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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한일 골프 대항전이 주는 짜릿한 우정

– 올해는 일본이 승리, 전적은 3대 2로 한국이 앞서

‘골프 한일전’ 이라고 하면 국가 대표들끼리 매년 갖는 한일간 국가 대항전이 떠오른다. 올해 남자 대표 선수들끼리 벌인 한일전에서 양용은, 김경태 선수의 활약으로 작년의 패배를 설욕한 바 있다.

‘골프 한일전’은 미시간에도 존재한다. 미시간 한인 사회 자동차 업계 종사자들과 일본 엔지니어들간의 정기전이 매년 이뤄지고 있다. 바쉬 오토모티브에 근무하는 이영재 현 KPAI 골프 커미셔너가 핸디가 2인 일본인 동료에게 한일 정기전에 대해 제안하면서 2009년부터 시작된 ‘Freindship Cup’은 올해까지 5번째 열려왔다.

지난 24일 캔튼에 위치한 피전런 골프장에는 한인 사회와 일본 사회를 대표하여 각각 12명의 선수들이 모였다. 한일 양팀 선수들의 각오와 긴장감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조가 편성되고 상대해야 할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면서도 상대가 어떤 선수인지 눈치를 살피는 신경전도 대단했다. 퍼팅이나 칩샷 연습을 하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약점과 장점을 찾아 내려는 눈빛이 날카롭게 느껴졌으며 나 때문에 우리 팀이 지면 안된다는 약간의 긴장감이 게임에 대한 흥미를 배가시켰다.

통산 전적은 3대 1로 한국 팀이 앞서고 있었다. 닛산 자동차 구매 부장인 일본 팀 주장 행크 미즈사와 씨는 “이번 대회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최고 정예 선수로 구성했다”며 승리에 대한 의욕을 불살랐다.

한국 팀도 만만치 않았다. 주장인 이영재 씨가 부득이하게 참석을 못했지만 요즘 상승세인 윤광식 씨가 주장 완장을 찾다. 파워 플레이어인 임성훈씨도 버티고 있어 든든해 보였다. 총 27홀을 플레이하는 경기는 팀매치와 개인 매치로 이루워 졌다. 첫번째 9홀은 2볼 스크램블로 두 명의 선수중 더 좋은 볼을 골라 치는 방식이고 두번째 9홀은 두명이 모두 플레이를 한 다음에 더 나은 스코어 끼리 겨루어 승부를 가르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9홀은 한 명씩 상대를 골라 홀매치를 하는 방식이었다.

일본팀은 강했다. 작년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모두 싱글 핸디캡 플레이어들로 12명을 구성했다. 이번 대회를 이기기 위해 본 코스에서 연습 라운드를 도는 등 각별한 준비를 했다. 일본 선수들은 드라이버부터 숏게임과 퍼팅까지 거의 실수를 하지 않았다. 페어웨이와 그린 적중률이 매우 높았다. 드라이브 샷을 실수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일본인들이 기본기에 충실하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엔지니어들이 이렇게 탄탄한 실력을 갖추었다는 점은 놀라울 정도였다.

반면 한국 팀은 A급 선수들이 다수 빠지면서 정예팀이 구성되지 못했다. 한인 사회 최고의 선수들을 초청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참가 자격이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들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도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올해 경기는 일본 팀이 승리했다. 통산 전적은 3대 2로 한국 팀이 앞서고 있지만 일본팀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경기를 마치고 양팀의 선수들은 일본 식당에 서로 편안한 마음으로 농담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한일간의 역사적인 갈등은 모여 우정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는 그동안 쌓아온 한일 엔지니어들간의 우정이 그대로 나타났다.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한국 팀 주장인 윤광식 씨와 일본 팀 주장인 행크 미지사와씨는 ‘프랜드쉽 컵’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이런 우정의 관계는 비지니스에도 연결이 된 사례가 있다. 전화 인터뷰에서 이영재 씨는 “특히 닛산 구매부장인 행크씨의 도움으로 닛산에 접근이 용이해 진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그룹들이 이렇게 정기적인 골프 회동을 통해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고무적이다. 이 자리에 함께한 일본 선수들도 “미국 어느 지역에서도 찾기 어려운 독특한 만남인것 같다”며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골프를 이렇게 긴장하며 정성스럽게 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프랜드쉽 컵만이 줄 수 있는 짜릿함이라고 자랑했다.

멀고도 가까운 나라,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미시간이라는 세팅에서 이렇게 만나 우정을 쌓을 수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과거를 잊을 순 없겠지만 과거에만 연연해서 미래 지향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를 포기해야 한다면 어리석은 일이기 때문이다. 기자는 “2010년 센서스에 따르면 미시간에 거주하는 아시안들의 가구당 평균 수입이 약 $92,000로 백인을 비롯한 모든 인종을 포함해 최고 수준이어서 자랑스럽다”고 말하고 “미시간에서 주인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한일간의 갈등이 내 생각에도 영향을 주어 그동안 일본인들과 친구가 된 적은 없다. 하지만 오늘부터 그런 편견을 떨져 버릴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전하자 몇명의 일본인들은 악수를 청하며 환영했다.

한국과 일본이 가지고 있는 아픈 역사로 인한 멍에가 후세들을 짖누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과 일본인들이 서로에 대해 편견과 오해를 가지고 대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나라에게는 저도 일본에게는 지면 안된다’ 는 말이 양국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이런 문제점의 존재를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만남과 대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그래서 서로를 이해하며 갈등의 소지를 없애다 보면 멀어졌던 마음도 가까워 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미시간에서 한국과 일본 커뮤니티를 대표해 열리는 한일 정기 골프 대항전인 프랜드쉽 컵은 골프가 주는 흥미 못지 않게 재미있는 미래를 그려가는 밑거름이 될 것 같은 기대감을 준다.

mkweek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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