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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폭도들도 보호한 한인 업소, 왜?

– 흑인 손님들과 소통하는 노력 디트로이트도 절실- 미시간 인권국, 미국 연방 지방 검찰청, 디트로이트 경찰국 갈등 해소 돕겠다
송기봉 회장

[디트로이트=주간미시간] 김택용 기자 = 폭동으로 큰 피해를 입은 볼티모어 한인 사회를 들여다 보기로 했다. 그들이 겪을 일을 통해 배울만한 교훈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볼티모어 지역에는 한인들이 경영하는 식품점 및 리쿼 스토어가 약 900여개 있다. 이들을 대표하는 메릴랜드 식품협회의 송기봉 회장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는 86개 한인 업소들이 파손을 당했고 3곳이 방화로 전소되었다고 전했다. 피해액은 약 9백만 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 중 상당수가 보험을 들지 못해 피해를 보상받을 곳이 없다고 말했다

기자는 “일부 한인 업소들은 흑인들로부터 보호를 받아 안전했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송 회장은 “사실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사건 발생 후 경찰국에 들러 CC 카메라를 확인했다. 그는 화면에서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폭도들이 첫번째와 두번째 가게를 부수더니 세번째 가게는 건너 띄고 네번째 가게로 들이 닥치는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폭도들은 왜 세번째 가게를 공격하지 않은 것일까? 그 답은 간단했다. 폭도들도 공격하지 않은 세번째 가게 주인은 평소에 흑인 커뮤니티와 소통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은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늘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손님들을 업신여기거나 하대하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정중하게 대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송 회장은 평소에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리가 영어는 잘 못하지만 손님들과 형제처럼 지내려는 마음으로 대하다 보면 그들도 다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흑인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행사를 연례적으로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에 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동네마다 반상회처럼 소규모의 미팅이 있는데 그런 곳에 자주 얼굴을 내밀고 동네 리더들을 파악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 애경사나 블락 파티등에 음료수를 전달하는 등 친분을 쌓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미시간 상공회의소도 디트로이트를 지역별로 나누어 대표를 뽑고 커뮤니티와 소통하는 소규모 조직을 구성하려고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역별로 자원하는 사람들이 없었고 한인 자영업자들의 참여가 저조해 성사되지 못했었다.

여기서 2주전 기사를 통해 던졌던 질문을 다시 해본다. “디트로이트는 안전한가?” 분명히 디트로이트에서도 볼티모어 같은 폭동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FBI, 미국 연방 지방 검찰청(U.S. Attorney’s Office), 디트로이트 경찰국 등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폭동이 일어난다면 흑인 손님들과 충돌이 많은 한인 업체들은 타겟이 될 것이 분명하다. 디트로이트 흑인들을 손님으로 상대해야 하는 한인 경영 세탁소나 뷰티써플라이들은 잠재 공격 타겟인 것이다. 비지니스 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디트로이트의 경우, 우리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우리는 디트로이트 흑인들은 어떻게 대하고 있을까 또 디트로이트 흑인들은 한인 경영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 질문을 심각하게 던지는 이유는 다음의 인터뷰 내용때문이다.

볼티모어 라디오가 사건 발생후 한 흑인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한인 상점들을 약탈하거나 방화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이유는 “한인들은 우리 커뮤니티의 일원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다보니 해를 끼쳐도 죄의식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흑인의 생각은 옳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직도 그들에겐 이방인으로 보이고 자기네들과 상관이 없는 사람들로 보인다는데 문제점이 있다.

그렇다면 상관이 있는 관계를 만들면 어떨까? 한인 주인들과 흑인 손님들간의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다면 어떨까? 한인들과 흑인들간의 언어 장벽과 문화의 차이점을 이해시키는 시도를 하면 어떨까? 한인과 흑인 커뮤니티를 항시적으로 연결하는 고리를 만들면 어떨까? 그래서 폭도들이 건너 뛴 세번째 가게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면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폭동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다행히 폭동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는 한인들의 생존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는 흑인 사회를 제대로 대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4월 8일 디트로이트 경찰국에서 있었던 ALPACT(Advocates and Leaders for Police and Community Trust) 5월 미팅에서 미시간 주요 경찰 수뇌부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기자는 위와 같은 질문들을 던졌다. 동시에 “폭동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경찰관들의 만행을 근절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커뮤니티간의 이해를 증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시간 인권국과 미국 연방 지방 검찰청, 디트로이트 경찰국 등이 커다란 관심을 표시했다. 그들은 한인 사회와 흑인 사회의 갈등을 완화시키기 위한 임시 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한인 자영업자들과 흑인 손님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유형을 파악하고 갈등 해소를 위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흑인 인권 단체인 NAACP와 New Detroit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19일 만난 DTE 에너지의 Gerry Anderson 회장도 이 프로젝트에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8일 오전 3시간 동안의 미팅을 마치고 디트로이트 경찰국을 빠져 나오는데 디트로이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시는 한 한인으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회의중이라 5번 정도 전화를 하셨는데 못받았었다. 내용인즉 ‘한 흑인 손님이 뾰족한 드라이버를 들고 들어와 행패를 부리면서 밖으로 나오면 죽이겠다고 협박을 하고 기물을 파손했다는 것’이었다. 본보는 이와 비슷한 종류의 갈등을 많이 전해 듣는다. 뷰티 써플라이에 물건을 사러간 손님이 물건을 훔치지는 않을까 의심하는 한인 주인들의 시선이 기분 나빠 싸운 적도 있고, 8마일 밖으로 나가라는 협박을 들을 한인도 있다.

디트로이트에서 한흑간의 갈등이 시작된지는 오래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풀어내지 않으면 이런 갈등들은 점점 쌓여갈 것이다. 이것들이 쌓여서 생기는 피해는 고스란이 우리의 것이 된다. 미시간 정부, 디트로이트 경찰국과 연방 정부가 한인 사회와 흑인 사회의 문제점을 함께 풀어나가면서 디트로이트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이 전개할 방침이다. 외부에서 돕는 손길들이 자원하고 있지만 내부에서 한인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미시간의 종교 단체와 상공인 단체들이 힘을 모아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는 한흑간의 갈등을 잘라 내야 할 때다.

8일 디트로이트 경찰국에서 있었던 ALPACT(Advocates and Leaders for Police and Community Trust) 5월 미팅
디트로이트 경찰국 신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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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248-444-8844

mkweek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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