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한인 위상 높인 두명의 ‘뉴 아메리칸 히어로’

뉴 아메리칸 히어로 상을 받는 제이슨 박(오른쪽) 예비역 육군 대위

두 명의 한인 전쟁영웅이 미국에 특별한 기여를 한 한인들에게 수여되는 ‘뉴 아메리칸 히어로’(New American Hero) 상을 수상했다.

조지아 아틀란타에 소재한 한미우호협회(회장 박선근)은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에서 고립된 동료를 구출하다 전사한 해군 특수요원 고 제임스 에릭 서(James Eric Suh) 병장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순찰 중 폭발물이 터져 두 다리와 두 손가락을 잃은 제이슨 박(Jason Pak) 예비역 육군 대위를 ‘뉴 아메리칸 히어로’로 선정하고 지난 23일 시상했다.

뉴 아메리칸 히어로 상은 한인들 가운데 미국사회 발전에 특별한 기여를 해 한인들이 미국사회에서 이방인이 아니라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구성원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한인사회의 위상을 드높인 ‘영웅’들에게 수여되고 있다.

그동안 테네시 낙스빌에서 무료 클릭닉을 운영해 수천명의 저소득 근로자들을 치료해온 의사 톰 김 박사, 군의관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터지지 않은 폭탄이 몸에 박힌 병사를 살려내기 위해 헬멧을 쓰고 목숨을 건 수술을 해 성공한 존 오 중령, 인종차별로 수영장에 못들어갔지만 굴하지 않고 모래 위로 다이빙 연습을 해 아시안계 최초로 1948년과 1952년 올림픽 다이빙에서 미국에 금메달을 안겨준 세미 리 박사 등이 수상했다.

이날 첫 수상자는 고 제임스 에릭 서 병장이었다. 해군 특수부대(SEAL) 요원이던 서 병장은 2005년 6월 탈레반 지도자 아흐마드 샤를 체포하기 위해 투입되었던 동료 대원들을 구출하기 위해 헬리콥터를 타고 출동했다가 탈레반의 공격으로 헬리콥터가 격추당하면서 목숨을 잃었다.

전사한 아들 대신 이날 상을 받은 아버지 솔로몬 서 씨는 “제 아들의 중간 이름은 원래 에릭이 아니었다. 초등학교 친구인 에릭이 총기사고로 죽자 그 친구의 어머니에게 앞으로 자기가 아들이 될테니 슬퍼하지 말라며 자기의 중간이름을 친구의 이름인 에릭으로 했다”고 말했다. (아래 사진)

서 씨는 “2005년 구출작전에서 제 아들은 차출된 것이 아니라 저격수가 필요하다고 하니까 번쩍 손을 들고 자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가 자식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군인으로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까닭에 저는 아들의 묘비에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 더 큰 사랑이 없나니’라는 성경구절 요한복음 15장 13절을 새겨놓았다”고 밝혔다.

서 씨는 상금으로 받은 1만 달러를 결핵환자 치료 등 북한에서 인도주의적 활동을 하고 있는 유진벨 재단에 기부할 것이라며 고 제임스 서 병장을 3살 때부터 아버지이자 어머니로 키워왔기 때문에 아들의 성격을 잘 안다며 이곳에 기부하는 것을 잘하였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수상자는 제이슨 박 예비역 대위였다.

그는 용산 미군기지에서 태어난 한인 2세로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후 육군 보병 2사단 소속으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지 40일 만인 2012년 12월12일, 도보 순찰 도중 탈레반이 설치한 급조폭발물(IED)이 터지면서 크게 다쳤다.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소대원들부터 피신시킨 그는 두 다리와 손가락 2개를 잃었다.

의족을 하고 연단에 선 박 대위는 “10살 때 미국으로 이민 와 30년동안 군인을 하셨던 아버지를 통해 열정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것과 나라를 위해 사는 것을 배웠다”며 “아버지는 1993년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했고 나는 2011년에 졸업해 한인 최초로 부자가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경우가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인(Korean American)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자부심이 크다며 “한인문화에서 권위와 어른에 대한 존경과 근면을 배웠고 미국문화에서 독립,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등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신체 부상이 내게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나는 지금 내가 원하는 만큼 키를 높게 할 수 있고 발가락 냄새도 없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박 대위는 “두 다리를 잃고 나는 더 현명해지고 작은 것에 감사하는 것을 배웠다”며 “우리 모두는 크든 작든, 신체적인 것이든 감정적인 것이든 다 환난 가운데 있는데 이를 받아들이고 돌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어려움은 성공의 동기가 되어왔다”며 “나는 지금 보잉 회사에서 풀타임 직원으로 일하고 있고 마라톤도 완주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특별한 목적을 갖고 이 어려움을 허락하셨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다룰 수 있을만큼 도전을 허락하신다”고 말했다.

박 대위는 상금 1만 달러를 부상당한 군인과 군가족을 돌보는 비영리단체인 아메리칸 펀드에 기부할 예정이다.

래리 엘리스 한미우호협회 의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이날 행사에서는 김성진 주애틀랜타총영사가 축사하고, 프랭크 블레이크 전 홈디포 회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블레이크 회장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 제8군 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의 손주 사위라는 인연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밴 플리트 장군은 한국전쟁에 공군 장교로 참전했던 외아들이 전사하는 일을 겪었으나 한미재단을 설립하고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 건물을 신축하는 등의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이날 시상식에는 호프 존스크릭 유스 오케스트라와 가야금 연주자 유순형 씨가 음악을 연주했으며, 한국전참전용사회를 비롯해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고 제임스 에릭 서 병장(오른쪽)
고 제임스 에릭 서 병장의 묘비
자신의 의족을 보이고 있는 제이슨 박 대위

출처: 케이아메리칸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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