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발행인 칼럼] Give and Take(?)

– 한미 교류의 날 행사 이후 사후 조치 필요하다
유부철 회장이 로건 경찰국장에게 한인들의 고충을 전달하고 있다.

미시간 상공회의소가 27년간 뜻깊은 행사를 이어왔다. 매년 추수감사절이 되면 ‘한미 교류의 날’ 이라는 이름아래 온 한인 사회 비지니스들이 마음을 모아 모금 활동을 벌이고 그렇게 조성된 기금으로 천여 마리의 터키를 구입해 불우한 디트로이트 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 행사는 미시간 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행사중 가장 큰 것 뿐만 아니라 미시간 한인사회가 미국 커뮤니티와 함께 벌이는 가장 의미있는 행사중에 하나이다. 3주 동안 200여 업체들의 문을 두드리며 회장단은 때론 수고한다는 격려의 말을 때론 이제 그만하자는 질책의 말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올해도 어려운 경기속에서도 2만 달러가 넘는 기금이 조성되었고 터키 전달 행사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올 행사는 Fox 2 디트로이트 채널과 디트로이트 대표 일간지를 통해서도 보도되었다. 그동안 회장단과 이사진들이 고생하며 또 한해를 마무리하는 행사를 성공적으로 끝냈지만 정말 해야 할 일은 이제부터 인 것 같다.

상공회의소는 한미 교류의 날 행사에 동참하여 기부금을 전달하는 한인 상공인들의 바램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디트로이트 지역에서 세탁소나 뷰티써플라이를 운영하는 한인들이 보다 안전하게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디트로이트 시가 재정난을 겪으면서 심각한 경찰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보니 치안 상태가 열악하다. 연말을 맞아 언제 또 절도 및 강도 사건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빠져있는 상공인들의 형편을 잘 알고 있는 상공회의소 측은 마음이 급하다.

27년간 추수감사절을 맞아 디트로이트 서민들을 위해 성의를 베풀어 왔다. 이런 행사를 통해 경찰 당국이나 시 당국과 관계를 맺어 왔다면 그 후에 상공인들이 바라는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속적인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 냉동 터키를 전달해 주고 고맙다는 말만 듣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행사를 통해 누구를 만나면 되는지 알았다면 만나서 우리의 고충을 전달하는 모임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한다. 27년간 관계는 쌓아 왔는데 실질적인 혜택을 얻지 못했다면 그건 문제다. 그래서 한미 교류의 날 행사를 지속시킬 필요가 있느냐는 불평도 듣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을 꾸준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상공회의소 측도 역부족이다. 급여 직원이 한 명도 없는 상태에서 이런 일을 하기에는 불가항력이다. 경찰국에서 한 달에 한번씩 여는 경찰서장들의 모임이나 각 지구대와 시민들의 만남 등 경찰국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성과를 얻으려면 봉사직으로만 운영되는 현 상공회의소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 회장단이나 임원, 이사진들 모두 나름 자신들이 얶매어 있는 직장이나 비지니스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뻔히 알면서도 전담할 사람이 없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경찰국 측에서 만나자고 해도 그 미팅에 참석해서 할말이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다. 현재 상공회의소의 주 회원 대상인 세탁소와 뷰티써플라이 업체가 디트로이트 경찰국 관할내에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자료가 불충분한 상태다. 또 그들중에 누가 몇번의 도둑을 맞았는지 사건이 터진후에 신고는 했는지 또 신고후 경찰의 대응은 어땠는지 자료가 충분치 않다. 이런 상태로 경찰국측을 만난다 해도 구체적으로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즉 상공회의소의 회원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회원이라하면 회비를 내고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지만 지금은 추수감사절 도네이션에서 $30을 떼내어 회비로 충당하고 있다. 올해 약 200여 업체를 방문했다면 약 200명의 회원이 있다고 추정될 뿐이다.

회원들의 상태를 관리하고 고충을 수렴하고 협회로서 목소리를 높혀서 단체의 존재 가치를 세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뜻이 숭고한 사람들이 모여 봉사하는 마음으로 협회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런 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다. 지금까지 미시간한인 상공회의소를 위해 봉사하며 일해온 역대 회장단이나 이사진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해 왔다. 하지만 이제부터 상공회의소가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해야 하는 일들은 봉사직으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전문성이 가미되어야 하고 지속성도 따라야 한다. 이런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파트 타임이라도 급여를 받으며 전문적으로 일에 매달려 매듭지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회원들을 위한 혜택과 협회의 필요성이 되살아 난다면 운영자금이나 참여도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비지니스맨들이 모여있는 상공회의소가 비지니스 마인드를 가지고 운영되지 않고 있다. 봉사자들만이 모여 있기 때문에 넘지 못하는 한계에 대해 불편해 하지 않고 있다. 이만큼 하는 것도 잘하는 것이라는 자위의 마음이 있기 때문에 회원들이 진정 바라는 것에 마음을 쓸 여유가 없는 것이다.

27년간 회원들의 도움을 간청해 왔다면 이제는 그들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 어려운 경기 속에서 치안 문제로 두려워 하고 있는 회원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이로고 지속적인 사업안이 나와야 하고 이런 안을 실현 시킬 수 있는 인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앞으로의 27년을 준비하는 자세일 것이다. 지금 미시간 한인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유명무실한 단체들과 같이 존재 목적조차 확실하지 않고 방향성까지 잃어 버리지 않기 위해서 미시간 상공회의소는 서바이벌 모드에 돌입해서 어떻게 살아 남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주간미시간 / 마이코리안 발행인 김택용
mkweek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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