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시간 한인사회 업그레이드 프로젝트(2)

[햄트레믹=주간미시간] 김택용 기자 = 인도와 미얀마 사이에 위치한 방글라데시는 싱가포르나 바레인 등 면적이 작은 나라를 제외하면 2008년 현재 1억 6천만 명으로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다. 문맹률도 높아 총선거가 실시될 때 벽보나 홍보 책자에 실리는 후보자를 구분하기 위해, 각색의 동물이나 물건(예컨대, 호랑이, 망고, 걸상, 비행기 등)의 그림으로 구분하여 적어야 한다. 한국과 비교해 보면 상대가 되지 않는 후진국이다.
하지만 미시간에 있는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는 미시간 한인 사회가 꿈에도 못 꾸고 있는 커뮤니티 계발 워크샵을 운영하고 있다. 미시간 주 햄트래믹 시에서 성장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는 이곳에 이주해 오는 방글라데시 인들이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성공적인 기업가로 성장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기업가 양성 교육 워크샵을 운영하고 있다. 10주 코스로 매주 금요일 저녁 3시간 씩 진행된 본 프로그램에 9명이 참여하여 모든 과정을 수료했고 지난 1월 27일 Bangladeshi Entrepreneurship 졸업식을 가졌다.
본 워크샵은 Bangladeshi American Public Affairs Committee(BAPAC)가 주최하고 Michigan Small Business & Technology Development Center(SBTDC)가 후원하면서 진행되었다. 이스턴 미시간 대학의 Center for Entrepreneurship에서 리차드 킹 교수, Michigan Shifting Gears 에서 다이애나 왕 교수(이스턴 미시간 대학)등이 참여해 교육에 임했다. 본 워크샵에서는 사업 계획을 분석하고 구체화 시켜주는 단계를 거치면서 보다 현실적인 아이디어로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다. 인구분포도 등의 자료를 이용하여 업소 위치를 선정하는 방법, 어떤 위치에 어떤 종류의 비즈니스가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방법 등을 배우면서 주먹구구가 아닌 실제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신이 개발한 사업 계획을 전문가들과 상의하며 문제점을 찾아내고 수정할 수도 있었다. 비즈니스 개업에 필요한 전문적인 조언을 줄 수 있는 멘토들을 얻게 된 셈이다.
졸업식에는 미시간 경제개발 공사와 주지사 아태자문위원회에서도 후원 차 참석했다. 본 워크샵을 주도해 나간 아태 커미셔너 중에 하나인 이산 탁빔씨는 “이 워크샵을 통해 성공적인 커뮤니티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2000년도 인구조사에서 햄트래믹에 방글라데쉬인은 2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2010년에는 8천 명으로 나타났다. 400배가 늘어난 숫자이다. 아직도 3만이 넘는 한인사회에 비하면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커뮤니티 계발 전략은 우리 보다 훨씬 나아 보인다.
방글라데시인들이 이렇게 미국 사회에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비교적 많은 상공인들이 영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영어로 이루어지는 수업 내용과 주정부가 제공하는 교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한 교수진들을 동원할 수 있어도 그들이 전해주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번 워크샵은 또 이미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거나 사회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일원들이 앞장서서 이민 새내기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 붙쳤다는데 의미가 있다. 조금 성공했다하면 한인 사회에 나타나지 않는 우리와는 다른 점이다. 한인들과 상종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마치 미국 생활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표본이라도 되는듯이 자랑하는 사람들도 많다. 성공했다고 하는 분들이 다음 사람을 위해 손을 내밀어 주고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자리를 만들었다면 우리는 지금 더욱 강해져 있을 것이다.
방글라데시 커뮤니티가 하는데 우리 한인사회라고 못할 것이 없다. 정부가 주는 그랜트를 이용해 비용도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금전적인 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워크샵을 통해 한인들이 교육을 받고 미시간 경제 환경을 보다 면밀하게 검토하는 해안을 기른다면 보다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교재를 모두 번역해서라도 또 통역을 써서라도 한인들에게 좋은 정보를 전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얼마나 많은 한인들이 10주를 결단하여 참석할 수 있느냐도 의문이다.
우리 한인 사회에는 한국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처음으로 장사를 해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효과적인 비즈니스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노하우가 없어 장사가 안 되면 가격을 내리는 것이 최선인 냥 생각한다. 우리끼리 제살깎기 경쟁을 하면서 남는 것 없는 장사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사전 조사나 데이터 분석 없이 장소를 선정하고 비즈니스를 구입하여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성공하기를 하늘에 맡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사업을 시작할 때는 자료를 가지고 면밀한 사전 검토를 한다. 그래서 성공률도 우리보다는 높다.
동포들을 위해 직업 훈련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번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어느 단체가 주동이 되어 하느냐 또 누가 전문성을 가지고 가르칠 수 있느냐 등 문제 때문에 구체회되지 못했었다. 그렇다보니 개인적으로 알아서 헤쳐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미시간 상공회의소가 매년 모금운동을 벌이며 한미교류의 날 행사를 26년째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회원들을 위해 특별한 혜택을 마련하기는 여견상 쉽지 않다. 상공회의소의 다음 단계 발전상으로 회원들에게 이런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일 수도있다. 언어 장애로 인한 정보 부재로 기댈 곳이 없는 미시간 한인 상공인들에게 필요한 사업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면 매우 고마운 일일 것이다. 또 이런 구체적인 혜택이 주어진다면 회비를 납부하는 정회원 수를 대폭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인 사회에 견실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한인들이 많을 때 우리의 힘은 강해진다. 그래야 후세들의 미래를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여력도 생긴다. 우습게 보이던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의 알찬 워크샵을 보면서 우리도 앞으로 10년, 20년을 내다보며 한인 상공인들을 더욱 성공적으로 만드는 일에 투자해야 한다는 도전을 받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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