곳은 많은 공장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2007년, “디트로이트에서 가장 가까운 유령의 도시”로 소개할 정도로 황폐화 된 도시입니다. 하지만 그 황폐한 도시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고, 많은 가게가 문을 닫은 다운타운 거리에는 학교를 끝마치고 친구들끼리 장난을 치는 어린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 사진 촬영 정보
– 카메라 기종 : Canon EOS 60D
– 조리개 값 : 7.1
– 셔터스피드 : 1/100
– 흑백보정

– 이재승의 디트로이트 사진이야기
http://www.facebook.com/jsl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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