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0일 목회서신
신자가 사랑해야 마땅한 하나님과 그 하나님께 속한 모든 것들에 대해 적의를 가진다면 그는 스스로 모순 속에 갇히고 말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열심을 가진 사람이 빠지기 쉬운 함정입니다. 우리는 열심히 하면서도 죄를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바리새인들은 종교적 열심을 통해서 교만하여 졌고, 결과적으로 더 무서운 죄를 짓고 말았습니다.
빗나간 열심에는 두 개의 방향이 있습니다. 하나는 상대적으로 열심이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 서운해 하거나 혹은 정죄하는 마음입니다. 다른 하나는 타인의 열심에 대한 시기심입니다. 우리 안에는 이렇게 미묘한 두 개의 모순된 감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빗나간 열심의 두 방향에는 잘못된 초점이라는 한가지의 원인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시선이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시선이 하나님을 떠나면 무슨 일을 하든지 낙심하게 됩니다. 하나님을 섬기면서 낙심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우리의 시선이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들을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보다 열심이지 않은 사람을 보면서, 혹은 자신과 같이, 혹은 자신 보다 더 열심인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상대적인 교만, 혹은 상대적인 시기심으로 인해서 자기 자신의 영혼이 심각한 손해를 보게 됩니다.
목사인 저는 사실 그 누구보다 더 교회에 대해 더 고민하고 더 수고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수시로 교회를 청소하고, 잔디를 깍고, 구석구석을 돌보고 있습니다. 저의 수첩을 보면 교회의 든든한 기초와 발전을 위한 수많은 생각들이 가득히 적혀 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우리 교회를 더욱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게 할 수 있을까를 주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사역을 하면서도 어느 순간 제 자신 스스로가 너무 힘들어 질 때가 있습니다. 무서운 영적인 도전이 닥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의 시선이 하나님을 떠나서 사람들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선의 초점이 하나님을 떠나게 되면, 무슨 일을 하든지 낙심하게 됩니다. 우리의 시선이 사람들을 보게 되면 고단한 섬김 가운데 누릴 수 있는 은밀한 영적인 기쁨들을 모두 잃게 됩니다.
제가 봉사를 하면서 가장 기쁠 때는 오직 하나님께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때입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주님을 예배하는 처소를 청소하고 가꿉니다. 누가 보든지 안보든지 잔디를 깍고, 교회를 청소하고 돌보며, 미처 정리되지 않은 강대상을 닦으며, 너무너무 행복한 것은 주님을 사랑하는 가운데 그분을 위한 은밀한 섬김의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열심히 수고하고도 힘이 들고 죄 가운데 빠진다면 이처럼 억울한 일이 없을 것입니다. 바로 이 성도의 억울함을 위하여 사탄은 열심인 우리를 시험합니다. 열심이지 않은 사람에게 섭섭한 마음을 가지게 함으로, 더욱 열심인 사람에게 시기심을 가지게 함으로, 그리고 자신의 열심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게 함으로 우리를 넘어뜨리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초점을 하나님께 맞추십시오. 그리고 오직 하나님 앞에서 누릴 수 있는 은밀한 영적인 기쁨, 그 솟아나는 생수와 같은 깊은 기쁨의 사람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목양실에서 손경구 목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