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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물건이 늘 절약은 아니다… 가정용품, 어디에 돈을 써야 할까

안전·내구성·사용 빈도 따져 구매해야…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오래 쓰는 가치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할인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 가구와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도 가장 먼저 가격표를 비교한다. 그러나 구입 당시 아낀 돈이 나중에 더 큰 지출로 돌아올 수 있다. 반대로 비싼 제품을 샀다고 반드시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가정용품을 현명하게 구매하려면 가격과 함께 사용 기간, 유지 비용,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AARP는 최근 가정용품 구매 안내 기사에서 품질에 투자할 만한 항목으로 스마트 조명, 영상 초인종, 스마트 온도조절기, 주택 에너지 진단, 인덕션, 매트리스, 주방 소형가전, 문턱이 낮은 샤워실, 바닥재, 난방기를 소개했다. 반면 장식용 보조가구, 화분, 부분 깔개, 침대 시트, 유리잔은 비교적 저렴한 제품을 선택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내구성과 안전에 영향을 주는 설비에는 예산을 배분하고, 교체하기 쉽거나 장식적인 물품에서는 지출을 조절하라는 취지다.

이러한 구분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려면 먼저 ‘우리 집에서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같은 제품이라도 가정마다 가치는 달라진다. 매일 요리하는 집에서는 주방기기의 성능과 청소 편의성이 중요하지만, 간단한 음식만 만드는 집에서는 복잡한 기능이 불필요할 수 있다. 손님이 자주 오는 가정과 혼자 생활하는 가정의 가구 선택 기준도 같을 수 없다.

구매 비용을 사용 횟수로 나눠보는 방법은 판단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100달러짜리 제품을 1년에 열 번 사용하면 한 번 사용할 때 드는 구입 비용은 10달러다. 반면 300달러짜리 제품을 5년 동안 매주 세 번 사용한다면 회당 구입 비용은 약 38센트다. 물론 전기료와 수리비를 제외한 단순 계산이지만, 가격표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가치를 보여준다.

교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놓치기 쉽다. 작은 생활용품은 고장 나면 쉽게 바꿀 수 있지만, 설치가 필요한 제품은 철거비와 운반비, 시공비까지 들어갈 수 있다. 제품을 교체하는 동안 생활에 불편을 겪거나 일을 쉬어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견적을 받을 때는 제품 가격뿐 아니라 설치에 필요한 전체 금액과 기존 제품 처리 비용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다.

‘좋은 제품’의 의미를 분명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높은 가격에는 내구성뿐 아니라 브랜드, 디자인, 유행, 부가 기능의 가치가 포함될 수 있다. 소비자는 자신이 지불하는 돈이 어느 부분에 쓰이는지 구별해야 한다. 외관은 평범해도 필요한 기능이 충실하고 수리가 쉬운 제품이 생활에는 더 적합할 수 있다.

특히 보증서는 구입 전에 읽어야 한다. 보증 기간이 길더라도 부품만 보장하고 출장비나 인건비는 제외하는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 고장이 났을 때 어디에 연락하는지, 가까운 지역에서 수리받을 수 있는지, 교환이나 반품은 어떤 조건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판매 직원의 설명과 실제 보증 내용이 일치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스마트 기능이 있는 제품은 사용 편의성을 직접 따져봐야 한다. 휴대전화로 조작하는 기능이 어떤 사람에게는 편리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부담일 수 있다. 가족이 대신 설정해 주더라도 평소 사용하는 사람이 기본 조작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인터넷 연결이 끊겼을 때의 작동 방식과 추가 구독료 유무도 구매 전에 확인할 항목이다.

안전을 위한 지출은 현재의 불편뿐 아니라 앞으로의 생활 변화까지 고려해 결정할 수 있다. 욕실을 고치거나 조명을 바꿀 계획이 있다면 출입 동선, 손이 닿는 위치, 청소 방법 등을 함께 검토하는 식이다. 다만 특정 제품을 설치했다는 이유만으로 공간 전체가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주변 환경과 사용하는 사람의 신체 조건까지 살펴야 한다.

에너지 절약을 내세우는 제품은 광고 문구보다 계산이 우선이다. 가령 기존 제품보다 250달러 비싼 제품이 매년 50달러를 절약한다면, 추가 지출을 회수하는 데 단순 계산으로 5년이 걸린다. 이는 설명을 위한 가정이며 실제 절감액은 사용 습관과 요금에 따라 달라진다. 설치비나 유지비가 추가되면 회수 기간은 더 길어진다.

장식용품은 구매 속도를 늦추는 것만으로도 지출을 줄일 여지가 있다. 매장에서 마음에 든 물건을 즉시 사기보다 집에 놓을 위치와 크기를 확인하고 기존 물품과 어울리는지 살펴보는 방식이다. 할인율이 높더라도 놓을 공간이 없거나 비슷한 물건을 이미 갖고 있다면 구매 필요성은 낮다.

중고 제품을 검토할 때도 가격 외의 조건을 따져야 한다.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지, 운반이 가능한지, 세척이나 보수에 얼마가 필요한지가 중요하다. 저렴하게 구입했더라도 추가 작업에 시간과 돈이 많이 들면 예상했던 절약 효과가 줄어든다. 새 제품과 중고 제품의 최종 비용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

가족끼리 구매 기준을 미리 정해두면 충동구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일정 금액 이상의 물품은 하루 이상 기다린 뒤 결정하거나, 필요한 기능을 세 가지 정도 적고 그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부터 비교할 수 있다. 판매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예산을 정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할인은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살 때 의미가 있다.

은퇴를 앞두거나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는 가정이라면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우선순위를 세울 필요가 있다. 현재 고장 위험이 있는 물품,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 단순히 바꾸고 싶은 물품을 구분하면 예산을 배분하기 쉬워진다. 구매 후에도 수리나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응할 자금을 남겨두는 판단이 필요하다.

결국 가정용품의 가치는 가장 비싼 제품이나 가장 싼 제품이라는 이유로 결정되지 않는다. 필요한 기능을 갖추고, 사용할 사람이 편리하게 다룰 수 있으며, 유지와 교체 비용까지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구매 전 잠시 시간을 들여 이러한 조건을 확인하는 습관이 생활의 만족도와 가계 지출을 함께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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