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명박, ‘댓글지시’ 담긴 녹취록 발견됐다

징역 20년 구형받은 MB…지시 녹취록으로 사면초가
미국산 쇠고기 촛불집회 이후부터 지시 정황 보여와
‘댓글’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전방위적 작업을 지시해

재판 받으려 입장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김상문 기자>

각종 여론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이뤄진 국가정보원과 군, 경찰 등의 온라인 댓글 여론조작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의 지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의 댓글 여론조작을 입증할 구체적인 물증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검찰의 추가 기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지난 7월부터 세종시에 있는 대통령기록관에 수사관을 보내 이명박 정부 시절 생산된 청와대 기록물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포털사이트 댓글과 관련해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이 전 대통령 발언이 담긴 수석비서관회의 녹취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이후 지지율이 급락한 2008년 하반기부터 이 전 대통령이 “댓글 이런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발언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댓글 여론조작이 정점에 달했던 2012년 대선 전에는 “다른 기관들도 국정원처럼 댓글 이런 거 잘해야 한다” 등 ‘국정원 댓글’을 특정해 언급하며 다른 부처에도 전방위적 댓글 작업을 독려하는 파일도 있다고 한다.

앞서 검찰 수사와 각 기관의 ‘적폐 조사’ 과정에서 국정원과 군, 경찰의 조직적 댓글 정치관여 및 여론조작 사실이 고구마 줄기처럼 드러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핵심 국가기관의 예산과 인력이 동원된 ‘총체적 일탈’이 대통령 지시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고 의심했지만, 군 내부문건 등 간접 증거만 일부 있을 뿐 이 전 대통령의 지시·관여를 입증할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물증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정치관여 혐의로 재판에 넘기고도 ‘윗선’인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하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검찰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등 ‘전파력’과 ‘집행력’이 큰 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댓글’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전방위적 댓글 작업을 지시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수석비서관회의 참석 대상인 정무수석은 국정원과 경찰, 외교안보수석은 국방부를 담당한다.

대통령기록물은 15년(사생활 기록물은 30년) 범위에서 비공개되지만, 관할 고등법원장이 영장을 발부할 경우 열람, 사본제작 및 자료제출이 가능하다.

검찰이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앞서 2008년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직후 대통령기록물 유출 논란 때와 2013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의혹,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의혹 수사 때도 일부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처럼 장기간 압수수색이 진행된 적은 없었다. 검찰은 “(기록물) 자료가 방대해 자료 검색과 수집에만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댓글공작을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유의미한 자료가 대거 확보돼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을 조만간 마무리하고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이 전 대통령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350억원대의 다스 자금 횡령과 110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오는 10월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20년형을 구형한 바 있다.

penfree@hanmail.net

주간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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