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인 칼럼 | 주간미시간 발행인 김택용
이번주 주간미시간 3면부터 5면까지 현대, 기아 자동차가 고전한다는 특집 기사가 실렸습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규제, 강성노조, 인건비 상승, FTA 재협상 압력, 중국의 추격, 글로벌 경쟁 등 사방에 놓여 있는 악재들로 인해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감소한다니 걱정입니다.
대한민국 제조업 생산의 13.6%, 고용의 11.8%, 수출의 13.4%를 담당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이 휘청거린다면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타격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의 도시인 디트로이트 인근에 사는 한인들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의 미국 브랜드가 잘 팔려야 된다고 믿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동차 업계 경기가 미시간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자동차 기업들이 파산했던 2009년의 호된 시간을 보낸 우리들로서는 디트로이트 빅 3의 성패가 피부로 느낄정도로 긴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디트로이트에서만큼은 ‘한국 자동차를 사는 것보다 미국 자동차를 사는게 애국하는 길이다”라는 말이 한인사회에 돌았습니다. 그 때는 현대, 기아 자동차가 미국에서 잘 나갈때라서 그렇게 말해도 미안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을 생각해서 한국 차를 사주고 싶어도 디트로이트가 더 급하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주간미시간이 미시간 거주 한인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동포의 약 10%가 현대, 기아 자동차를 구입하고 있습니다. 미국 자동차와 일본 자동차가 40%대로 주를 이루고 있고 4%가 유럽차를 타고 있습니다.
현대, 기아 자동차가 호조를 누릴 때는 이런 생각이 안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한국 자동차가 너무 어렵답니다. 미국에서 재고가 쌓이고 있고 앨라바마 공장의 생산량도 줄이고 있답니다. 2012년~2015년까지 450만대를 생산했으나 작년에는 423만대로 줄였답니다.
일본 자동차들은 앞질러 나가고 있고 중국 자동차들은 바짝 쫒아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미시간의 있는 4만명의 한인들이 다 현대, 기아차를 사준다고 해도 큰 힘은 안되겠지만 그렇게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타보면 일본 자동차가 확실히 좋아서 안 살 수가 없더라”, “일본차 안 사려고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엔 사게 되더라”라는 말씀들을 여기저기서 듣습니다.
디트로이트에 살고 있으니 미국 자동차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 다음으로는 한국의 자동차를 생각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일본 자동차보다, 유럽 자동차보다 설령 조금 안좋다고 해도 다음번 자동차를 살 때는 한국 자동차를 먼저 염두에 두어 보렵니다.
10년전만해도 광복절 행사 마치고 나서, 일본 자동차 타고 집에 와서 아무 생각없이 쏘니 TV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삼성 TV에 LG 냉장고 들여놓고 기분이 좋습니다. 한국 제품이 완벽하지 않아도 마땅히 한국 가전 제품 써야한다는 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이런 생각이 자동차까지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글로벌 시장 시대에 애국정신을 팔아가면서 장사하는건 좀 뒤떨어져 보이지만 한국 자동차들이 요즘 너무 어렵다고 하니 드리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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