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보다 ‘중앙값’을 봐야 현실이 보인다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미국 가계의 재정 상태를 볼 때 가장 많이 쓰는 지표 중 하나가 순자산(Net Worth)이다. 순자산은 집, 자동차, 은퇴계좌, 투자계좌, 예금 등 모든 자산에서 모기지, 자동차 대출, 학자금 대출, 신용카드 빚 등 부채를 뺀 금액이다.
공식은 간단하다.
순자산 = 총자산 – 총부채
예를 들어 집 가치가 40만 달러이고 모기지가 20만 달러 남아 있으며, 은퇴계좌와 예금이 15만 달러, 자동차와 기타 자산이 3만 달러라면 총자산은 58만 달러다. 여기에 남은 부채가 22만 달러라면 순자산은 36만 달러가 된다.

평균과 중앙값은 크게 다르다
연령대별 순자산을 볼 때 주의해야 할 점은 평균 순자산과 중앙값 순자산이 다르다는 것이다. 평균은 전체 순자산을 조사 대상 가구 수로 나눈 값이고, 중앙값은 전체를 순서대로 세웠을 때 정확히 가운데에 있는 값이다.
미국은 상위 부유층의 자산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평균 순자산은 실제 보통 가구의 재정 상태보다 훨씬 높게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미국 가정의 현실을 보려면 평균보다 중앙값을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원문은 연방준비제도 2022년 Survey of Consumer Finances 자료를 기준으로 연령대별 평균과 중앙값 순자산을 비교했다.
20~30대: 자산 형성의 출발점
20대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기다. 소득은 아직 낮고, 학자금 대출이나 자동차 대출이 남아 있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중앙값 순자산은 비교적 낮게 나타난다.
30대가 되면 소득이 늘고, 첫 주택 구입이나 은퇴계좌 적립이 시작되면서 순자산이 증가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결혼, 육아, 주택 구입, 자동차 구입 등 지출도 함께 늘기 때문에 자산 증가 속도는 개인별로 크게 차이 난다.
40대: 가족 부양과 자산 축적이 겹치는 시기
40대는 경력상 소득이 높아지는 시기지만 동시에 자녀 양육비, 교육비, 주택비, 보험료 등 지출도 커진다. 표에서 40~44세 중앙값이 35~39세보다 낮게 나타나는 것도 이런 부담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40대 후반으로 가면 소득 증가, 주택 자산 상승, 은퇴계좌 적립 효과가 나타나면서 순자산이 다시 늘어난다. 이 시기에는 부채를 줄이면서 은퇴 저축을 꾸준히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50대: 은퇴 준비의 승부처
50대는 순자산이 크게 증가하는 시기다. 50~54세의 평균 순자산은 약 113만 달러, 중앙값은 약 27만 달러이고, 55~59세는 평균 약 144만 달러, 중앙값 약 32만 달러로 올라 간다.
이 시기는 소득이 정점에 가까워지고, 은퇴 계좌 잔고도 본격적으로 커질 수 있다. 주택 가치 상승과 모기지 상환도 순자산 증가에 기여한다. 하지만 은퇴가 가까워지는 만큼 투자 손실을 회복할 시간이 줄어든다. 따라서 무리한 투자보다 401(k), IRA 등 세제 혜택 계좌를 최대한 활용하고, 부채를 줄이며, 현금흐름을 점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60대 이후: 순자산의 정점과 인출의 시작
60대와 70대 초반은 순자산이 가장 높은 구간으로 나타난다. 65~69세 평균 순자산은 약 183만 달러, 중앙값은 약 39만 달러다. 70~74세는 평균은 다소 낮아지지만 중앙값은 약 43만 달러로 표에서 가장 높다.
이 시기에는 은퇴가 시작되면서 근로소득이 줄거나 사라질 수 있다. 대신 사회보장연금, 은퇴계좌 인출, 연금, 투자소득, 주택 자산 등이 생활비의 중심이 된다. 순자산을 키우는 것뿐 아니라, 어떻게 인출하고 유지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진다.
순자산을 높이는 현실적인 방법
순자산을 늘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자산을 늘리거나, 부채를 줄이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고금리 부채부터 줄이는 것이다. 신용카드 빚처럼 이자가 높은 부채는 순자산 증가를 방해한다. 동시에 은퇴계좌 납입을 꾸준히 늘리고, 회사의 401(k) 매칭이 있다면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주택을 보유한 경우에는 모기지를 상환하면서 홈에퀴티가 늘어난다. 투자계좌와 은퇴계좌는 장기적으로 복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남과 비교해 조급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순자산을 매년 기록하고 개선 방향을 잡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