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목사의 성경이야기 – 3

안식과 노동 – 은혜로 사는 인생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하나님께 사랑받는 존재로 이땅에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사람이 땅에서 (에덴동산) 맞이한 삶의 현실이 어떠한 것이었는지 살펴봅니다. 엿새간의 창조기사는 매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 째 날이니라” 라는 문장으로 결말을 짓습니다. 엿새째 날 창조작업의 마지막 작품이 인간이니, 저녁으로부터 안식에 들어간 후 맞이한 새 날은 바로 하나님이 휴식하신 안식일이었습니다. 즉 인간은 존재의 첫날을 하나님과 더불어 안식하는 것으로 시작했다는 말씀입니다. 이 안식은 피곤을 푸는 휴식과 다릅니다. 하나님께서 엿새의 창조작업이 너무 고되어서 이제는 좀 쉬자 하신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지으신 사람이 하나님과 만나고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으로 인생을 시작할수 있게끔 하루를 내어주신 것이 안식일의 의미입니다. 그러니 장로교신앙고백의 요체인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이 “인생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가?” 를 첫번째 질문으로 삼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분을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이라 답한 것은 참으로 명문명답이라 하겠습니다.

우리는 보통 스스로의 존재감을 일에서 찾고, 휴식은 일로 생긴 피로를 푸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조금더 심하게 말하면 일은 고통이고 휴식은 쾌락이라는 이분적 사고속에 살아갑니다. 오죽하면 주말이 오기만을 바라며 한주일을 보내는 심정을 TGIF (Thank God, it’s Friday!) 라고 표현했겠습니까! 그러나 아담은 노동의 댓가로 휴식을 허락받은 것이 아니라, 안식의 선물을 누린 뒤 기쁨으로 노동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취업해서 첫출근을 했더니 한달 휴가부터 다녀오라고 첫달치 봉급과 휴가비를 내주는 직장이 있다고 상상해보십시오.. 얼마나 신나는 직장입니까! 그런데 에덴물산에 취업한 아담이 바로 그랬습니다. 먼저 쉬고 충전하고 그 힘으로 일하는 것이 에덴동산이라는 직장의 근무수칙인 것입니다. 우리가 보통 쓰는 달력은 주일 즉 일요일이 한주의 첫날이되어 제일 왼쪽 컬럼에 있습니다. 몇년전 러시아에 갔다가 달력을 보니 일주일이 월요일부터 시작하게 되어 있길래 기념으로 집에 가져왔습니다. 이세상 수많은 나라들이 쓰는 달력이 저마다 어떻게 생겼는지 제가 확인은 못해 봤습니다만, 한주의 시작이 월요일이라 보는가, 일요일이라 보는가는 결국 인생철학의 근본적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묘한것은, 일요일이 붉은색으로 맨 왼쪽에 적힌 달력을 늘 보면서도 우리가 일요일을 주말, 월요일을 주초라고 부른다는 것입니다. 일요일을 주초라 생각하고, 아담의 인생 첫 주가 그랬듯이 하나님 뵙고 성도들과 교제하는 것으로 한주를 시작한다는 것이 기독교적 사고방식일 것입니다.

노동 후 휴식이 아니라 안식 후 노동라는 에덴식 근무방식을 가능하게 하는 근본원리는, 다름아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입니다. 사람은 애당초 하나님 일손을 덜어드리고 이 우주를 책임지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땅에” 태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사람은 “하나님을 영원토록 즐거워 하기 위해” (to enjoy God forever) 지음받았습니다.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이 인간의 주업무란 이 말씀은, 우리 삶의 안도감이 우리가 생산해 내는 그 어떤 것들에 의해 확보되는 것이 아니란 뜻과 통합니다. 하나님께서 다 준비하신 에덴에서 하나님 주신 것으로 먹고 하나님과 교제하며 안식을 취한 후에 나가서 동산을 가꾼 아담.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모든 선한 것들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안식일을 범하면 죽어 마땅하다는 율법말씀은 사람을 옭아매는 협박이 아니라 안식이 하나님백성의 신앙원리의 근본에 있다는 선언입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안식을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핵심가치로 알고 정말 “목숨을 걸고” 안식일을 지켰습니다. 오늘 우리 신앙생활, 교회생활이 하나님과의 사귐보다 일 중심으로 되지 않나 경각심을 가지며,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하신 주 예수님 말씀을 다시 새겨봅니다.

유선명 ( smlyu2000@gmail.com ) / 앤아버한인장로교회 ( www.kpcaa.us )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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