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200만 그루의 나무 고사시킨 캘리포니아 가뭄

캘리포니아 전역을 뒤덮고 있는 말라비틀어진 누런 잔디는 점차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서부의 가뭄을 상징하고 있다.

지난 화요일 미국 역사에 길이 남을 법한 강제 급수 제한령이 시행되면서 샤워 시간이 단축되었고, 세탁물의 양도 제한되었으며, 마당의 살수기 또한 대부분 차단됐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의 3300만 에이커에 달하는 산림지대에서는 가뭄의 그지없는 가혹함을 증명하듯 소나무들이 적갈색으로 시들며, 마른 잎사귀들이 쉽사리 부스러지거나 이미 부스러진 상태다.

붉게 변한 나무들은 완전히 죽은 나무인데,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현재 고사한 나무의 수가 1250만에 이른다.

미 산림청에서는 지난 달 820만 에이커에 달하는 캘리포니아 산림 지대를 조사, 최근의 이상 기후에 의해 고사한 나무의 수가 100만 그루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로드 아일랜드와 동일한 면적만큼 나무들이 무참히 죽어나간 것이다.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의 기후학자인 윌리엄 패체트는 로스 앤젤러스 타임즈를 통해 “국유림이 극심한 가뭄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 맵핑 시스템을 이용한 항공 측정을 통해 캘리포니아의 여러 주와 국유림은 물론 일부 개인 사유지의 피해 정도를 파악해보았다. 캘리포니아 서부 산림지대의 15%를 차지하는, 시에라 네바다 지역(요세미티, 세쿼이아 및 그 외 여러 국립공원이 소재한 곳)에서 나무들의 고사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국립가뭄경감센터의 기후학자인 브라이언 퓨크스는 샌디에고 KPBS 방송국 측에 “나무가 뭐 어쨌다는 건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고사하고 있는 나무는 상당히 튼튼한 수종으로 그리 쉽게 고사하는 식물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의 가뭄이 얼마나 극심한지를 보여주는 아주 명백한 신호로 봐야한다”고 전했다.

고사한 나무들 가운데 많은 수가 전적으로 가뭄 때문에 죽은 것은 아니었고, 나무좀 또한 문제가 됐다. 이 자그마한 해충은 쌀알만도 못한 크기지만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에서 쉽게 창궐하고 가뭄으로 쇠약해진 나무는 이들에게 훌륭한 먹잇감이 된다.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 소속 산림 병충해 관리 전문가 톰 스미스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상황이 정말, 정말로 좋지 않아 보인다”고 하며 “나무좀의 공격은 쇠약해진 상태의 나무에만 효과가 있다. 헌데 지금은 모든 나무들이 다 가뭄 때문에 약해진 상태다”라고 전했다.

톰 스미스는 15년째 나무좀을 연구해왔지만, 올해의 피해 정도는 지금까지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최악의 수준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곳에서, 이렇게 많은 나무들이 고사하거나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두려울 지경이다. 피해는 급속히 확산되는 중이며, 앞으로의 상황은 이보다 훨씬 더 악화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산림의 손실보다도 관계자들의 우려를 자아내는 문제가 있다.

고사하거나 바짠 마른 나무들이 자리한 지역은 아주 쉽게 불이 붙는 거대한 불쏘시개로 가득차있는 거라고 볼 수 있다. 한여름의 열기가 시작되면, 쉽게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은 LA 타임즈에 곧 다가오는 여름을 대비해서 소방관의 수를 증원했다. 산립소방국에서는 토지 소유주들도 직접 나서서 마른 잡목과 고사한 나무들을 치워내고, 화재 피해를 확대시킬 수도 있는 빽빽하게 자라난 수목들을 솎아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을 통해 산림소방국 국장인 케빈 플라이모트는 “경고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일은 산림 건강 문제이면서 공공 안전의 문제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화재 위험 외에도, 수목의 손실과 관련해서 걱정할 문제는 산적해있다. 죽은 나무가 사람들이나 가옥, 차량 위로 쓰러질 위험이 있고, 숲이 죽어가면서 생태계와 지역 사회에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수풀 속에 숨어살거나 나뭇가지 사이에 집을 짓고 살던 동물들은 어딘가 다른 곳으로 떠나야만 하는 상황이고, 산림에 의지해 살던 사람도 이런 동물들과 같은 처지다. 또한 지대를 단단히 붙잡아줄 나무 뿌리가 없는 상태에서 황폐해진 숲의 토양은 쉽게 침식되면서 지형을 어지럽히고 물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후학자들은 나무들이 이산화탄소 흡수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즉, 나무가 고사하면 대기 내 온실 가스의 양이 증가하게 되고 글로벌 워밍 현상도 가속화된다.

미 산림청 항공 측정 프로그램의 잠정적인 관리자인 제프리 무어는 LA 타임즈에 연구자들이 1970년대 중반 이래로 이렇게 많은 수의 나무들이 고사하는 것은 처음 목격한다고 전했다. 1970년대 중반 캘리포니아는 미국 역사상 최악으로 불릴 정도로 심한 가뭄을 겪었다. 이 당시 고사한 나무의 수는 1400만 그루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만약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가뭄으로 인한 수목의 손실 문제는 지금보다 더욱 악화될 것이다. 미국 국립 해양 대기청에서는 최근 “계절 기후 전망”에서 캘리포니아 지역의 기온이 정상치 이상이며 가뭄이 “지속 혹은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리치 팅커는 “가뭄이 해소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적었다.

이처럼 비관적인 예측에 따라, 제프리 무어는 캘리포니아가 한 해 중 가장 따뜻한 달에 접어들면서 산림 소실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LA 타임즈에 “가뭄이 끝나지 않고 전에 없이 장기간 동안 지속된다면, 다가오는 여름 한 철 동안에만 수 백만 그루의 나무가 더 죽어나갈 게 분명하다”고 말하며 “지금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케이어메리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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