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바마는 세계은행 총재에 한국계 지명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예상을 깨고 한국계를 세계은행(World Bank) 총재에 지명해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조차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계은행 총재 자리는 미국의 수퍼거물급이 맡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다. 로버트 졸릭 총재가 지난 2월 사임의사를 밝히자 이 자리를 놓고 자천타천이 줄을 이었다. 지난 2004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과 맞섰던 존 케리 상원의원을 비롯해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수전 라이스 현 유엔대사, 심지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후보군에 올랐었다.

그런데 워싱턴 정가에선 무명이나 다름없는 김용(미국명: 짐 용 킴) 다트머스 대학 총장이 기라성같은 인물들을 제치고 총재로 지명된 것이다.

김용 총장은 다섯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주한 소위 1.5세다. 재미교포들은 부모세대의 희생과 노력으로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고위급 인사들이 적지 않다. 하워드 고 보건복지부 차관보를 비롯해 성 김 주한 미국대사, 크리스토퍼 강 백악관 선임 법률고문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사법부에도 종신직인 연방판사가 배출됐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소송을 맡은 루시 고(한국명: 고혜란) 판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해 상원의 인준을 받은 경우다.

현재 재미동포는 200만명이 넘는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계에 각별한 호감을 갖고 있어 김 총장의 발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미국과는 대조적으로 한국에서 재미동포는 찬밥신세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발표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비례대표 명단에 재미동포는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여·야 비례대표 후보들은 다양한 계층을 대변하는 인물들이 포진돼 있는데 재미교포는 ‘다양한 계층’에서 열외 취급을 받았다.

이번 총선부터 재외국민들은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12월 대선에선 재미동포를 비롯한 해외 한인들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가 초박빙으로 갈 경우를 예상해서다.

더구나 한·미 FTA협정이 발효됨에 따라 재미동포들의 영향력과 역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 정치권이 해결못한 일을 재미동포들이 나서 성사시킨 사례도 상당수다. 하원 위안부 결의안을 비롯해 FTA도 미주 한인들이 반대 의원들에 압력을 가해 통과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재미동포는 한국의 귀중한 정치적 경제적 자산이다. 그런데도 여·야는 재미동포를 비례대표 명단에서 의도적으로 배제, 시대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한국의 정치권도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왜 한국계를 세계은행 총재라는 막중한 자리에 발탁했는지 한 번 쯤 그 의미를 되새겨 봐야 할 것 같다.

박현일 기자,

uko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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