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내 아이, 어떻게 기를것인가?

– H.A.L.T를 기억하자!

어릴적 어른들이 내게 꿈이 뭐냐고 물으시면 난 선생이 되는게 꿈이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교길에 이웃집 꼬맹이들이 집앞 골목길에서 나를 반길때면 그 애들의 손목을 잡고 집에 데려다가 흙에 묻은 손발을 씻기고 마루에 앉혀 가나다를 가르친다고 했던 제가 지금은 이곳 미국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을 지도하며 지내온지 어느덧 24년이란 세월이 훌쩍 가버렸네요.

이번 주부터 교육 칼럼 청탁을 받고 조금은 마음의 부담감도 있지만 혹 이곳 한인지역 사회에 조금이라도 나의 경험이 도움이 될수 있다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첫걸음을 띠어봅니다.

우선 자라나는 어린아이가 꼭 갖춰져야 할 발달 과정에는 중요한 네 가지 기초가 있습니다; 신체적, 지적, 감정적 그리고 사회적인 발달 (physical, cognitive, emotional and development) 입니다. 신체 발육을 위해 골고루 좋은 음식을 먹여 무럭무럭 잘 자랄 수 있게 해주고,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과 끊임없는 관심으로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며 한편 두뇌 발달에 유익한 놀이와 언어 발달에 필요한 교육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혼자 심심하지 않게 같은 또래의 아이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놀이방이나 유치원을 보내 사회적으로도 잘 적응할 수 있는 면도 신경을 써주게 됩니다. 거기다 기독교인들은 한 가지 더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를 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가르치도록 교회 학교를 보내기도 합니다.

저는 학원을 운영하면서 새로 시작하는 학부모님들께 늘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하기 전에 여러분이 먼저 점검하셔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하고 시작합니다.

첫째로, 혹시 여러분의 자녀가 이런 상태에 있지는 않는가 하고요. H.A.L.T- (헐트) 정지 상태입니다. H-Hungry, A–Angry, L–Lonely, T– Tired

아이가 배가 고프고, 화가 나고, 외롭고 피곤할 때는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전혀 아닐 겁니다.

그러니까 먼저 아이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먼저 갖춘 후에 공부하도록 권하는 것을 꼭 당부합니다.

둘째로, 아이들이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스케줄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인간은 습관적인 동물입니다. 좋은 습관이던 나쁜 습관이던 우리는 습관적인 생활을 하고 삽니다. 그렇다면 이왕이면 좋은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부모님이 먼저 자녀들에게 롤 모델(role model)이 되셔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일정한 취침 시간, 규칙적인 학습시간, 정해진 자유 시간 등입니다.

좋은 습관이 몸에 배이면 나중에 부모님들이 자녀들과 학교 숙제나 시험공부 재촉하는 일없이 아이들이 스스로 먼저 공부할것부터 해놓고 놀 수 있다는 생각이 몸에 배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매일 조금씩 공부하는 습관은 처음에는 작은 일 같지만 그것이 조금씩 쌓이면 마치 운동선수가 연습으로 얻어진 탄탄한 근육이 되어가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미국학교에서는 common core 교육 제도 바람이 한바탕 불었습니다. 그동안 미국 학생들의 수학. 과학 평가 시험 성적이 국제적인 차원에서 너무 뒤쳐짐을 인식하여 학생들의 시험성적을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둔 새로운 커리큘럼입니다. 매번 새로운 교육제도가 도입될 때마다 한바탕 혼선을 빚고 또 찬반이 따르게 됩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제도가 얼마나 큰 성과가 있고 없는지도 또 몇 년이 지나봐야 알게 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 학생들이 꼭 배워야할 기초 수학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늘 점검해둬야 합니다. 보통 미국 학교에서는 drill (반복 연습시켜 가르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학생들이 기초 산수도 제대로 숙달하지 못한 채 상급반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아직 어렸을 때 조금이라도 미흡한 점이 있는 것을 바로 감지하여 그 부분을 도와줌으로써 학습에 자신감을 얻게 하는 것은 학부모님 모두가다 아시고 계실 것입니다.

이점은 영어 과목도 마찬가지 입니다. 독해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아주 간단한 문장부터 시작하여 매일 연습 문제를 읽히고 답을 찾을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요즈음 학교에서는 어떤 한 스토리를 정하여 그것을 읽고 이해하며 또 짧은 문장으로 답하는 형식으로 스토리 하나를 통하여 읽기, 쓰기, 그리고 짧은 토막극으로 표현하는 whole language 방식으로 아이들이 직접 스토리를 몸소 체험하며 배우게 합니다. 그런데 만약 아이가 아직 읽기가 부족하고 쓰기도 안 되어 있다면 이런 형식의 수업과정을 전혀 참여 하지 못하고 이런 수업형태에 흥미를 잃은 채 점점 뒤쳐질 것입니다. 무엇보다 깊은 관심으로 지금 나의 자녀들이 부족한 점을 곧 보완하여 줌으로서 학습에 필요한 자신감을 꼭 불어넣어 주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끝으로 H.A.L.T를 잊지 마시고 꼭 점검하셔서 아이들이 짧은 시간이라고 집중하여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챙겨 주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 트로이 쿠몬 대표 권순희
트로이 쿠몬
Troy East Kumon Math & Reading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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