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

오바마, 디트로이트서 민주당 지원 유세…“투표로 변화 만들어야”

엘사예드·벤슨 지지 호소…생활비 상승·캐나다 관세·이란 전쟁 놓고 트럼프 행정부 비판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4일 디트로이트를 방문해 미시간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원 유세에 나선 오바마는 생활비 상승과 무역정책, 전쟁 문제를 거론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정부의 정책 방향에 책임을 묻고 정치적 변화를 만들어 낼 기회라며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이날 행사는 디트로이트 캐스 테크 고등학교에서 열렸다.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후보 압둘 엘사예드와 주지사 후보 조슬린 벤슨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이 참석했다. 미시간의 조기 대면투표가 시작된 날 진행된 이번 유세는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고, 선거에 대한 관심을 실제 투표 참여로 연결하려는 행사였다. 오바마는 특정 후보 한 사람의 승리를 넘어 민주당 후보들을 함께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오바마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선거에서 내세웠던 약속들을 차례로 언급했다. 물가를 안정시키고, 관세를 통해 재정적자를 줄이며, 불필요한 전쟁에 개입하지 않고, 국민에게 더 나은 의료보험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는 유권자들이 이러한 공약을 실제 집권 이후의 결과와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당시의 구호보다 정부가 국민의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가 가장 직접적으로 제기한 문제는 생활비 부담이었다. 오바마는 코로나19 이후 물가 상승에 지친 유권자들이 경제적 안정을 기대하며 트럼프를 선택했지만, 현재도 높은 비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생활비를 낮추겠다는 약속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되물으며 행정부의 경제적 성과를 비판했다. 연설은 물가 문제를 단순한 경제지표의 논쟁보다 가계가 매일 경험하는 부담의 문제로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캐나다와의 관계도 미시간 유권자들을 겨냥한 주요 쟁점이었다. 오바마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캐나다를 향한 대립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캐나다가 미시간의 중요한 교역 상대라는 점에서 양국 관계 악화와 무역장벽이 지역경제에 미칠 부담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이웃 국가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방식이 미국 국민에게 어떤 실질적인 이익을 주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란 전쟁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오바마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필요한 해외 전쟁에서 미국을 벗어나게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 행보는 그 약속과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전쟁 문제를 경제적 부담과 함께 제시하며 행정부의 판단과 정책 우선순위를 문제 삼았다. 이는 연설에서 오바마가 제기한 정치적 평가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책임론을 강조한 대목이다.

오바마는 백악관의 장식과 개조 문제를 거론하며 대통령의 관심이 어디에 집중돼 있는지도 비판했다. 국민들은 높은 생활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대통령은 호화로운 공간과 자신의 과시에 몰두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이러한 사례를 통해 공직자가 국민의 필요보다 개인적인 만족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의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엘사예드를 지지하는 대목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여정을 연결했다. 오바마는 낯선 이름과 출신 배경을 이유로 공격받았던 경험을 환기하며, 후보자의 배경을 둘러싼 공세보다 그가 제시하는 비전과 자질에 주목하도록 호소했다. 미시간이 과거 자신의 변화 메시지를 받아들였듯 새로운 후보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논리였다. 엘사예드의 도전을 자신이 경험했던 정치적 가능성의 연장선에 놓은 셈이다.

이러한 지지는 민주당 내부의 결집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엘사예드는 경쟁이 치열했던 당내 경선을 거쳐 후보가 됐으며, 본선에서는 공화당 마이크 로저스 후보와 맞서고 있다. 오바마의 방문은 경선 과정에서 나뉜 지지층을 모으고 민주당 유권자들의 참여 의지를 높이려는 행보다.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전직 대통령의 지원은 선거 막판 미시간 상원 선거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오바마는 벤슨을 비롯한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도 함께 강조했다. 연방 상원의원 선거와 주지사 선거 등 여러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만큼, 유권자들이 투표용지에 오른 다른 공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이번 방문은 엘사예드 개인을 위한 지원에 머물지 않고 미시간 민주당 전체의 선거운동에 힘을 보태는 행사로 진행됐다.

연설의 또 다른 축은 변화에 대한 기대였다. 오바마는 오랜 선거운동 경험을 언급하며, 유권자들이 새로운 방향을 갈망하는 선거에는 특별한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시간에서도 그러한 변화의 기운을 느낀다는 취지로 말하며 청중의 참여를 독려했다.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거를 통해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를 함께 제시한 것이다.

그는 이번 중간선거를 행정부의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규정했다. 대통령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유권자들이 의회 선거를 통해 견제의 힘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런 메시지는 생활비와 무역, 외교정책 등 서로 다른 쟁점들을 투표라는 하나의 행동으로 연결했다. 정책에 대한 실망이나 정치적 피로감이 투표 포기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호소이기도 했다.

이번 디트로이트 방문은 선거 막판 미시간을 둘러싼 양당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다. 공화당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의 방문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오바마의 지원을 발판으로 엘사예드와 벤슨에 대한 관심을 투표로 연결하려 하고 있다. 조기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양당의 경쟁은 이제 지지 의사를 밝힌 유권자들을 실제 투표장으로 이끄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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