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 결혼 한 3년동안 참 많이 싸우고 서로 질시하고 상처를 주었습니다. 이러한 다툼이 얼마나 무의미했고 우리를 지켜보는 자식과 부모님 그리고 형제, 자매를 비롯한 친지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쳤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우리 부부, 서로 사랑하려고 결혼했지 결코 서로 미워하려고 결혼한게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진리를 잊어 왔습니다.
저희 연구원의 ‘부부사랑만들기’에 참여한 한 남편의 고백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고 잘 살아보고 싶어 배우자를 선택하고 결혼을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본 결혼 생활은 그 어떤 관계보다 참 많이 싸우고 서로 질시하고 으르렁거리며 상처를 가장 많이 주는 관계가 되기 쉽습니다.
결혼이 이런 관계가 되기 쉬운 것은 그 어떤 관계보다 친밀하고 강렬한 관계로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자원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정서적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전쟁터에 총 없이 뛰어드는 무모한 군인처럼 전혀 결혼에 대한 준비 없이 뛰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두 눈을 뜨고 살펴보고, 결혼하고 나서는 한 눈을 감고 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순서를 바꾸어 삽니다. 사랑이란 미명아래 눈이 먼 채 결혼을 결정하고, 결혼 후에는 현실에 눈이 번쩍 뜨여, 그 어떤 때보다도 배우자의 허물과 과오를 들추며 삽니다. 사실, 이 세상의 부부 중에 문제가 없는 부부가 어디 있겠습니까? 인간사의 어려움이 없는 사람이 없듯, 작든, 크든, 누구에게나 가정의 문제는 있습니다. 그렇기에 부부가 행복하려면 문제가 전혀 없는 상황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도처에서 도사리고 있는 갈등과 문제를 두 부부가 어떻게 바라보며 다루며 사는가가 중요한 관건입니다.
그렇다면 건강한 가정을 위해서는 부부가 갈등과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지난 수십 년 동안 많은 부부들을 만나면서 깨달은 것은 갈등을 해결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떤 문제로 싸우느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그 문제를 부부가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는가 하는 것입니다. 결혼과 부부관계의 연구로 유명한 존 고트만 박사는 “부부사이의 모든 갈등은 작은 말다툼으로부터 큰 싸움에 이르기까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부부의 갈등은 해결할 수 있는 것이거나 아니면 영원히 지속되는 것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갈등이 영원히 지속된다는 것은 곧 그것이 어떤 형태로든 부부의 삶을 이루는 한 부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어떤 부부갈등으로 힘들어하고 있습니까? 혹시 고질적이며 해결이 가능하지 않은 갈등을 자기 방식에 집착하여 붙들고 바꾸려고 오랜 세월 애쓰고 있지는 않습니까!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우리는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 문제를 대항해서 부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갈 것인가 아니면 서로를 적으로 여기고 맞서면서 그 문제에 접근할 것인가를 말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행복한 삶을 위해서 배우자가 변하기를 바랍니다. 남편이, 아내가 이렇게 바뀌고, 저렇게 달라지면 인생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편을, 아내를, 변화시키기 보다는 내가 변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 ‘배우자를 잘못 만나 내 인생이 이렇게 뒤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현실의 배우자가 아니라 내가 꿈꾸는 이상의 배우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상처와 고통이 많은 사람일수록 현실을 직면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배우자는 어찌 보면 나의 거울입니다. 세상의 어떤 거울보다 더 가까이서, 더 구석구석, 더 가차 없이 ‘나’를 보여주며 드러내 주는 거울입니다. 내가 고집스러워질 때 배우자는 더 고집스러워집니다. 내가 참을성 없고 쉽게 분노하면 배우자도 더 참을성이 없고 쉽게 분노하는 사람이 됩니다. 이렇게 상대를 통해 나를 보며 상대가 나의 ‘거울’임을 인정하는 것이 두 몸이 이루어 한 몸이 되는 과정입니다. 부부가 한 몸 일진데 배우자라는 ‘거울’에 자기를 비추어 본다면, 결코 내가 상대방에게 삿대질하는 삶을 살면 상대방도 나에게 삿대질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내가 먼저 멈출 때, 거울 속의 나도 멈출 수 있습니다. 내가 먼저 사랑한다고 안아줄 때, 거울 속의 나도 사랑한다고 안아줍니다.
그래서 치유를 받은 많은 이들이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는 ‘내가 변하니, 남편이, 아내가, 아이들이 변했어요.’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변화합니다. 사랑도 생명이 있기에 변화하며 성장해갑니다. 그러나 사랑하고 행복한 가정을 바라면서도 사랑을 가꾸는 일에 전혀 공을 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흔히 남자와 여자가 마음이 맞고 필요한 것은 살면서 맞추어 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들을 학교에서 배우듯이 서로를 사랑하고 행복해지는 힘을 기르기를 배워야 합니다. 전문직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수년간의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고, 기술자가 되기 위해서도 다년간의 숙련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사랑을 키워 나가고 가꾸는 법에 대해서는, 그 필요성조차 깨닫지 못한 채, 때로는 무지함에 혹은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무관심하게 내버려둡니다. 무관심의 끝은 무엇이겠습니까? 말라 비뚤어져 바스러지는 꽃처럼 사랑의 무너짐입니다. 그렇기에 공을 들이지 않은 사랑은 예수님의 말씀처럼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습니다. 작은 파도, 인생의 작은 풍파에도 속절없이 무너져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결혼이 무엇인지, 사랑이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공을 들인 부부관계는 반석 위에 지은 집처럼 몰아치는 세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견고한 보금자리가 될 것입니다.
이처럼 인생에서 부부가 되고 한 가정을 꾸려간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결혼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것이기에 그 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혼자 경험하는 것보다 몇 배 이상의 복합적인 어려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배우자와의 갈등은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내 몸과 내 영혼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이고, 그렇기에 고통은 더욱 큰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 건강한 결혼생활은 혼자서는 알 수 없고 누릴 수 없는 행복을 경험할 수 있게 합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놀랍고 풍성한 선물인 결혼과 부부의 의미와 중요성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는 시간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