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머리가 좋아지는 팁(6)

– 부제: ‘천재성’은 ‘다양한 경험’을 할 때 발견된다.

아이들은 생활의 경험 속에서 여러 분야의 학습을 시작하는데 다양한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지만 이해가 되지 않거나 머릿속에 확실히 입력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 때문에 실물을 보는 교육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뜻의‘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속담이 있다. 영어로 ‘Seeing is Believing’ 이라 한다.

머릿속으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의 사물을 다루고 실물과 대응시켜 가면서 이해해 가는 것은 어렸을 때 특히 중요하다. 몇 가지의 서로 비슷한 경험을 통해 비로서 추상적인 개념을 생각해 낼 수 있는 능력이 키워지며, 아울러 천재성도 발견이 된다. 만일 구체적인 경험이 없다면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기 힘들고, 이것은 결국 창의력(creativity)을 발전시키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거인과 난장이의 나라를 생각하곤 하는데 그 상상의 나래를 펴는데 도움을 주었던 책이 있다. 아일랜드 작가 조너던 스위프트(Jonathan Swift)의 걸리버 여행기(Gulliver’s Travels)이다. 이 소설을 보면 걸리버가 한 끼 식사로 소인(小人, little man) 1,728명의 식사량을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이들은 여기서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왜 1,000이 아니라 1,728이지? 이런 의문을 풀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수학적 사고이다.

소인국에서 1피트(feet)는 걸리버의 1인치(inch)에 해당되는데, 1피트는 12인치이고 걸리버의 키는 소인 키의 12배이므로 걸리버의 몸집은 12 x 12 x 12, 즉 123 이라 1,728배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걸리버에게는 1,728명 분의 식사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작가가 걸리버의 키를 소인 키의 12배로 생각하게 된 것은 12진법(12進法, duodecimal)과 관련이 있다. 아이들은 집이나 학교에서 10진법(decimal)을 배웠지만 이 소설에서 12진법을 생각할 수 있게 됨으로써 창의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12진법의 예들을 찾을 수 있는데, 영국의 옛날 화폐의 단위에서 1실링은 12펜스이고, 1피트는 12인치이며, 1년은 12개월, 그리고 1다스(dozen)는 12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역사적으로 10진법이 가장 대표적인 진법이 된 것은 손가락이 10개라는 사실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손가락의 개수와 수의 연관성은 한국어에서도 나타나는데, ‘다섯’과 ‘닫힌다’, ‘열’과 ‘열린다’라는 발음의 유사성(similarity)이 그것이다. 우리가 손가락으로 수를 셀 때 하나부터 다섯까지는 손가락을 하나씩 접기 때문에 다섯에서는 손바닥이 닫히게 되고, 여섯부터 열까지는 접었던 손가락을 손가락을 하나씩 펴기 때문에 열에서는 손바닥이 열리게 된다. 그래서 수를 셀 때 다섯과 열이라는 말이 생겼다는 전설(legend)이 있다. 그런데 이 글을 읽고‘여덟’을 떠올린다면 그는 그의 천재성이 눈을 뜨고 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는 ‘열’이 덜 열려서 ‘여덟’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시대, 지역에 따라 10진법(進法, notation) 이외의 다양한 진법이 사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는데 컴퓨터는 2진법을 쓰며, 한국에서도 20진법을 사용한 예가 있다. 예를 들면 담배 1갑은 20개비, 오징어 1축은 20마리, 한약 1재는 20첩, 그리고 물고기 1두름은 20마리 하는 것은 모두 20진법과 관련이 있다.

또한 옛날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60진법을 사용했는데 지금도 쓰이는 60진법의 예로는 1시간은 60분, 1분은 60초가 있다.

이런 수의 경험을 한 아이들은 ‘그렇다면 다른 진법은 없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되고 선생님이나 책을 통해 궁금증을 해결하려고 노력함으로써 상상의 날개를 펴게 되어 점점 더 그들 나름의 천재성을 발견하게 된다.

김준섭 박사/SKY M.I.T.C.
248-224-3818/mitcsky@gmail.com

Print Friendly, PDF & Email

Leave a Reply

Discover more from Michigan Korean Weekly

Subscribe now to keep reading and get access to the full archive.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