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 없는 로보택시 상용화 첫발…장기 성장성은 크지만 규제와 실행력이 관건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테슬라가 9월 3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자율주행 전용 차량 ‘사이버캡(Cybercab)’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테슬라의 자율주행 사업으로 집중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신차 공개가 아니라 실제 승객을 태우는 상업 서비스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테슬라는 이미 2024년 사이버캡을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실제 도로 위에서 유료 승객을 태우는 단계로 넘어갔다. 로이터에 따르면 9월 초 기준 텍사스에 등록된 테슬라 자율주행 차량은 약 420대이며, 이 가운데 사이버캡은 약 45대였다. 아직 규모는 작지만 테슬라가 자율주행 택시 사업을 실제 사업 모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시장 반응은 극적으로 엇갈렸다. 사이버캡 서비스 시작 당일인 9월 3일 테슬라 주가는 5%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다음 날인 9월 4일에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NHTSA가 사이버캡의 안전 기준 충족 여부와 자체 인증 과정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약 6% 하락했다. 결과적으로 하루 만에 상당 부분의 상승폭을 반납한 셈이다.
이번 사이버캡 출시는 테슬라의 기업 가치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테슬라의 핵심 사업은 전기차를 생산해 판매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로보택시 사업이 본격화되면 차량 한 대가 한 번 판매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테슬라가 직접 보유하거나 네트워크에 연결해 반복적으로 요금을 발생시키는 서비스 자산이 될 수 있다.
이 모델이 성공할 경우 테슬라는 단순한 전기차 제조업체가 아니라 자동차 제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차량 공유 서비스를 결합한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 투자자들이 테슬라에 높은 주가수익비율을 부여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런 미래 사업 가능성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규제다. 사이버캡은 운전대와 브레이크 페달, 사이드미러 등 기존 자동차에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장치가 없다. NHTSA는 테슬라가 최대 약 1,000대 규모의 사이버캡을 어떤 기준으로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자체 인증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기존 규정이 인간 운전자를 전제로 설계돼 있기 때문에 완전 자율주행 차량과 기존 안전 규정 사이의 충돌이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문제는 확장 속도다. 테슬라가 장기적으로 수십만 대 또는 수백만 대의 로보택시를 운영하려면 현재 수십 대 수준인 사이버캡을 수천 대, 수만 대 규모로 늘려야 한다. 오스틴에서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캘리포니아, 뉴욕, 시카고 등 다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려면 각 지역의 규제와 허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실제로 테슬라의 로보택시 확장은 과거 일론 머스크가 제시했던 일정에 비해 느리게 진행돼 왔다.
투자자 입장에서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발표가 아니라 숫자다. 사이버캡 차량 대수가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는지, 무인 운행 거리가 얼마나 증가하는지, 사고율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차량 한 대당 얼마나 많은 수익을 만들어내는지가 핵심 지표가 될 것이다.
투자 전략 역시 이에 맞춰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사이버캡 관련 뉴스에 따라 테슬라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규제 승인, 사고 뉴스, 서비스 도시 확대 소식에 따라 하루에도 큰 폭으로 주가가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발표 직전 급등한 주식을 추격 매수하는 전략보다는 가격 조정을 기다리는 편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중장기 투자자라면 ‘사이버캡이 성공할 것인가’라는 막연한 기대보다 실제 사업 확장 여부를 확인하면서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사이버캡이 수십 대에서 수백 대, 수천 대로 빠르게 늘고 새로운 도시로 서비스가 확대된다면 장기 성장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규제 문제가 장기화되거나 서비스 확대 속도가 기대보다 느리고 경쟁사와의 격차가 커진다면 테슬라 주가에 포함된 자율주행 프리미엄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9월 3일 사이버캡 출시는 테슬라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성공 여부는 화려한 발표가 아니라 앞으로 몇 년 동안 실제 도로에서 얼마나 많은 사이버캡이 운행되고,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테슬라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기 뉴스에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자율주행 사업의 실행 속도와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사이버캡은 테슬라의 미래를 바꿀 잠재력이 충분하지만, 그 잠재력이 실제 기업 가치로 전환되는 과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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