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한 정상회담 결산 “좋은 출발, 이견 세부 조율 필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은 미-한 불협화음에 대한 우려를 낮추고 트럼프 행정부와 일단 좋은 출발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북 핵 문제를 풀어가는 접근의 세부 조율과 무역불균형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애초 우려됐던 불협화음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미-한 정상 간에 긍정적인 출발을 했다는 평가가 많다. 기존의 굳건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했고,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 배치에 대한 이견도 일단 잠재웠다. 지난 미-일, 미-중 정상회담 때처럼 두 정상이 신뢰와 우의를 형성한 것도 긍정적이란 지적이다.

대북정책이 있어서는

지난 2015년 10월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에 관한 공동성명’ 내용을 대부분 새 공동성명에 반영하고 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 달성을 위한 두 나라의 긴밀한 공조, 국제 공조 강화, 북한 정권의 끔찍한 인권 침해 우려와 개선 촉구, 대북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최대의 압박”이 추가된 게 대표적이다. 공동성명은 두 정상이 “북한이 도발적 행위를 중단하고 진지하고 건설적인 대화의 장으로 복귀하도록 최대의 압박을 가해 나가기 위해 기존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새로운 조치들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뒤 공동발표에서 이런 기조를 거듭 강조했다.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동맹과 미국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외교와 안보, 경제적 조치를 하고, 지역 강대국과 모든 책임 있는 나라들에 북한 정권이 더 나은 길을 선택하도록 미국의 제재 이행에 동참하도록 촉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회담 전 추진했던 것들도 포함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통일 조성에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했다는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사안을 포함한 문제들에 대한 남북 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 대통령의 열망을 지지하였다”는 내용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미주 한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런 합의를 중요한 성과로 꼽았다.

반면, 공동성명과 두 대통령의 말에 차이가 나는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문 대통령이 강조한 북 핵 문제를 풀기 위한 “단계적, 포괄적 접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회담 후 언론발표와 이후 연설들에서 “두 정상은 제재와 대화를 활용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북 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습니다”라고 강조했지만, 공동성명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발표에서 제기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무역불균형 등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여부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세부 조율이 필요한 사안들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의 안보관과 대북정책에 대한 워싱턴 내 우려가 어느 정도 불식됐다는 평가다. 워싱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진보 정부처럼 비핵화 보다는 남북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춰 북한에 대한 국제 압박과 제재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단 약속 이전에 대화하지 않겠다고 한 것, 핵·미사일 도발 중단 대가로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지 않겠다고 한 것, 국제 제재와 상충할 수 있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 “지금은 쉽게 사업을 재개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게 미국의 우려를 많이 불식시켰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백악관 공동발표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연설에서 “북한은 북 핵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한-미 양국의 확고한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국가안보에 있어 타협이나 양보란 있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도발을 중단할 것이라고 약속한다면 우리는 북한과 대화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한-미 훈련을 중단할 수 없다는 것은 한국과 미국의 오래된 공식적인 입장입니다. 지금도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연내 한국 방문 초청을 수락했고, 이번 주말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020) 정상회의에서 미-한-일 정상이 별도로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긍정적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동결 등 단계적 조치와 대화 조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중국의 역할을 놓고 견해가 충돌할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 따라서 두 정상이 합의한 고위급 전략협의체에서 이런 사안들에 대한 세부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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