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아버=주간미시간] 김택용 기자 = 앤아버 오픈 골프대회에 예상밖에 많은 인파가 몰려 주최측을 당황케 했다. 회장 후보를 찾지 못해 작년에 열려야 할 오픈 대회를 개최하지 못했던 앤아버 골프협회는 올해 유부철 전 회장을 위시로한 역대 회장들이 뜻을 모아 대회를 재개토록 했었다.
7월 29일까지 사전 등록한 인원은 약 30여명, 주최측은 약 40여명 선에서 티타임을 예약하고 저녁 식사도 준비시켰다. 하지만 당일 참석한 인원은 총 85명, 감당할 방법이 없었다. 40명에 맞혀진 티타임은 85명을 수용할 자리가 없었고 저녁 식사도 문제가 되었다.
골프장측에선 자리가 없으니 40 여명은 돌려 보내야 한다고 말했으나 멀리서 달려 온 손님들을 돌려 보낸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주최측은 결국 한 홀당 3개조를 편성할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 경기는 매우 지연되어 6시간 넘게 소요되었다.
너무 기다리다 보니 일부 손님들의 불만도 높아졌다. 하지만 이런 것이 바로 사전 등록을 하지 않는 한인 사회 골프대회의 맹점이다. 몇 명이 참가할 줄 모르다 보니 주최측은 인원수를 예상하고 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남다른 ‘신기’를 부려야 한다. 만에 하나 예상 인원이 적중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손해가 많다. 이번 경우는 숫자를 적게 잡았다가 많이 온 경우지만 많이 잡았다가 적게 오면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된다. 골프장 측도 수입이 줄어 게런티 문제로 실랑이를 하게 되고 음식 값도 문제가 된다. 더 나아가 한인들이 예약하는 골프 행사에 대한 불신 풍조가 만연하게 되고 이는 결코 우리 커뮤니티 이미지에도 좋은 것이 아니다.
몇년 전 사전등록을 철저하게 지켜보려는 노력이 있었다. 사전 등록을 하지 않으면 당일 참가했어도 플레이를 못하게 하는 등 지킬 것은 지키자는 운동이 벌어졌었다. 하지만 이런 캠페인을 주도했던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았다. 귀찮게 한다는 이유에서 였다. 하지만 행사를 준비해 본 사람들은 잘 안다. 참가 여부를 정확히 밝혀주고 또 그대로 행동에 옮기는 것이 얼마나 고맙다는 것을. 고마운 정도가 아니라 행사를 참가하는 참가자로서의 기본적인 책임이다.
이런 무책임한 악습은 우리 후세들에게 물려주지 말야아 한다는 목소리들이 높았다. 하나를 하더라도 원칙을 지키며 제대로 하는 문화를 넘겨줘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타 커뮤니티 골프대회에 가보면 배울 것이 많다. 사전 등록 없이 당일 플레이를 하는 경우는 없다. 그들이 우리 한인들 보다 골프 실력은 떨어지지만 골프 문화는 앞서있다. “골프나 잘 치면 뭐하나 어차피 선수 될 것 아닌데, 골프 친 답시고 골프장에서 한인 사회 망신 다 시킨다”라는 말도 틀린 말이 아니다.
골프대회에서 무례하지 않은 손님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 등록을 해야 한다. 대회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하루 종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이것만은 꼭 지켜져야 한다. 앞으로 사전 등록없이 골프대회에 참가할 수 없는 선진 골프 문화를 다시 한번 만들어 보자. 전화 한 통화만 하면 되는데, 그것도 하기 귀찮아서 안한다면 행사를 주최하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것은 물론이고 나의 체면을 구기는 것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하겠다.
“골프나 잘 치면 뭐하나 사람 도리도 못하는데” 너무 심한 말 같지만 마음에 꼭 새겨둘 직언이다. 이미 몸에 익어 버리기 힘들지만 잘못된 것이 있으면 한 번 바꿔보려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골프 실력을 향상시켜온 위대한 한인 골프들이 자신의 참가 여부를 선언(declare)라는 습관은 못 바꿀리 없다. 골프에서 성적을 잘 못 declare 하면 실격처리(disqualified) 된다. 참가 여부 declare 안해도 실격처리(disqulified) 시키는 원칙있는 행사 운영 기대해 본다.
대회 성적은 다음과 같다.
그로스 챔피언: 권진영(73)
그로스 러너업: 임성훈(75)
네트 챔피언: 김상중(-7)
싱글 조 1등: 김병기, 2등: 이정환, 3등: 신경섭
A조 1등: 이병훈, 2등: 김주환, 3등: 이영일
B조 1등: 김태경, 2등: 제이서, 3등: 김진홍
시니어 조 1등: 님영극, 2등: 방친식, 3등: 김진상
여성 조 1등: 김옥실, 2등: 박은복, 3등: 김선순
근접상: 한청우, 김은태
장타상: 스티브 강, 윤광식

