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발행인 칼럼] 좋아지고 있는 한국, 더 좋아지려면

– 미국에서 배워야 할 것들 : 본질과 비본질을 구분하는 능력

오바마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과 미시간을 방문했을 때 일어난 일이다. 커크 루이스 디트로이트 부시장이 메트로 공항에서 양국 정상에게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야구 모자를 선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디트로이트에 대한 친근함을 표시하기 위해 그 모자를 쓰고 지엠 공장에서 열린 연설에 참가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그 모자를 쓰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왜 타이거스 모자를 쓰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는 시카고 와이트 삭스 팬이기 때문에 타이거즈 모자를 쓸 수 없다”고 만류했다. 곧 단상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주 디트로이트 라이온즈가 나의 베어즈를 물리쳤다”며 농담 섞인 푸념을 했다.

내년 대선을 향한 선거 캠페인에 이미 돌입한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행동을 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방 도시에 갔을 때 그 곳 정서에 맞게 굴어 한 표라도 더 얻겠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 자신의 출신 도시인 시카고를 챙기는 모습이 지나쳐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해가 안가는 것은 이날 행사장 청중들의 반응과 이를 미디어를 통해 접한 일반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my Bears”라며 시카고 팀을 편애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기분 나뻐하기는 커녕 대통령의 푸념을 오히려 즐기며 환호하는 모습은 참으로 멋있어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모자를 거부한 장면을 TV 를 통해 지켜본 시청자들도 ‘아무것도 문제될 것도 이상할 것도 없다’는 반응이었다. 대통령이 어느 팀을 좋아하건 비록 편애하건 그건 대통령의 사생활이라는 것이다. 아무도 그런 개인적인 성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들지 않았다.

만약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런 행동을 했다면 경우는 달랐을 것이다. 이제 한국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가 한창인데 만약 자기 출신의 야구팀을 응원하기 위해 관중석에서 일정 팀의 모자를 쓰고 응원을 했다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지역 감정을 부추긴다느니 대통령은 중립성을 유지해야한다느니 정국이 들끓었을 것이다.

대통령이 어느 팀을 응원하느냐는 나라 살림을 운영하는 본질과 상관이 없는 문제다. 오바마 대통령이 시카고 베어즈나 와이트삭스를 응원한다고 해서 아무도 디트로이트에 피해가 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는 국민들의 능력이 바로 국력이다. 비본질적인 것과 본질적인 것을 구분하여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국민들이 있는 국가를 선진국이라 한다. 본질에는 엄격하고 비본질엔 여유로운 나라 그것이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장점이다. 상대방에 대한 차이점을 인정하고 너그러울 수 있는 나라들이 선진국이다. 이런 풍토는 편향되지 않은 언론들이 만들어 간다. 국민들이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도록 왜곡되지 않는 뉴스를 전달하는 것이 언론의 본분이다. 또 본질을 가리려고 비본질적인 사실을 퍼뜨리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서울 시장 보궐선거가 몇일 안남았다. 선거전이 극을 달리고 있다. 하지만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서울 시장직을 누가 잘 감당할까를 검증하는 본질보다는 개인사가 어땠느냐는 비본질적인 사실들이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선거판을 흐리고 있다. 그렇더라도 유권자들이 본질을 볼 수있어서 더 좋은 후보를 뽑는다면 좋은 정치를 댓가로 받을 것이고 비본질에 눈이 멀어 잘못 뽑으면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받을 것이다.

나라 살림을 잘해서 국민들을 잘 살게 만드는 올바른 정치인은 현혹스러운 비본질들 속에서 본질적인것을 찾아낼 줄아는 유권자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부디 서울시의 유권자들이 시민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이번 선거에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해 본다.

주간미시간 / 마이코리안 발행인 김택용

Copyright ⓒ 미시간코리안스닷컴(http://www.michigankorean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l rights reserved

Print Friendly, PDF & Email

Leave a Reply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