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이 호가보다 낮게 거래
미국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매물 하나를 놓고 여러 명의 구매자가 경쟁하며 매도 희망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흔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구매자가 가격을 협상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Redfin에 따르면 2026년 4월 미국에서 거래된 주택 가운데 약 60.5%가 최초 매도 희망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됐다. 미국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Seller’s Market’에서 ‘Buyer’s Market’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텍사스와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팬데믹 기간 집값이 크게 올랐던 지역에서 가격 조정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4월 San Antonio에서는 매도자의 58.7%가 처음 내놓은 가격을 낮췄고, Austin은 55.8%, Phoenix는 50.8%, Dallas는 50.5%가 가격을 인하했다. 이들 지역은 현재 매도자 수가 매수자보다 크게 많아 대표적인 Buyer’s Market으로 분류되고 있다.

왜 집값을 깎아주기 시작했나
가장 큰 이유는 높은 모기지 금리다. 집값은 지난 몇 년 동안 크게 올랐지만 모기지 금리까지 6%대에 머물면서 실제 주택 구매자의 월 부담은 상당히 높아졌다.
2026년 4월 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약 6.33%였다. 같은 달 미국 주택의 중간 판매가격은 약 39만6,000달러로 전년보다 2.4% 상승했다. 즉 주택가격 자체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높은 금리 때문에 구매자들이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또 하나의 변화는 주택 재고다. 미국의 판매 중인 주택 수가 늘어나면서 구매자에게 선택권이 많아졌다. Redfin에 따르면 4월 미국 주택시장에서는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약 46.5% 많았다. 이런 시장에서는 구매자가 가격뿐 아니라 수리비, 클로징 비용, 모기지 금리 Buydown 등을 놓고 협상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집주인들도 현실적인 가격으로 조정
미국 전체 매도자의 35.4%는 지난 4월 한 차례 이상 매도 희망가격을 낮췄다. 가격을 내린 경우 평균 인하폭은 약 4%였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들어 가격 인하 비율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이 다시 급등하고 있어서라기보다 집주인들이 처음부터 보다 현실적인 가격으로 매물을 내놓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원하는 가격을 받지 못해 아예 집을 시장에서 철회하는 집주인들도 늘고 있다. 4월에는 전체 매물의 5.8%가 시장에서 철회됐는데, 이는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 가운데 하나다.
미시간도 이제 가격 협상이 중요
미시간 주택시장도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구매자 입장에서는 과거보다 가격 협상을 시도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
다만 Northville, Novi, Troy, Ann Arbor처럼 학군이 좋고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전국 평균과 다른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같은 도시에서도 좋은 학군에 위치한 상태 좋은 주택은 여전히 여러 구매자가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미국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해석하기보다는 지역별로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의 협상력이 달라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특히 지금 집을 구입하려는 사람이라면 Asking Price만 보고 판단할 필요가 없다. 주변의 최근 실제 거래가격을 확인하고, 매물이 시장에 나온 기간과 가격 인하 이력을 살펴본 뒤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팬데믹 당시의 주택시장이 “얼마를 더 얹어야 살 수 있는가”를 고민하던 시장이었다면, 2026년의 미국 주택시장은 점차 “얼마를 깎을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