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디트로이트=주간미시간] 김택용 기자 = 여름 휴가철 해외 여행을 계획한 미시간 한인들이 많다. 비행기표를 구입하고 여정을 챙기고 짐을 정리하다가 여권을 보니, “아니 이럴수가!” 여권이 만료된 것이다.
갑자기 하늘이 무너진다. 잔뜩 부푼가슴에 찬물을 끼어 얹는 기분. 내일 모레 떠나는데 이걸 어쩌지? 비행기표 취소하면 위약금이 한 두푼이 아닐텐데, 화낼 아내와 한심한 아이들의 눈초리는 어쩐다?
이런 상황에 하늘이 노래졌다면 아직도 기회는 남아있다. 디트로이트 다운타운에 있는 Detroit Passport Agency(211 West Fort Street. Detroit, MI 48226)가 구세주다.

디트로이트 여권국에 근무하는 관계자들은 “이런 경우가 실제보다 많이 일어난다”는 반응이다. 미국 여권은 보통 경우라면 우체국을 통해 6주가 걸리거나 특급으로해도 최소한 3주가 소요된다.
하지만 3주가 걸리는 특급 서비스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더 빠른 특급 서비스도 있다. 3주내에 여행을 해야하는 경우에는 디트로이트 여권국에 미리 예약을 하고 직접 찾아가서 신청을 하면 된다.
그런데 더 드라마틱한 것은 72시간내에 여행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구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비상사태이거나 말그대로 죽고 사는 경우에는 당장(24시간내)에라도 여권을 발급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세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1) 비상 상황인 것을 증명하는 서류, 즉 사망 진단서, 영안실의 진술서 또는 병원이나 의료 전문가가 서명한 편지와 같이 생명 또는 사망 비상 사태를증명하는 서류가 있어야 한다. 서류는 번역되거나 영어로 작성되어야한다. *하지만 여기서 (1)번 서류가 없더라도 곧 사용할 비행기표만 있어도 받아준다. (2) 국제선 여행을 증명하는 아이티너러리 (3) 신규이거나 갱신에 필요한 여권 지원 서류(신규: DS-11, 갱신: DS-82. 여권국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가능)가 필요하다. 물론 여권사진 1매와 비용을 준비해야 한다. 비용은 기존 비용에 특급 서비스 비용 60달러가 추가된다.
디트로이트 여권국은 다음날 픽업할 수 있는 믿기지 않은 빠른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랗던 하늘이 다시 파래지는 순간이다.
디트로이트 여권국 직원들도 매우 친절했다. 미리미리 챙기지 못한 서툰 여행 플래너의 창피함을 감싸 주듯이 얼굴엔 미소를 담고 “그렇게 빨리 되냐?”는 질문에 “We can make your dreams come true”라는 농담도 건네준다.

기자가 직접 경험해서 쓴 이 기사의 내용이 이해가 안된다면 여권 갱신을 끝까지 기다렸다가 발을 동동구르며 직접 해보는 수 밖에 없다. 모든 것이 느려터진 미국에서 빠른 것도 있다는 감탄과 함께 여행이 더 짜릿해 진다.


mkweekl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