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무한(infinity)과 연속(continuity) 무한과 연속에 대한 개념은 고대(ancient times)로부터 논의되어 왔는데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대화를 알고 있는가?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제논(Zenon ho Elea, B.C.490~ 430)에 의하면 그리스 신화의 영웅 아킬레스와 거북이가 달리기를 할 때, 거북이가 조금 앞에서 출발한다면 아킬레스는 절대 거북이를 따라 잡을 수 없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킬레스의 달리기 속도는 거북이보다 10배 빠르고, 거북이는 아킬레스보다 100m앞에서 출발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동시에 출발한 아킬레스와 거북이, 아킬레스는 거북이의 출발지점까지 100m를 빠르게 달려가지만 그 동안 거북이도 10m를 전진합니다. 다시 아킬레스는 거북이를 추월하려 10m를 달려가지만 그 동안 거북이도 1m를 전진합니다. 또 다시 아킬레스는 거북이를 추월하려 1m를 달려가지만 그 동안 거북이도 0.1m를 전진합니다. 이렇게 아킬레스가 계속 달리는 동안 거북이도 조금씩 전진하므로 둘의 간격은 점점 좁아지겠지만 항상 거북이는 아킬레스보다 앞서게 됩니다. 즉 아킬레스는 거북이를 절대 추월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역설을 아킬레스와 거북이 역설(Achilles and the tortoise paradox)라고 합니다. 제논은 이 논리적인 이유로 운동이란 불가능하거나 환상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거북이와 사람이 달린다면 거북이가 더 앞에서 출발한다 하더라도 얼마 안가 사람은 거북이를 추월합니다. 하지만 그 당시 사람들은 제논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었습니다.
이 역설, 패러독스는 19세기에 들어와 수학적으로 반박됩니다. 2000년 만에!! 이론적으로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추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양수를 무한 번 더했을 때 그 값이 유한할 수 있다. 즉, 수렴(convergence)할 수 있다는 이해가 없었습니다. (계속 무언가를 더하니까 계속 커진다고 생각)
우리는 무한 수(infinite number) 들의 합, 무한급수(infinite series)를 배웠으니 수학적으로 이 패러독스를 설명해 봅시다.
아킬레스는 100m를 10초에 달린다고 합니다. 거북이를 추월하기 위해 100m + 10m + 1m + 0.1m + … 를 달리고 이것을 시간으로 바꿔보면 10초 + 1초 + 0.1초 + 0.01초 +… 입니다. 10 + 1 + 0.1 + 0.01 + … 는 첫째 항이 10이고 공비(common ratio)가 0.1인 무한등비급수(infinite geometric series)입니다. 공비의 절댓값이 1보다 작으므로 이 무한급수는 수렴합니다. 이 무한급수의 합은 달리기 시작한지100/9초 일 때, 아킬레스는 거북이를 추월합니다.
제논은 현대 철학자에게는 정말 고통을 주는 철학자예요. 말도 안 되는 걸로 논쟁을 벌였거든요. 그러나 이런 제논의 역설이 우리에게는 사물과 사건을 새롭게 바라보는 직관력(intuition)을 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어느 대학원생이 이 제논의 역설에 반론을 폈는데 아주 재미가 있고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커 소개하려 한다.
머리 아픈 수학 공식은 그만 잊자. 다만 아킬레스가 ‘얼마나 뒤처졌는지’, 혹은 ‘얼마나 늦게 출발하는지’는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명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아킬레스가 거북이보다 빨리 움직인다면 그리고 중간에 멈추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당연히 거북이를 제칠 수 있다.
세상에는 나보다 앞선 사람이 너무 많아 보인다. 내 출발선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서 시작점이 나보다 100m는 앞서 있는 사람도 보이고, 이미 달리기를 시작한 사람도 보인다. 그에 비해 나는 아직 제대로 출발선에 서지도 못한 것 같고 그들은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어디 있는지, 언제 출발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언제든 어디서든 출발만 하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달리기를 멈추지 않고 열심히 달리고 있는지가 아닐까? 물론 내 앞에는 거북이만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아킬레스는 세상에서 제일 빠르기 때문에 충분히 추월할 수 있으며, 누구나 아킬레스가 될 수 있다.
켄터키 할아버지로 유명한 커넬 샌더스는 이 일 저 일 하다가 40세에 치킨을 튀기기 시작해서 65세에 프랜차이즈를 창업했고 모제스 할머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애나 메리 로버트슨 할머니는 72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101세에 별세하기 전까지 1600점의 그림을 남겼다고 한다. 굳이 멀리서 예를 찾지 않더라도 최근 6074(60세에서 74세까지)세대의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창업 컨설팅이나, 백화점을 돌며 패션쇼를 하는 등 활발히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을 보면 출발점과 출발시간은 절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왜 나는 저들보다 100m 뒤에서 출발해야 하나’ ‘왜 저들은 먼저 출발하나’라며 낙심하지 말고 그럴 시간에 일단 출발해 보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에 푹 빠져서 있는 힘껏 달리다 보면 언젠간 내 앞에 있는 거북이들을 제치고 있는 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이 대학원생의 글을 소개하는 이유는 우리의 생각을 고정(fixed)에서 유연(flexible)함으로 바꾸어야 우리의 창의적인 능력, 즉 천재성이 표출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준섭 박사/SKY M.I.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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