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 대사, 북한에게는 보다 강력한 압박 정책 펼칠 것

[앤아버=주간미시간] 김택용 기자 =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이자 북핵 육자 회담의 미국측 수석 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대사가 미시간대학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고 난 후 중국은 6자 회담의 재개를 주장했고, 한국 대통령은 북한을 제외한 5자 회담을 촉구한 가운데 북한과 거래를 할 수 있는 어떤 희망이 있냐는 질문에대해 힐 대사는 “6자 회담을 통해 북한과 만나면서 소정의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유쾌하지 않은 협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엄마만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These are people only a mother can love)”라고 덧붙이고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북한과 대화를 시작한 것은 잘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3/4나 되는 공화당 의원들이 북한과의 대화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부시 대통령이 협상을 승인한 것은 용기있는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힐 대사는 “당시 중동 문제로 고심하던 미 정부가 북한과 대립각을 세울 여력이 없었고 남한과의 우방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우리로서는 2004년 여론조사에서 50% 이상의 남한 국민들이 우리가 북한과의 협상을 피하는 점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점이 협상을 가능케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금은 한국 국민들도 미국의 협상 노력을 높히 사고 있지만 문제는 북한이 협상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빌 대사는 중국에게 해법이 있다고 봤다.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이 중국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은 한반도가 통일이 되면 미국 군대와 압록강을 놓고 대치해야 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빌 대사는 “미국은 한반도 통일을 통해 전략적인 이득을 추구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중국에게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한반도의 통일을 추구하는 것은 한국인들이 원하고 있기 때문이고 우리의 혈맹인 한국을 돕고 싶기 때문이며 중국이 생각하듯 한반도를 통일시켜 중국과 대치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또다른 우려는 한반도가 통일되면 미국의 승리이자 공산주의를 대표하는 중국의 패배라고 받아진다는 것이다. 많은 중국인들은 북한이 실패하면 중국 공산주의 시스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두려워하고 있다. 중국 국민들이 공산주의 이웃 국가가 붕괴패했으니 다음은 중국 차례가 아니냐며 동요할까봐 우려한다는 것이다.
빌 대사는 중국과는 긴밀한 대화를 유지하는 가운데 북한에게는 보다 강력한 압박을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미국과 한국은 군사적으로 압박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이 침공할 것을 두려워해서 핵을 개발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만큼 지나친 압박은 부작용을 부르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북한의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한 힐 대사는 “사드와 같은 첨단 병기를 배치해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주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안보분야 업무보고에서 강력한 대북 압박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는 발언과 일맥상통했다.
쟌 케리 미 국무장관의 27일 중국방문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4일 20여분간의 전화통화에서 “안보리 결의를 통한 제재와 더불어, 양자 차원의 제재 및 국제사회의 단합된 압력 조치들을 상호 추동하는 방식으로 추진해 나감으로써 북한의 전략적 셈법을 변화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26일 모스크바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중국 CC-TV 기자의 질문에 “북한의 핵문제는 단순히 북한의 핵을 해결하는 것만이 아니라 한반도내의 비핵화와 함께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어떤 종류의 핵무기도 남한에 들여와서는 안된다는 암시다. 그는 또 한미일 3국이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협상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해왔지만 그것은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한 바있다.
좌담회에 이어 Michigan Theatre에서는 힐 대사가 주최한 ‘The Diplomat’ 영화 상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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