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발행인 칼럼] 이제와서 말이지만…

신정아 학력위조사건이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지 3개월이 지나 이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져가고 있다.
세월이 약이겠지요, 시간의 흐름의 탓도 있겠지만 이 사건은 곧 이어 제 2차 남북정삼회담, 이회창 씨 대선 후보 선언, 삼성 떡값 의혹 등 잇달아 쉴새 없이 터지는 굵직한 뉴스들 속에 묻혀 세인들의 기억속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지난 10월 초 본보는 한국 연합뉴스 한민족 센터에서 주최한 2007 동포언론인 국제 컨퍼런스에 참여한 자리에서 신정아씨 누드사진을 게재하여 파문을 일으켰던 문화일보의 관계자를 만난적이 있다. 물론 그 관계자로부터 누드사진 게재에 대한 설득력있는 이유는 듣지 못했다. 하지만 그 사건의 마무리 과정을 본국에서 실무자들과 함께 지켜보면서 본국의 언론들이 사건을 이슈화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았다.
본국의 신문 관계자들은 신정아 사건을 바라보는 동포들의 관심사는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그 질문을 접하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미시간 한인들은 대체로 차분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기억된다. 지나친 질책이나 비난이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었다.
한국에서는 막말로 난리가 났던 이 사건이 동포사회에서는 시큰둥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짐작하건데 그 이유는 멀리 떨어진 조국의 일개 시건이 마음에 와 닿지 않았기때문이거나  아니면 학력위조와 같은 정도의 거짓말이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어서 그리 놀랄 일이 아니었거나 그것도 아니면 우리 자신도 그런 입장이었을 경우가 많았다는 자각심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민사회에서 과거 자신의 행적을 살짝 속이거나 숨기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확인하기가 힘들어서 인지 왕년에 무슨 일을 했다거나 본국에 있을 때 잘 나갔다거나하는 이야기들이 쉽게 회자된다. 가장 유혹을 받는 부분은 영주권을 신청할 때 자신의 경력을 약간 바꾸는 일이다. 한국에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직종에 마치 대단한 경력이 있는 것처럼 서류를 만들기도 하고 재정보증을 위해 수입을 약간(?) 속이기도 한다. 이와같이 한국에서는 어떤 서류조작도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이다.
신정아 학력위조 사건이 터지자 연예계에서도 그 불똥을 함께 맞은 사람들이 있다. 다수의 연예인들이 과장된 학력이 발각되어 수모를 겪었다. 또 당시 본국의 주요 신문사와 방송사에서는 본보에 전화를 걸어와 미시간 대학을 나왔다고 주장하는 몇명의 이름을 대며 사실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 권력과 연결된 신정아, 메스컴을 타는 연예인들은 대중에게 노출되기 쉬운 위치에 있다보니 이런 잘못에 대한 대가가 엄청나다. 만약 신정아가 아무도 관심을 가질 필요없는 일개 개인이었다면 이 사건은 이렇게 불거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신정아와 같은 사람들은 한국에도 이곳 미국에도 너무나 많이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여인에게 누가 돌을 던지랴’ 조금 속이는 일에 무덤덤한 우리들, 이 사건은 이제 선진 국민으로 발돋음해야하는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모든 한인들에게 울리는 한마디의 경고였다.  여러가지 모양으로 세계무대에 등장하고 있는 한인들이 존경받는 세계인으로 대우받기위해서는 “한국인들은 정직하지 않다”라는 오명을 벗어버려야 한다.
세계의 주목을 받는 우리는 우리의 옷매무새를 다시 한번 살펴보아야 할때가 되었다. 은근슬쩍 넘어갈 수 있는 유혹들이 너무나 많이 도사리고 있기에, 신정아의 수모를 목격한 우리기에 깨끗해지려는 안깐힘이 어느때 보다 필요한 때라고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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