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로이=마이코리안] 최희영 기자 = 지난 18일(토요일) 저녁 디트로이트 연합감리교회에서는 오랜만에 아주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동 교회 제 2여선교회(회장 김선희)가 주관한 몽골선교를 위한 크리스마스 클래식 음악회(진행 권순희)가 바로 그것이다.
2002년 미연합감리교회선교국 헨렌 셔퍼드에 의해 처음 파송되기 시작한 몽골 선교는 지금 현재 2곳의 선교센터와 6개의 교회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커졌다. 이번 행사는 그 중의 한곳인 ‘빛교회’의 낙후된 시설을 보강하고 그 외 전도관을 짓는데 사용될 약 2만불의 기금을 모으기 위해 열렸다.
처음 이 일을 위해 사용될 기금을 어떻게 모을 것인지 고민하던 중 제 2 여선교회원 장동혜 집사의 큰 딸인 신원경 양이 음악회를 제안하면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신원경(디트로이트연합감리교회 반주자, Masters Degree from the University of Michigan in Piano Performance)양의 음악회 제안을 받은 바이올린의 차인홍 (Ohio Wright 주립대학 교수), 첼로의 주재희(인디애나주립대학 첼로 박사과정, 예일대학 Artist Diploma with a full scholarship), 피아노 독주의 케이 재비스랙(아이다호 주립대학교수, second prize in the All-Tohoku Piano Competition in Japan) 등 쟁쟁한 음악가들에게 제안을 했을 때 모두들 음악회의 따뜻한 취지를 듣고는 흔쾌히 승낙을 해주었다.
특히 이번 음악회는 2002년부터 몽골선교에 참여 의료선교를 비롯하여 다양한 몽골선교를 주도해 온 동 교회 이은수, 이상천 장로 부부의 노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은수 권사는 참석한 성도들과 관객들에게 한 아름다운 스토리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해주며 이번 음악회의 참다운 의미를 전달해 주었다.
“몽고에 한 가난한 소녀 앵퀴쉬가 있었습니다. 어느 일요일 아침 그 소녀는 우연히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교회에 들르게 되었고 그곳에서 선교사들의 따뜻한 사랑을 받게 됩니다. 마약과 알코올에 찌든 어머니와 나이든 할머니 밑에서 불우하게 자라난 그녀를 선교사들은 깨끗이 닦이고, 거칠어진 얼굴에 부드러운 로션을 발라주었지요. 따뜻한 사랑을 받은 그녀는 그 후로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교회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얼굴은 날이 갈수록 밝아졌고 입에서는 항상 ‘예수’를 찬양하는 말이 되풀이 되어 나왔습니다.
그녀는 길거리로 나아가 예수에 대해 가르치기 시작했고 많은 거리의 아이들이 그녀를 따라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변화해 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궁금해진 할머니 역시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지요. 3개월 전 저와 남편이 몽고를 방문했을 때 그녀의 어머니 역시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한편의 동화 같은 감동의 스토리를 전해 주던 이은수 권사의 눈에는 잠시 감사의 눈물이 고였고 참석한 연주자와 관객들 역시 우렁찬 박수로 은혜로운 소식을 축하했다.
한편 이번 음악회 연주를 위해 불편한 몸으로 손수 오하이오에서 운전을 해온 바이올린의 차인홍 교수는 “이렇게 뜻 깊은 행사에 본인을 초대해 준 것만도 감사하다”고 전하며 “지금도 해외에서 선교활동에 열심인 많은 선교사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자”고 말했다. 또한 몇 년 전 자신이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선교대회에 참석했을 당시 한 선교사로부터 아프리카 오지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아리따운 20대 한국여성의 이야기를 듣고 커다란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며 소개했다.
이 여성은 아주 오랫동안 한국도 방문하지 않고 어떠한 선교대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혹시라도 오지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유혹에 흔들릴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너무도 자신이 부끄러웠고 마음속에 커다란 빚을 진 것 같은 무거움을 항상 느껴왔다고 고백했다. 이렇듯 지금도 사람들이 살기 어려운 오지에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많은 선교사 분들에게 연주로서 자신의 빚진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비롯하여 주옥같은 곡들을 선사해 주었다.
음악회가 열린 본당 밖에는 동 여선교회가 손수 준비한 몽고의 전통 가옥 ‘게르ger’ 모양의 모금함이 마련되었고 그 안으로 수많은 기부의 손길이 오고갔다. 이날 행사에는 교회 성도들 뿐 아니라 멀리 몽골 선교에 마음을 전하고 싶은 미국인들의 감사한 발길들 또한 이어져 성황을 이루었으며 교회 측은 넉넉한 다과로 돌아가는 발걸음들이 따뜻해지도록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항상 따뜻한 소식이 그리워지는 12월, 교회당 창밖으로 내리는 함박 눈 만큼이나 수북이 담긴 ‘게르’ 속의 기금이 부디 몽고 교인들에게 더 없이 소중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마도 참석한 모든 이들은 한결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