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날만 소중한 것이 아니라 꽃 지는 날도 소중하다는 것을 우리가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꽃이 지면 씨가 떨어지고, 씨가 땅에 떨어져야 새로운 생명을 기약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 해의 시작도 아름답지만 한 해의 마지막도 아름답습니다. 2008년 목회일지를 정리하면서 보니 하나님은 우리의 수고에 넘치도록 풍성하게 우리를 축복해 주셨습니다. 하나하나의 일들을 떠올릴 때마다 수고한 여러분들의 모습이 떠오르고, 기쁨으로 섬겨주신 성도님 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여러분의 수고가 소중한 것은 그냥 한 수고가 아니라 <주 안에서의 수고>이기 때문입니다. 수고한 것은 그냥 수고한 것이지만, <주 안에서 수고>한 것은 그 수고가 주님을 위한 것이라는 뜻입니다. 누군가가 청소를 하다가 낙심했다면 그 사람은 태만한 타인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을 보면 교만하게 되고, 나보다 나은 사람을 보면 비참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사역을 하다가 불평을 한다는 것은 그의 시선이 주님을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을 바라보고 수고하면 그 수고가 주님을 위한 것이기에 은밀한 섬김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2009년 새해 첫 두 주간 동안 우리 교회에서는 사역박람회를 합니다. 박람회라 하여 크고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 2009년도에 여러분들이 기쁨으로 섬길 수 있는 사역 한 두 가지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누가 보든지 안보든지 상관없이 한 해 동안 묵묵히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며 섬길 수 있는 기회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이 <주 안에서 수고하는> 은밀한 영적인 기쁨을 누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2008년은 역사 속에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 안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하셨나요? 바로 그것이 여러분의 인생입니다. 인생에 대한 부족한 저의 한 가지 통찰은 위대한 것을 멀리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 큰 사건은 한 두 번 일어날까 말까 합니다. 대박이 터지는 것이 위대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것에 대한 바른 관점, 통찰이 위대한 것입니다. 주어진 하루하루를 최고로 살아가는 사람이 위대한 사람입니다.
사람에게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조금 더>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평생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어느 정도의 힘, 어느 정도의 명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늘 <조금 더>라고 생각하기에 우리는 늘 부족합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어 나에게 있는 것을 감사하기 시작하면 행복해 집니다. 우리는 지금 이 상태로도 남을 도와주고 베풀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줄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은전 몇 푼에 영혼을 팔지 마십시오. 악마는 그걸 사려고 늘 우리의 주위를 맴돌고 있습니다. 헛된 명예와 이름을 얻기 위해 당신의 마음 속에 있는 의로운 양심을 서운하게 하지 마십시오. 당장은 이익을 얻은 것 같아도 그로 인해 오랫동안 괴로워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새해에 우리에게 부어진 꿈이 큰 많은 어려움도 많을 것입니다. 장애물이나 어려움에 대한 저의 관점은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감당할 수 있는 고난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어려움 이라는 벽을 어떻게 감당하느냐입니다. 고난 중에 눈물을 흘려도 불평하지 않는 마음, 어려움 속에서 가슴 아픈 소리가 나와도 자기 양심을 섭섭하게 하지 않는 인격이 있습니다. 저의 어려움 중에 눈물이 나도록 고마웠던 시를 오늘은 소개합니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담쟁이>
목양실에서 손경구 목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