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상용 장로 자서전 출판 기념식에서

[앤아버=주간미시간] 김택용 기자 = 남상용 장로가 한 평생의 삶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단돈 4 달러로 시작한 미국 생활에서 천만장자가 된 ‘꿈과 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남상용 장로는 한국 전쟁이후 폐허가 된 조국을 보며 건축 학도가 되기를 결심했다. 유학길에 오른 그는 비행기 표값을 아끼기 위해 2주동안 배를 타고 1964년 미국에 도착한다. 온갖 아르바이를 하며 미시간대학교 건축과 석사과정을 졸업한 그는 부동산 임대업 사업에 성공하여 천만장자가 된다.
하지만 그는 많은 재산에 걸맞지 않는 소박한 집에 살며 한국 자동차를 자랑스럽게 타고 다닌다. 자신을 위해 쓸 돈을 줄여 더 큰 꿈에 사용하기 시작한 그는 미시간 대학에 한국학 연구소를 세우는 초석을 마련한다. 중국, 일본 도서에 비해 현격하게 적은 한국 관련 도서를 보유하고 있는 미시간 대학 도서관을 안타깝게 여겨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미시간대 상설 한국 미술관 설립에도 관여했다. 그랜 래피즈에 있는 캘빈대학교에 한국어 과정이 설립되도록 후원해 선교사 자녀들이 혜택을 받게했다. 그의 지원은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연변과기대까지 뻗어 나가기도 했다.
2010년 위암 4기 판정을 받아 주위에 충격을 주었으나 지인들과 가족들의 기도로 기적적인 회복을 경험하고 있는 그는 아직도 못다 이룬 꿈을 향해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다.
16일 미시간 대학 골프클럽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약 200 명의 지인들이 참석해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이훈경 디트로이트 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는 개회 기도에서 투병중에 회복을 감사해하고 앞으로도 더 큰 꿈을 성취하는 복된 삶이 되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동생인 소설가 남상미 장로는 형제애가 특히 깊었던 오빠에게 감사를 전했다. 납북된 아버지를 대신해서 아버지 역할을 하며 동생들을 보살폈던 오빠는 하지만 항상 멋과 낭만이 있었던 사람이었다고 묘사했다.
차인홍 교수도 4시간씩이나 운전을 해서 달려왔다. 윌체어에 몸을 싣고 축하 연주 한 곡을 바이올린에 싣기 위해서였다. 남 장로와 오랜 세월을 함께해온 앤아버 한인 교회 성도들과 헵시바 여성중창단이 입을 모아 찬양을 올렸다.
손 목사는 “위암 말기 진단을 받고 새카맣게 타들어가는 남 장로님을 뵙고 전 교인과 함께 매달리며 기도했다”고 말하고 “이제 다시 회복의 은혜를 주신 하나님게 영광을 돌린다”고 밝혔다.
남상용 장로는 “여기 모인 모든 분들이 내게는 너무나 소중한 친구들이다”라고 말하고 “한국과 동포가 잘 되는 일을 함께 꿈꾸자”고 전했다. 그는 단독 인터뷰에서 “와병중 이대로 끝난다면 미완성의 인생이다”라는 마음으로 회복을 기원했다고 전하고 “7개월 동안 11번의 치료를 받으면서 회복이 되면 미시간대 한국학을 위해 천 만 달러까지 지원할 것과 앤아버 한인사회를 위한 커뮤니티 센터를 만들 꿈을 꾸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젊은이들이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한민족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후세들을 위해 아직도 할일이 많다”는 의지를 놓치지 않았다.
빈털털이가 꾼 억만 장자의 꿈이 담긴 이 책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청지기적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어떤 꿈을 품고 살아가는지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어 놓는지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도서 출판 토기 장이에서 발행한 이 책은 앤아버 한인교회를 통해 구입할 수 있으며 한국 주요 서점과 인터넷 서점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자서전 판매 수익금 전체는 앤아버 지역에 와 있는 170여개 국 유학생들을 복음화하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앤아버 한인교회 손경구 목사가 설명했다. 워쉬트나에 있는 350개의 교회들과 만 명의 중보자들이 모여 이 지역을 Holy City로 만들어 나가는 기초가 될 것이라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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