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생충’ 미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개 부문 수상…외국어 영화 첫 기록

한국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9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 수상작으로 한국 영화 `기생충’이 호명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한국 영화가 92년 전통의 아카데미에 후보로 지명된 것은 `기생충’이 처음이며, 수상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수상한 것도 아카데미 사상 처음이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으로 한국 영화는 탄생 101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한국은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시작으로 매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해왔지만, 후보에 조차 오르지 못했다.

‘기생충’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샘 맨데스 감독의 ‘1917’과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아이리시맨’ 등 경쟁작들을 제치고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감독상 수상이 발표된 직후 소감을 통해 영화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너무 감사합니다.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습니다. 영화 공부를 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고 책에서 읽었는데, 그 말은 마틴 스코세이지의 말이었습니다.”

봉 감독은 시상식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자신의 영화가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초현실적이고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봉 감독은 또 외국어 영화가 오스카상을 휩쓴 데 대해 “이제는 외국어 영화가 이런 상을 받는 게 사건으로 취급되지 않을 것 같다”며,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날이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생충’의 수상에 대해서는 “가장 한국적인 것들로 가득 차서 오히려 가장 넓게 전 세계를 매료시킬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개 상을 휩쓴 데 대해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있는 국민께 자부심과 용기를 주었다”면서 “특별히 감사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기생충은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고, 개성 있고 디테일한 연출과 촌철살인의 대사, 각본, 편집, 음악, 미술을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까지 그 역량을 세계에 증명했다”며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고 말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트위터 글에서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최초의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에게 축하를 전한다”며 “더 많은 수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대사관 동료들과 함께 ‘짜파구리’를 먹으며 오스카 시상식 관전 파티를 즐기고 있다”며 짜파구리 사진을 함께 올렸다.  영화 `기생충’에서 주연배우가 짜파게티와 너구리 라면을 섞어 끓인 `짜파구리’를 먹는 장면을 따라 한 것이다.

한편 전 세계 언론들은 `기생충’이 “오스카 역사를 새로 썼다”며 수상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올해 아카데미는 백인들이 만든 화이트 스토리와 전통 영화문법에 대한 과도한 숭배와 편향에서 벗어나 8천여명의 투표자들이 ‘미래’를 포용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기생충이 세계를 장악했다”며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휩쓸면서 아카데미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을 정도로 다양해졌다”고 평가했다. ‘AP’ 통신은 “기생충 수상은 아카데미상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생충’은 한국사회 내부의 빈부 격차를 풍자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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