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노아를 기억하신 하나님

인류의 새 기초 셋의 후손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예배자들로 살아가는 동안, 회개하지 않은 가인의 후손들은 하나님을 찾지 않고 자신들의 세계를 건설해 갔습니다. 하나님을 등지고 땅에서 유리하게 된 가인은 자신을 보호할 성을 쌓았고, 그 후손들은 그 성에 머물며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가인의 후손들이 건축가, 목축업자, 예술가, 기술자들이 되었다는 기록은 있지만, 그들이 하나님을 알고 영적인 일에 마음을 두었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가인의 후손들이 생각하고 말한것에 대한 유일한 기록은 라멕이 아내들 앞에서 자기가 얼마나 사소한 일로도 사람들을 죽였는지 자랑한 노래입니다. 그래서 가인의 후손들에 관한 이 기록은 “족보”라고 불리우지도 않고, 그들의 수명도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아벨을 죽이고 셋을 대적한 무리, 하나님의 역사에 동참하지 않고 방해한 세력, 회개할 기회를 주셔도 돌아오지 않은 이들은, 하나님 역사의 흐름에서 이탈해 사라져 버렸다는 것을 우리는 경계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사람들이 하나님을 떠나 있으니 사람의 번성과 정비례해서 죄악도 넘쳐났습니다. 창세기 6장은 인간이 하나님과 교통하는 영적 채널이 단절된 결과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숨결을 받아 생령이 되었던 인간이 하나님을 떠나니 고기덩어리 육신으로 퇴보했습니다 (6:3). 타락이 거침없이 진행되면서, 섞여서는 안될 하늘의 계보와 타락한 인간의 계보가 뒤섞였고, 인간의 마음에 담긴 것이라곤 죄짓고자 하는 욕망밖에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세상 명성을 누리는 용사들이 출현했지만 생각하고 계획하는 것이 악하기만 하니 하나님 마음에 근심과 한탄을 안겨드리는 존재들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하나님은 셋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한 사람을 세우셔서 당신의 일을 이어가십니다. 바로 노아를 주목하신 것입니다. 노아는 의인이고 순전한 사람이며 하나님과 동행한 사람이라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노아 역시 술에 만취해 벌거벗고 자는 실수도 한 사람이었는데, 과연 온 인류가 받는 심판을 혼자서만 면할 만큼 절대지존의 의인일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면, 그가 하나님 은혜를 입은 자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창 6:8). 홍수로 세상을 심판하신 후 물을 물러가게 하신 시점에서, 성경은 하나님께서 노아를 기억하셨다고 표현합니다 (창 8:1). 하나님께서 기억하셨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건망증이 있으셔서, 아 그렇지 내가 깜박했구나, 하고 기억을 되살리셨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누구를 기억하신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그를 주목하시고 그에게 은혜와 긍휼을 베푸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기억하시면 그를 위해 행동을 action 을 취하십니다. 특별히 하나님께서는 약자를 기억하고 돌아보십니다. 그리고 그 돌아보심을 통해 위대한 일을 시작하십니다. 자신의 몸으로 아들을 낳지 못해 애타하던 라헬을 기억하시고 주신 아들이 요셉입니다 (창 20:33). 사백년 종살이로 지친 히브리 자손들이 자신들을 학대하는 이집트인들의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하나님 앞에 부르짖을 때, 하나님께서 아브라함, 이삭, 야곱과의 언약을 기억하시고, 모세를 준비시키십니다 (출 2:23-25). 아이가 없어 괴롭힘을 당하던 믿음의 여인 한나가 하나님앞에 부르짖을 때 하나님께서 기억하시고 주신 아들이 위대한 사무엘입니다 (삼상 1:19).

세월이 흘러 구약의 역사가 다하고, 예언자가 나타나지 않아 애타하던 사백년의 침묵기를 지나 마침내 메시야의 때가 올때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메시아의 전령 세례요한의 출생을 그 아버지 사가랴를 통해 알려주신 말씀을 보면, 하나님께서 “우리 조상을 긍휼히 여기시고 그 거룩한 언약을 기억하셨다”고 되어 있습니다 (눅 1:70). 요한이 기다리던 메시야, 세상 죄를 지시는 하나님의 어린양 그리스도를 잉태하게 된 마리아의 고백은 또 어떻습니까? “그의 종 이스라엘을 도우사 긍휼히 여기시고 기억하시되 우리 조상에게 말씀하신 것과 같이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영원히 하시리로다 (눅 1:54-55).” 기억하시는 하나님은 행동하시는 하나님, 구원하시는 하나님, 사람을 세우시고 새 역사를 열어 가시는 주권자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서 기억해 주셔야, 은혜를 입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유선명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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