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목회서신: 제일 힘든 한 사람

누군가 저에게 목회의 가장 큰 애로사항을 말하라고 하면 저는 한 사람을 목회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고 대답합니다. 그 한 사람은 가장 완고한 교인보다 더 고집스럽습니다. 아직도 제 목양의 손길에 들어 오지 않는 그 한 사람은 바로 제 자신입니다. 저는 제 자신 안에서 수 없이 많은 적들과 싸움을 합니다. 내 안에 너무 많은 나를 발견합니다. 바로 이 한 사람을 목회하는 것이 제일 어렵습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 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 하덕규 <가시나무>

제가 제 자신을 목회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대답하면 이번엔 사람들은 저에게 어떻게 자기 자신을 목회하느냐고 묻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지식을 가지고 쉽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의 경험을 통해서 발견한 한 가지 자기 극복의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겸손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겸손은 천국의 질서를 이루는 방법입니다. 진정한 교회를 이끄는 사람은 직분의 리더십이 아닌 겸손한 사람, 자기를 낮추는 사람입니다. 남이 모르는 곳에서 땅에 뿌려지는 물처럼 예수님의 마음으로 섬기는 사람이 교회의 진정한 지도자이며, 이 땅에서 천국을 보여주는 사람입니다. 영적인 질서는 갈등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계급적인 질서는 사람에게 갈등을 초래합니다.

인간은 기도하고 하나님께 붙잡히지 않으면 교만해 집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하나님은 고난이라는 방법을 사용하십니다. 고난을 당하지 않으면 인간은 겸손해 지지 않습니다. 대인관계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는 내가 강조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강조될 때는 어떤 상황에서도 불만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겸손해 질 수 있을까요? 인간이 겸손해 지는 유일한 비결이 바로 십자가의 도(道)입니다. 그러면 십자가의 도가 무엇입니까? 바로 죽는 것입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습니다. 자기가 의식되는 곳에는 항상 교만이 뒤따릅니다. 죄는 다른 말로 하면 자기의식입니다. 십자가는 바로 내 자신이 죽는 곳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 실 때 우리의 모든 죄가 죽었습니다. 십자가의 도는 죽음의 도입니다. 죽지 않으면 다시 살 수 없습니다. 십자가에 내가 죽으면 나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다시 부활합니다. 이 놀라운 역설이 이해되어야 당신은 그리스도인인 것입니다. 당신을 부인하려면 당신보다 더 큰 분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면 자기가 죽게 됩니다. 태양 앞에서는 촛불이 의미가 없습니다.

<목양실에서 손경구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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