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독자기고 ] 배 갈라진 거위

– 김주환 뷰티협 회장

옛날 한국에서 못 먹고 못 살던 시절,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어떨까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이주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방인 이라고 반겨주지 않는 낯선 이 땅에서 힘들고 어려운 일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만 했습니다. 어떡해든 살아보려고 투 잡, 쓰리 잡은 예사롭게 잠도 자지 않고 일만 하지만 생활은 전혀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우연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발견하고, 그 거위를 잘 보살피며 키워 왔습니다. 거위는 공 들여 키운 주인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또박 또박 알을 낳아 줬으며 거위를 돌보는 일에 많은 일자리도 생겨 힘들고 위험한 일은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윤택한 생활을 누리며 2세들 교육에 힘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성질 급한 욕심꾸러기 몇몇이서 이 거위의 배를 갈라 버렸습니다. 배가 갈라진 거위는 더 이상 알을 낳지 않습니다. 알을 낳지 못할 뿐만 아니라 숨을 헐떡이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뷰티 회원 여러분, 이것이 현재 미시간 뷰티 시장의 현실입니다. 물론 거위를 잘 돌보지 못하고, 배가 갈라지도록 내버려둔 우리 모두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협회 임원의 한 사람으로서 이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이제 새로운 뷰티협회가 출범 했습니다. 임원진 모두가 배가 갈라진 거위를 보고 한숨과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나마 다행인 것이 배 갈라진 거위가 아직 완전히 죽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숨을 헐떡이고 있지만 분명히 살아 있습니다. 상처가 워낙 커서 한 두 사람 힘으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모두 힘을 합쳐 한마음 한뜻이 되어 봉합 수술 후 잘 보살펴서 다시 알을 낳는 거위로 만들어서 후손 2세 3세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며 제 가격을 받고 장사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회원 여러분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결정 됩니다. 지금 뷰티시장은 공급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업소의 숫자가 너무 많은 것뿐만 아니라 업소마다 가지고 있는 재고량도 소비량보다 훨씬 많은 공급과잉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것이 덤핑을 유발하게 되고 가격경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지금은 수요와 공급을 인위적으로 조절해야 합니다. 회원 여러분께서는 당분간 새로운 ITEM에 대해 구입을 전면 중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기존 ITEM에 대해서도 꼭 필요한 최소량만 ODER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부탁드리는 것은 경쟁을 부추기며 무한정 공급을 일삼은 수입 도매상에 대해 일말의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며 지금의 복잡하게 엉켜버린 시장상황을 함께 풀어가기 위한 협상의 카드로 활용할 생각 입니다. 협조해 주시기 바라며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에 일조를 했다고 생각되시는 분들은 반성하시기 바랍니다.

현재 미시간 시장은 마진의 한계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수습이 늦어지면 이젠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모두가 같이 죽는 길로 가게 됩니다. 오늘 시작한 가격덤핑은 다음날 바로 옆집에 영향을 미치고 한 사람이 시작한 가격덤핑은 순식간에 열 집 스무 집으로 번져 나갑니다.

가장 쉽게 장사하는 방법이 물건을 싸게 파는 것입니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지 말든지 나만 괜찮다면…. 이것이 반대 파도를 맞아서 더 큰 파도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이것을 알기 때문에 제 가격을 지키고 장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 분도 싸게 파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 분의 희생한 대가를 챙겨가고 있는 것입니다. 다 같이 싸게 판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제는 그만 합시다. 여러분.

김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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