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미국이었다면… 그대들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 전동혁 신부,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에서

[노바이=마이코리안] 김택용 기자 = 디트로이트 성김대건 안드레아 한인 카톨릭 교회가 9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미사를 개최했다.

전동혁 본당 신부는 강론에서 “미국이었다면 이렇게 속수무책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미국이었다면 희생자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것이고 유가족들도 정부가 진심 어린 노력을 다 할 것을 믿기 때문에 정부를 원망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과 정부간에 신뢰가 아쉽다는 말이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상식인 나라,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미국을 배워야 한다는 일침이었다. 27년전 18개월짜리 제시카가 우물에 빠졌을 때 미국 정부는 총력을 기울여 그 아이를 구했고 그로인해 미국이 단결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통령부터 온 국민에 이르기 까지 관심을 기울여 제시카의 구출을 최선을 다한 것, 강아지 한마리, 유괴된 한 어린이를 구하기 위해 온 방송이 집중 보도하는 미국이 부럽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지는 이번 사건을 한국의 역사적 수치라고 규정했다. 이것은 단순한 부정부패나 정부의 무능력을 넘어 비신사적 행위이며 있을 수 없는 만행이라고 비판하고 한국은 국가가 아니라고 단정했다. 외적인 형태는 있지만 정신적 가치를 잃으면 국가가 아니라는 뼈아픈 책망이다.

하지만 전 신부는 망자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부모 세대들을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배고팠던 부모들은 삶의 목적이 배불러 보는 것이었다. 우리 부모들은 배부르면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런 부모 세대들이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지켜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행복은 배부름에 있지 않은데도 잘못 설정된 목표를 보고 달려오다보니 반성없는 확신이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전 신부는 “이런 구조속에서는 그대들이 아니었더라도 누군가 똑같은 죽음을 당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다른 생명을 구해준 여러분께 감사한다. 이런 반론을 용서해 다오 하지만 여러분은 이 사회의 미래를 닦아 주었다”고 강론했다.

그는 “이제 부모다운 부모로 살아가고자 하니 이해해 다오. 한 명도 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 명이라도 더 구하는 사람이 될 것을 다짐해 본다”고 말하고 “오히려 남은자들은 수치스럽지만 그대들은 수치로 남지 않는다. 부디 이번 사고가 재생과 부활의 기회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이종효 전 디트로이트 한인회장은 “충분히 살릴 수 있었는데 어른들의 잘못으로 스러져간 어린 생명들 앞에 애통한 마음 금할 수 없다”고 말하고 “과정보다 결과 중시하고 앞만보고 달리는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 보고 편법보다는 원칙된 삶을 살고, 대충대충 빨리 빨리 허둥지둥 갈팡질팡하지 말며 평소에 이웃을 아껴주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자”고 권면했다.

하지만 그는 이중에도 박지영 승무원, 양대홍 사무장, 남효철 선생님, 최혜정 선생님 그리고 정차웅 군 같은 영웅이 있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다고 말하고 이들의 희생정신을 뼛속 깊히 새기자고 역설했다.

데이비드 로든 미시간 명예영사도 참석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그는 “한국에서 안전을 가르치는 교편을 잡았던 경험이 있어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학생들을 생각할 대 더욱 마음 아프다”고 전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는 이 시대를 살면서 항상 감사하는 오늘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톨릭 성당에는 약 150여명의 신도들과 커뮤니티 한인들이 참석해 애도의 눈물을 흘렸다. 성당 측은 조문객들을 위해 추모 영상을 상영하였으며 성당 성가대는 ‘천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추모곡을 들려 주었다.

이종효 전 디트로이트 한인회장과 데이비드 로든 명예 영사

카톨릭 교회 신도들과 미시간 한인들이 대거 참석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종효 전 디트로이트 한인회장과 데이비드 로든 명예 영사

카톨릭 교회 신도들과 미시간 한인들이 대거 참석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mkweek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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