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발행인 칼럼] 한인회 ‘묵묵부답’ – 왜 답변 못하나?

디트로이트 한인회에 드리는 공개질의가 나간지도 10개월이 넘었다. 10개월동안 공개질의를 했으면 못봤을리도 없는데 한인회 당사자들은 왜 답변을 못하는 것일까?

31대 회장단이 단체들간의 분열을 조장하고 근거없는 투서를 남발하며 타인을 무작정 음해하는 만행을 서슴치않으면서 미시간 한인사회를 뒤흔들어 놓은것에 대해 왜 그랬느냐는 이유를 묻는 한인사회의 공개 질문에는 참으로 오랜 시간동안 묵묵부답이다.

우리는 역사속에서 이런 경우를 많이 보아 왔다. 제국주의에 물들었던 일본이 한국의 여성들을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강제로 잡아다 온갖 더러운 짖을 저지르고도 반성할 줄 모른다.

고령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주한 일본 대사관 건물 앞 차디찬 길바닥에 앉아 아무리 절규를 해도 일본은 묵묵부답이다. 세월이 지나면 잊혀지겠지 뭉게고 있다.

어찌 제국 일본과 한인회가 닮아도 이렇게 닮았을까? 이런 사람들이 3.1절,광복절 날 일본을 규탄하며 만세를 부를 염치가 생길까?

공개질의가 계속 나오면서 한인사회의 반응도 각양각색이었다. 한인회의 그릇된 행동을 고발하는 용기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는 의견도있었지만 보기 싫으니 이제 그만 실으면 안되겠느냐는 반응도 있었다.

그런 글을 보는 이들의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사실 분쟁거리의 글을 계속 싣는것이 신문사측에서도 달가울리 없다. 신문사가 옹졸하다는 이미지도 생길 수 있기때문에 남는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다고 볼 수 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음해 행위와 분열 행위를 한 것이 잘못이지 그런 일에 대한 이유를 묻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적이 있다. 아무런 죄도 없는 시민들이 다쳤고 민가가 파손되었다. 폐허로 남아 있는 잔해를 말끔히 복구하고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할수도 있지만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상기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 잔해를 남겨두기로 했다. 그곳에 사는 주민들은 그런 잔해를 보면서 마음이 펀할리가 없을 것이다. 그냥 다 없애버리고 잊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아픔을 잊지않는 것은 정의로운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 우리가 6.25를 기념하는 것은 좋아서가 아니라 아픔을 기억하므로써 그와 같은 불행을 또다시 겪지 말자는 뜻에서다.

미시간 한인사회도 마찬가지다. 일부에의해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지만 아무런 반성이나 되집어 봄도 없이 넘어간다면 한인사회는 언젠가 더 말도 안되는 일에 휘말릴 것이다. 미시간 한인 사회는 몰상식이 상식을 이기는 잘못된 사회가 되어서는 안된다. 아무리 작은 커뮤니티지만 엄연히 존재해야하는 정의가 있어야 한다.

10개월 동안 게재된 공개질의는 밟힌 사람들이 꿈틀거릴 수 있다는 정의를 보여준 것이다. 팔뚝에 한인회라는 완장을 찼다고 무소불의의 칼날을 휘두르게 해서는 안된다. 전체 한인들의 관심이 없어 몇명도 되지 않는 사람들끼리모여 회장이니 이사장이니 뽑아 놓고 마치 한인 사회에 주인인냥 월권 행위를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제 공개질의를 거둔다. 답변이 없는 한인회 당사자들이 무서워서가 아니다. 답변할 기회를 주어도 할 말이 없는그들의 답답한 마음이 헤아려 지기 때문이다. 용서는 하는데 잊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릇된 생각으로 한인사회를 망가뜨리려는 시도가 있다면 또 빼어들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빼어들 것은 공격을 위한 칼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의 모습이 얼마나 추한지 보여주는 거울을 빼어들 것이다.

신문은 거울이다. 거울은 추한 모습을 그대로 비춰준다. 인상을 쓰며거울앞에 서면 구겨진 인상이 그대로 비친다. 거울에 반사된 얼굴이 험상 궂다고 거울을 깰 필요는 없다. 그냥 방끗 웃으면된다.

신문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할 의무가있다. 더러운 작태를 포장하고 미화해서 아름답게 묘사해서는 안된다. 지저분 한 얘기지만,더러운 스토리지만 있는 그대로 보여 주어야 할 때가 있다.

이런 일이 유쾌하지 않지만 감당해야 하는게 신문이다. 추한 모습도 우리의 모습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더럽다고 생각하고 깨끗해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면 신문은 제 역할을 다한 것이다.

디트로이트 한인회가 다시 태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있다. 신임 회장과 임원단들이 권위주의를 버리고 자세를 낮추고있다. 타단체행사에도 참석하며 단합을 중시하고 있다. 지난 3월 1일 한인회가 주최하는 삼일절 행사에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기타 단체들이 몇년만에 참석했다. 다음날 상공 회의소,세탁협,뷰티협이 주최하는 한마음축제에 한인회 회장단과 원로들이 참석했다. 이렇게 다시 시작하면 되는것이다.

용기가 없어‘벌어진 일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최소한의 반성 조차 못하지만 그들은 분명 소통을 원하고 있어 보인다. 타 단체들을 무시하며 한인회가 최고가 아니냐는 독선이 사라지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며 함께 어울리려는 마음이 보일 때 서로 화합할 수 있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일을 당해 억울하지만 잠시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면 될 일이다. 비록 31대 한인회를 통해 잠깐 혼란스러웠지만 정의를 지키려는 의식있는 사람들의 용기로 인해 미시간 한인사회는 보다 성숙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mkweek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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