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새 이민 개혁 방안 발표

국경 강화, 미국 노동자 임금 보호, 숙련노동자 유입, 가족결합, 중요한 산업에 대한 노동력 제공, 인도주의 가치 보전 등 6가지 목표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능력과 학력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이민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백악관 정원에서 학력과 기술 수준이 높은 사람들을 우대하는 내용의 새 이민 정책을 공개했다. 가족 초청을 우선시하는 기존 제도에서 벗어나 능력을 기반으로 한 ‘메리트 베이스 비자(Merit Based Visa)’ 제도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부터 이민 제도를 바꾸고 싶어 했다. 현행 제도는 미국에 합법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이 부모나 자녀 등을 초청하는 가족 이민이 중심이다. 가족이 함께 모여 살 수 있게 한다는 인도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연쇄 이민(chain immigration)’이라며 비판해 왔다. 이민자가 부모나 형제자매를 초청하고, 이들이 다시 친척을 초청하는 식으로 이민이 이어지면서, 미국 사회에 부담을 주는 능력 없는 이민자들이 유입되곤 한다는 것이다.

백악관이 새 이민 정책을 통해 추구하는 목적이 무엇일까?

백악관 관리들이 전날(15일) 기자들에게 설명한 데 따르면 6가지 목표가 있다. 국경 강화, 미국 노동자 임금 보호, 숙련노동자 유입, 가족결합, 또 중요한 산업에 대한 노동력 제공, 인도주의 가치 보전 등이다. 새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주도해서 마련했다.

능력자들을 우선시한다고 했는데, 새 이민 정책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새로 ‘미국 건설 비자(Build America Visa)’가 생기게 된다. 바로 ‘메리트 베이스’ 비자인데 능력이 매우 뛰어난 학생, 어떤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 등을 대상으로 점수가 높은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는 것이다. 또 이민 신청자들은 건강검진 결과, 취업 제안을 받았다는 증명서를 제출하거나, 영어 실력을 증명함으로써 점수를 쌓을 수 있다. 백악관 관리는 특히 영어 구사 능력이 장기적으로 미국 사회에서 성공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새 이민 제도에 국경 강화 내용도 들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 공약이었던 미국-멕시코 간 장벽 건설이 포함됐는데 우선 순위가 높은 지역에 장벽을 건설한다는 건데, 자세한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나타냈던 이민 제도 가운데 하나던 ‘비자추첨제도’는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비자추첨제도’는 1990년에 다양한 나라에서 이민자들을 유입하기 위해 나왔다. 미국 이민자가 적은 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해서 한 해 5만 명에게 혜택을 줬다. 하지만 이 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신원 조회가 제대로 되는지 우려스럽다고 말해왔다.

목적 가운데 ‘가족결합’이 들어간 걸 보면, 가족 이민을 아예 없애는 건 아니다. 다만 비율을 낮추는 건데 현재 가족 이민 비율이 66%, 숙련노동자 비율이 12%인것을 새 계획에서는 일자리 제의를 받은 숙련노동자 비율을 57%로 높이고 가족 이민 비율은 33%,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것이다. 또 망명 등 인도주의 차원의 비자 역시 현행 22%에서 10%로 절반 이상 깎인다.

물론 합법적인 이민만 다루는 것이다. 미국에는 약 1천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문제는 새 방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 미국 내 쟁점 가운데 하나인 ‘드리머(Dreamers)’ 문제도 다루지 않는데 ‘드리머’는 어렸을 때 부모를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서 살고 있는 젊은이들을 말한다.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았었다. ‘다카(DACA)’, ‘불법청소년추방유예제도’라는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 문제는 현재 법정 공방 중인데,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다카’를 유지하라는 법원 명령이 나왔었다. 앞서 백악관과 민주당이 ‘다카’를 살리는 대신, 국경장벽 예산을 주기로 합의가 이뤄지기도 했는데, 진전이 없는 상태다.

새 이민 정책에 대해 반응은?

숙련 노동자 비중을 늘리기 위해 가족 이민을 줄이는 데 대해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진보 성향의 케이토(CATO)연구소 소속 데이비드 바이어 연구원은 가족 초청으로 이민 오는 사람들의 약 절반이 대학 졸업자들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성인들의 대졸 비율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숙련 노동자들을 많이 유입하면 미국 사회에 도움이 되겠지만, 가족 결합을 희생하면서까지 추진할 정도는 아니란 것이다. 또 이민자들의 다양성이 줄어들 것이란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방안이 그대로 실현될 가능성이 작다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속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행을 위한 정책이라기 보다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을 단합하기 위한 목적에서 나왔다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때도 이민 문제를 내세워 보수적인 백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출처: VOA / 자료정리: 주간미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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