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 한인사회

갈린 길크리스트 “한인 이민자 언어 장벽 해소하고, 정치자금 투명성 강화하겠다”

한국어 등 다국어 행정서비스 확대, 자동차보험료 인하 방안 검토, 유권자 개인정보 보호 약속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오는 11월 3일 미시간 국무장관(Secretary of State)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갈린 길크리스트(Garlin Gilchrist) 후보가 한인을 비롯한 이민자들의 언어 장벽을 해소하고, 선거자금의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운전면허 및 자동차 등록 업무의 편의성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 미시간 부주지사인 길크리스트 후보는 주간미시간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치자금 개혁, 이민자 보호, 다국어 선거서비스, 자동차보험료 부담, 인공지능(AI)에 따른 일자리 변화 등에 관한 질문에 답했다.

“기업의 검은 정치자금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

길크리스트 후보는 미국 정치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로 거대 기업과 부유층의 정치자금 영향력을 지목했다. 그는 “기업자금과 출처가 불투명한 다크머니(Dark Money)가 정치에 부패를 초래하고 민주주의를 잠식하는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tand Tall Agenda’라는 정치자금 개혁 구상을 제시했다. 투명성(Transparency), 책임성(Accountability), 기부한도(Limits), 공정한 경쟁환경(Leveling the Playing Field)을 중심으로 정치자금 공개 시스템을 개선하고, 선거자금 규정 위반에 대한 실시간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선거일 이후에야 정치기부금이 공개되는 허점을 없애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전에 후보의 자금 출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 참여에 언어 장벽이 있어서는 안 된다”

길크리스트 후보는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주민들이 선거에 참여하거나 국무장관 사무소를 이용할 때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권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투표용지를 제공받지 못한다면 이는 시민권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시간에서는 디어본의 아랍어, 햄트램크의 벵골어 등 일부 지역에서 다국어 투표용지를 제공하지만,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동일 언어 사용자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길크리스트 후보는 국무장관실의 언어접근성 태스크포스(Language Access Task Force)를 재정비해 지역별 언어 수요를 조사하고, 주 전역 131개 국무장관 사무소의 대면 서비스와 웹사이트, 무인 단말기, 선거자료의 다국어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외국어 구사 직원의 확보와 유지를 위해 직원 보수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인 언론과 정기적으로 소통하겠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선거가 끝나면 정치인과 소수민족 커뮤니티 사이의 소통이 줄어드는 문제도 제기됐다. 길크리스트 후보는 당선 이후에도 뉴미시간미디어와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주민들의 질문에 답하고 정부의 정책 추진 상황을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여러분이 언론을 통해 소통하는 주민들은 결국 제가 봉사해야 할 주민들과 같다”며 지속적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정기 소통의 구체적인 횟수나 형식에 대해서는 확정적으로 약속하지 않았다.

“자동차보험료 너무 비싸… 공공보험 도입 검토”

미시간의 높은 자동차보험료도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길크리스트 후보는 워싱턴 D.C.에서 미시간으로 돌아왔을 때 자동차보험료가 네 배로 증가했다는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미시간 자동차보험료가 여전히 전국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다른 주에서 시행하는 공공 자동차보험(Public Option)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운전자의 과거 교통위반 기록이 오랫동안 보험료에 불이익을 주는 문제에 대해서도 개선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자동차 번호판 등록 갱신을 현행 1년 단위에서 2년 단위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공공보험 도입이나 등록기간 연장은 아직 확정된 정책이 아니다.

“이민 신분과 관계없이 안전한 운전환경 조성해야”

길크리스트 후보는 체류 신분에 관계없이 일정한 요건을 갖춘 주민에게 운전면허 취득 기회를 제공하는 ‘Drive SAFE’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은 직장에 가고, 병원에 가고,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가기 위해 운전해야 한다”며 운전자 교육과 면허제도에 대한 접근성 확대가 공공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무장관실이 보유한 운전자와 유권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정당한 이유 없는 연방정부나 기술기업의 정보 이용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AI 시대, 이민자들에게 새로운 교육 기회 필요”

인공지능 발전으로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하는 이민자들을 위한 직업교육 문제도 제기됐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인 길크리스트 후보는 AI 시대에는 기술 지식뿐 아니라 비판적 사고, 논리적 판단, 협업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존 직업훈련 프로그램과 지역 비영리기관의 교육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직업훈련 정책은 국무장관의 직접적인 소관 업무가 아니라는 점도 인정했다.

“종교를 이유로 공직 후보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무슬림인 압둘 엘사예드 후보의 종교를 둘러싼 공격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길크리스트 후보는 “미국에서는 시민권에도, 공직에도 종교적 자격시험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며 종교를 이유로 정치인을 차별하는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미시간이 다양한 인종과 종교,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라는 점을 강조하고, 서로 다른 공동체를 분열시키려는 정치적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는 주민을 대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길크리스트 후보는 부주지사 재임 기간 추진한 운전면허 복원, 전과기록 자동 말소, 초고속 인터넷 확대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그는 국무장관실이 대부분의 주민들이 직접 이용하는 정부기관이라는 점에서 행정서비스의 품질이 정부 전체에 대한 신뢰와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길크리스트 후보는 “주민들이 자신이 미시간의 현재와 미래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싶다”며 모든 유권자가 차별이나 위협 없이 민주적 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한인사회의 언어 접근성, 자동차보험료 부담, 개인정보 보호 등 생활과 밀접한 문제들을 국무장관 후보에게 전달하고, 당선 이후에도 소수민족 언론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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