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드류 허군 위해 2만여 달러 조성
올해 1월 17일 미시간 한인사회에 충격적인 소식이 본보를 통해 전해졌다. 한인 2세인 앤드류 허군이 동료 직원을 살해해서 자동차에 넣고 증거인멸을 위해 방화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앤드류 군의 성장 배경과 그의 부모를 잘 아는 지인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캘리포니아에 거주 중이던 부모에게도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사건이 터진 후 일부 미시간 한인들은 앤드류 군을 돕기 위한 기금 운동을 벌였다. 정부에서 정해준 관선 변호사가 성의가 없고 앤드류 군을 윽박지르는 등 앤드류 군 편에서 변호할 의지가 약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비용을 들여서라도 개인 변호사를 선임하기 위한 기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3개월가량이 지난 지금 약 2만여 달러가 조성되었다. 자신에게 강압적인 관선변호사에게 입을 닫았던 앤드류 군은 미시간 한인들의 성금으로 고용된 개인 변호사에게 마음을 열고 대화하고 있다.
앤드류 군의 부모가 미시간 거주당시 다니던 교회에서 가장 큰 힘을 보태 주었다. 공개를 원치 않아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교회가 교회다운 일을 했다는 마음이 든다. 전 교인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대신 전하고 싶다. 앤드류 가족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디트로이트 한인연합감리교회도 십시일반 동참해 주었다. 그 외에도 자식을 둔 어머니 마음을 너무도 잘 아는 화요 골프회, 수요 골프회 회원들도 초기부터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관계가 있건 없건 미시간 한인의 자식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후원하는 마음을 전해온 많은 사람들이있었다.
앤드류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또 앤드류가 범행을 저질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도와주고 싶어 동참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보면서 기자는 ‘아직도 미시간 한인 사회가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치소에서 이런 소식을 접한 앤드류 군은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한인 사회 어르신들이 자신을 위해 마음을 쏟고 있다는 소식에 감사함을 표시했다. 앤드류 군을 면회하기 위해 미시간에 방문한 아버지 허용진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는데 미시간 한인들이 함께 해주어 숨을 쉴 수 있었다”고 말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3월 21일 기금 모금을 주도했던 한인들이 허용진씨를 만나 중간 집계된 성금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태우씨는 “자세한 내용은 묻지도 않고 무조건적으로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전했다. 허용진 씨의 대부 역할을 해온 조규호씨는 “앤드류와 가족을 위해 많은 기도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아시안이라고 해서 부당한 판정을 받지 않도록 한인 사회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어렸을 때부터 앤드류를 알고 있어 자주 면회를 가서 위로하고 있는 조미희 전 상공회의소 회장은 “150파운드 밖에 안 되는 앤드류가 320 파운드가 넘는 피해자를 어떻게 살해했을 지가 의문이라며 아직도 갈 길이 먼만큼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미시간 지역 인권 변호사 협회에 이 사실을 전달해 아시안으로서 불공정한 판정을 받지 않도록 자문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번에 앤드류 군을 면회한 부모는 아들의 앞니가 부러진 것을 보고 또 한 번 가슴을 쓰려 내렸다. 구치소 내에서 구타를 당한 건 아닌지 염려가 되기 때문이다. 본인은 ‘파이를 먹다가 부러졌다”고 하는데 의심이 되는 내용이다. 영치금으로 한 달에 3천 달러 가량을 요구하는데 대부분이 간식 구입용으로 나가고 있어 수감자들의 압력으로 갈취를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나이는 21살이지만 정신 연령은 16살 수준밖에 안 되는 순진한 아이라는 것이 지인들의 얘기다. 처음에는 범행 사실을 부인하던 앤드류 군이 수사관들의 끈질긴 심문 끝에 범행을 자인했지만 아직도 억울해 한다는 소식이 듣는 이들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아직 첫 공판전이라 수사 기록들이 공개되지 않아 조심스럽긴 하지만 앤드류 군이 자신에게 권총을 향하는 피해자와 몸싸움을 하다가 총이 발사되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해당 권총도 피해자의 것임이 밝혀지면서 정당방위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 주장을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일단은 희망적이다.
첫 공판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신임 변호사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변호를 준비하고 있다. 부디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이 자리를 빌려 그동안 여러가지 형태로 위로의 마음을 전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표현을 하고 싶다.
리더십과 구심점을 잃어 진정한 커뮤니티가 없어 보이는 미시간 한인 사회지만 그래도 마음이 따스한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이 여간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러분이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